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두통은 전체 두통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흔하다.
전체 두통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원발성 두통은 만성 두통으로 발전해 습관적인 진통제 복용이나 ‘병원 쇼핑’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정밀검사로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만성 두통은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어 수면 장애, 집중력 장애, 업무능력 및 학습 장애 등 악영향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만성 두통은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학에서는 수년 이상 지속된 만성 두통을 신체 불균형에 의해 생긴 체내 찌꺼기가 뇌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한다. 이런 만성 두통은 장기간 방치하면 뇌중풍(뇌졸중) 등 질환의 발병 위험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만성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순환장애를 개선해야 한다. 본원에서 1~10년 이상 두통을 앓아온 환자 73명을 1~3개월간 순환장애 개선 한약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통증지수(VAS)가 평균 67.4% 감소했음을 확인했으며, 최근 이 임상연구 논문을 대한신경정신과학회에 발표했다. VAS 감소는 ‘아주 심한 통증-최악의 통증’에서 참을 수 있는 ‘약한 통증-보통 통증’으로 호전됐음을 의미한다.
치료에 쓰이는 핵심 약제는 황금(黃芩), 홍화(紅花), 산사(山?), 은행(銀杏) 등 순수 한약재다. 이들 약재는 두통의 원인이 되는 열을 내리고, 뇌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담과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황금은 체내의 습기를 말리고 열을 내리며, 홍화는 혈액을 돌려서 어혈을 푼다. 산사는 소화기능을 돕고 어혈을 풀어주며, 은행은 담음을 없애고 폐나 위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한다.
순수 한약재만을 이용한 처방이기 때문에 진통제 복용처럼 몸에 무리를 주거나 내성에 대한 걱정이 없다. 또한 치료방법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양방 치료법과 달리 증상과 병력, 발병기간, 체질에 따라 약제의 종류와 용량을 조절하고 침 치료 등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임상연구의 성과는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만성 두통을 한약요법만으로 치료해 완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검증했다는 데 있다. 특히 스트레스, 과로, 잦은 음주 등으로 급증하는 만성 두통의 예방과 향후 한의학적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제영 풀과나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