주간동아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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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박신양 시청률 전쟁 승리할까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입력2007-06-13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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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쩐의 전쟁’ 박신양 시청률 전쟁 승리할까

    SBS 수목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사채업자 금나라 역을 맡은 박신양.

    “남자는 상처를 남기지만 돈은 이자를 남긴다.” SBS 드라마 ‘쩐의 전쟁’이 화제다. 방송 6회 만에 시청률이 30%를 넘었다. 이 대사는 극중 사채에 허덕이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려 하지만 이마저 실패하는 여주인공 서주희(박진희 분)가 읊조리는 말. 비정하면서 현실적인 이런 대사들에 시청자들은 매료되고 있다.

    우리 시대에 대한 통찰(?)에도 도움이 되는 ‘쩐의 전쟁’의 중심에는 ‘가공할 만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 박신양이 있다. 박신양은 2004년 미니시리즈 ‘파리의 연인’으로 시청률 50%를 넘는 대박 히트를 기록한 주인공.

    이번에 그가 펼치는 이야기는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정글 같은 세상사를 정면으로 다루는 ‘돈’에 관한 것이다. 사채로 괴로워하던 한 기업인의 자살과 그로 인해 평탄했던 삶이 일순간 무너지며 급전직하하는 주인공이 재기를 위해 사채시장으로 뛰어든다는 내용이다. 돈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는 지난해 관객 600만명을 불러모은 영화 ‘타짜’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쩐의 전쟁’이 ‘타짜’가 가지고 있던 여러 흥행 코드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도 내린다.

    현실에서 누구나 겪었음직한 이 이야기의 원작은 만화다. 드라마는 원작을 충실하게 이어받았다. 돈에 울었던 주인공 금나라 역의 박신양은 매순간 살아 꿈틀대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마술’을 부리고 있다.

    액션 디렉터·리허설 배우까지 동행하며 혼신 연기



    배우 박신양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까다로움을 화제로 삼곤 한다. 많은 연예계 인사들은 그를 한국에서 가장 ‘까칠한 배우’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뭔가 자신과 맞지 않는 이야기가 오갈 때면 박신양은 이내 말문을 닫아버리거나 태도가 돌변한다. 분위기가 삽시간에 얼음장처럼 변해도 그는 꿈쩍하지 않는다. 소신을 지키는 배우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 처지에서는 무척 조마조마하다. 기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인터뷰가 진행되면 박신양은 어김없이 기자들을 난감하게 만든다. 이럴 때는 매니저가 나서 ‘통역’해야 한다.

    ‘쩐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그는 촬영 현장에 서너 대의 밴을 동원했다. 그야말로 한 군단의 인원이 그와 함께했다. 전속 코디네이터부터 우리 드라마 환경에서는 낯선 액션 디렉터, 리허설 배우 등도 함께 다닌다. 이들은 식사를 함께 하며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한다.

    박신양이 액션 디렉터를 둔 것은 5년 전. 서울예대 교수로 알려진 액션 디렉터는 촬영 현장에서 박신양과 대본을 맞춰보고 박신양의 역을 대신해 보인다. 박신양의 액션 디렉터지만,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를 위해 상대역에게도 연기지도를 아끼지 않는다.

    촬영장에 박신양과 같은 차림으로 나오는 리허설 배우는 좀더 완벽한 연기를 위해 투입된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리허설 배우 시스템은 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 이런 시스템에 대해 박신양은 “3년치 에너지를 퍼부어야 하는 우리 드라마 촬영 환경에서 필요한 방식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누구는 이런 모습을 보며 ‘재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본촬영에서 그가 얼마나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지 확인하고 나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박신양은 이번에도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에서 갑자기 노숙자가 돼 쓰레기통 음식 찌꺼기를 주워 먹는 거지로 변하는 모습까지 놀라운 투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채의 대부 독고철을 찾아 수제자가 되는 모습이나 돈 떼먹은 조폭에게서 목숨 걸고 돈을 찾아오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현란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볼 수 있다.

    러시아 유학파 출신인 박신양의 연기 인생에는 굴곡도 많았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약속’, 드라마 ‘파리의 연인’ 등이 큰 인기를 얻은 반면 ‘인디안 썸머’ ‘쁘아종’ ‘4인용 식탁’ 등 실패작도 많았다. 나이와 경력에 비해 작품 수는 적은 편.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정말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작품을 골라요. 그것이 제가 작품을 하는 가장 큰 기준이고 그 결과에 대해선 미련도 후회도 없어요. 앞으로는 이치로처럼 하려고 해요. 실패하든 성공하든 많은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배리 본즈처럼 한 방을 의식했거든요.”

    현재 법적으로 허용된 사채 이자율의 최대 허용치는 66%. ‘쩐의 전쟁’ 시청률은 이제 막 30%를 넘어섰다. 박신양의 흡인력 높은 연기가 사채 이자율을 넘는 시청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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