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그러나 생보업계에서는 삼성도 삼성이지만 교보생명의 사정이 더 복잡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고민은 이회장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물론 교보생명 지분 45%를 갖고 있는 신회장의 경우 상장에 따른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현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게 교보생명 안팎의 관측.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영업실적이 좋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그래야 상장이나 외자유치 없이도 지급여력비율(계약자의 보험금 지급 요청에 대비해 보험사 내부에 준비해두는 돈을 책임준비금이라고 하는데, 이를 100% 갖추고 있어야 지급여력비율을 맞췄다고 말한다)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교보는 수익 위주 경영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자산 규모 업계 3위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부친 신용호 창업주의 타계로 부담해야 할 상속세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회장을 비롯해 형제들이 부담해야 할 총 상속세가 309억원 이상이라는 게 대주주 지분 정보 제공업체 에퀴터블의 계산이다. 교보생명 지분 외에 특별한 재산이 없는 신회장으로서는 현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회장에게는 경영권 방어 또한 화급한 문제. 대우인터내셔널이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하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지분 11%의 처분권을 넘겨받은 자산관리공사 역시 대우인터내셔널 지분을 인수한 업체에게 이를 넘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따라서 대우인터내셔널 지분을 인수한 업체는 당장 35%의 지분을 확보한다. 19.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친인척들이 교보생명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교보생명 경영 못지않게 친인척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하는 신회장의 고민은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