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네티즌의 높은 지지를 받은 최병렬 대표(왼쪽)와 남경필 의원.
‘영화 스캔들에서 배용준이 맡은 바람둥이 역에 가장 어울리는 한나라당 의원은?’
‘연예인 이효리에게 10분 만에 넘어갈 것 같은 한나라당 의원은?’
10월12일 한나라당은 이런 별난 질문을 담은 이메일을 한나라당 이메일클럽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그리고 17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는 모두 1214명.
첫번째 질문, 데이트하고 싶은 한나라당 의원 부문에서 1등은 단연 최병렬 대표였다. 최대표가 얻은 표는 161표로 108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한 홍사덕 원내총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3위는 98표를 얻은 김문수 의원이고 홍준표(89표) 남경필(85표) 오세훈(66표)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데이트하고 싶은 여성의원으로는 박근혜 의원이 196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김영선 의원(189표)이 근소한 표 차로 2위를 차지했고 전재희(47표) 김정숙(9표) 임진출(8표) 이연숙(6표) 의원이 뒤를 이었다. 영화 ‘스캔들’에서 배용준이 맡은 역에 어울리는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오세훈 의원이 159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위는 남경필 의원(133표), 3위는 홍총무(127표)였다. 최대표는 59표를 얻어 4위에 오르면서 ‘노익장’을 과시했고, 5위는 박진 의원(48표)이 차지했다. 왕년의 인기스타 강신성일 의원은 정작 영화배우 출신인데도 43표를 얻어 6위에 그쳤다.
이효리에게 10분 만에 넘어갈 것 같은 한나라당 의원 순위에서도 최대표가 192표를 얻어 압도적 표 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이번에도 남경필 의원(96표)이었고 홍사덕(82표) 오세훈(51표) 원희룡(41표) 김홍신(33표) 김문수(27표) 박진(26표)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한나라당의 이메일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의 온라인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오락성 이벤트였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에 이름이 오른 의원들을 보면 네티즌 중심인 젊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기대감도 엿볼 수 있다.
한때 당권을 놓고 겨뤘던 서청원 강재섭 김덕룡 의원 등 낯익은 중진그룹 의원들보다는 최근 들어 당의 핵심세력으로 등장한 홍준표 남경필 오세훈 김문수 원희룡 박진 의원 같은 젊은 정치인에게 은근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
한편 당 일각에서는 모든 설문조사 결과에서 최대표와 홍총무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온 것을 두고 “당 지도부를 띄우기 위한 의도적인 여론몰이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