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7

..

복지원에 간 산타클로스 파란 눈의 ‘군 아저씨’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PONY

    입력2007-01-02 15:2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복지원에 간 산타클로스 파란 눈의 ‘군 아저씨’
    “물질적으로만 돕기보다 직접 어린이들을 만나 함께하는 시간들이 제겐 힘과 용기를 줍니다. 묘한 중독성이 있죠.”

    글로벌 제약사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하 한국베링거)의 군터 라인케(55) 대표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의 아동복지원 ‘혜심원’ 아이들 45명에게 ‘군 사장 아저씨’로 불린다.

    그가 혜심원을 찾기 시작한 건 올해로 4년째. 2006년 12월22일에도 어김없이 혜심원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미리 신청받았던 ‘받고 싶은 선물’들을 건넸다.

    한국베링거는 2003년부터 연말이면 전 직원이 참여하는 자선 바자회를 열고 있으며 바자물품 경매, 다과류 판매 등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모두 혜심원에 전달된다. 2003년엔 개인용 컴퓨터 20여 대를 기증했고, 혜심원에 화재가 났던 2004년엔 가구를 지원했다. 2005년에도 성금을 기탁했다. 단순히 수익금 전달에만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낡은 가스레인지를 교체해주는 등 어린이들과의 ‘관계 맺기’에 나서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봉사활동은 송년회를 대신한다. 혜심원 아이들은 연말이면 늘 찾아와 자신들과 눈을 맞추고 함께 밥을 먹으면서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주는 파란 눈의 라인케 대표를 은근히 기다린다. 비록 피부색은 다르지만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한 모습의 그가 방문하는 날이면, 서로 그의 손을 잡고 혜심원 여기저기를 보여주려 경쟁을 벌일 정도다.



    “한국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던데, 저도 이제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살다 보니 한국인의 입맛과 문화, 정서를 이해하는 데 결코 뒤지지 않을 것 같아요.”

    독일 태생인 라인케 대표는 1980년 베링거인겔하임에 입사한 후 1997년 한국베링거 부사장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2006년 1월 같은 회사의 대표로 취임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