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쇼핑가. 높은 경제성장에도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은 늘지 않아 내수시장이 침체돼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재무소 징린보(荊林波) 박사는 “국제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 정도일 때 소비는 GDP의 61% 수준인 것이 일반적이다”라면서 “그러나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당시 62%이던 것이 계속 떨어져 지난해엔 52.1%였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3분기(7~9월) 소비의 GDP 점유율은 51.1%로 사상 최저였다. 이에 따라 3분기 투자가 GDP 성장에 공헌한 비율은 49.9%인 데 반해, 소비가 성장에 공헌한 비율은 35.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도 성장에도 내수가 잘 늘지 않는 이유는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중국인들의 습성과 함께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이 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농민과 도시 저소득층은 4년째 10%를 초과하는 전반적인 고속 성장에도 실제 수입이 별로 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주장강(珠江) 삼각주에서도 농민공(농민 출신 근로자)의 월급이 최근 12년간 겨우 68위안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투자는 조절하고 소비는 촉진’하는 데 내년도 경제정책의 역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농민과 도시 저소득층의 수입을 늘리고 유통구조를 개선해 소비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상무부는 농촌에도 상품 유통망과 농산품 도매시장을 늘리고 유통구조를 개선해나가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또 저소득층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 최저임금제를 엄격히 실시하고 농민들의 수입원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택 가격의 폭등과 의료비, 전기 및 수도 가격의 급등이 다른 소비 부진의 주원인이라고 보고 이들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힘쓸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내수를 촉진하려는 데는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라는 미국의 압력이 높아진 점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2006년2000억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007년에도 이를 훨씬 초과할 전망이다. 중국 런민(人民)대 재정금융학원 자오시쥔(趙錫軍) 부원장은 “중국의 내수 부진은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라면서 “최근 경제가 투자와 무역에 의존하는 구조로 가고 있어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