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의원.
지난 2월8일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의원은 원래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무안·신안으로 돌아가 출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한의원과도 이 문제에 관해 조율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강총장의 돌연한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경선자금은 수사하지 않으면서 한의원만 수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명백한 표적수사다. 이 같은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의원이 원래 지역구에서 출마해 지지 여론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호남 표를 지켜야 수도권의 민주당 지지표를 모을 수 있다”는 논리도 나온다. 그러기 위해선 지도부 가운데 누군가가 호남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한의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의 구속영장 집행이 무산된 뒤 치러진, 광주에서 열린 현 정부 규탄집회 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열린우리당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 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현실화할지 모를 한의원의 ‘옥중출마’의 경우에도 고향인 무안·신안을 지키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덧붙여졌다는 것이다.
이런 민주당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한의원측은 “현재로선 어느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측근은 “한의원의 수도권 출마선언도 당 차원의 수도권 대응전략에 따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치적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 검찰의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 다시 당 차원의 대응전략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원의 무안·신안 복귀 여부에 대해서도 한의원측은 “당이 결정하면 따라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지역구 문제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거듭 못박았다.
하지만 한의원의 ‘도로 호남행’ 가능성에 대해 비판여론도 없지 않다. 비록 당 차원에서 검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어쨌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수도권 출마 당선은 어렵다는 판단이 호남 U턴설이 나도는 진짜 이유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때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수도권 출마를 하겠다고 했으나 상황이 어려워지자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치 신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정가의 한 인사는 “한의원이 호남으로 돌아가면 그는 당선될지 모르나 민주당은 영원히 호남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못 벗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