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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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 누보 마케팅 눈에 띄네!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입력2002-11-28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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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졸레 누보 마케팅 눈에 띄네!

    보졸레 누보 출시일인 11월21일 첫딸을 낳은 김성희씨(가운데)가 보졸레 누보 수입사로부터 와인 선물을 받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누보네 엄마 경사났네.’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햇와인 보졸레 누보가 일제히 출시되던 11월21일 0시. 강남 차병원에서는 첫딸을 낳은 산모 김성희씨 부부가 보졸레 누보 와인 선물을 받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보졸레 누보를 수입하는 주류 수입회사가 와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날 0시에 출산한 산모에게 이 와인과 꽃바구니를 선물하는 행사를 연 것. 시내 고급 호텔에서 와인 애호가들이 ‘보졸레 누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사이 산부인과에서도 똑같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프랑스어로 ‘누보네(nouveaune’) ’라는 말은 ‘신생아’라는 뜻도 있다고. 이 행사를 기획한 수입사 관계자는 “최근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보졸레 누보의 인기에 착안해 국내 와인 인구를 늘리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올해 보졸레 누보의 국내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30~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보잉747 특별기 4편을 띄워 200t의 보졸레 누보를 수입한 것만 보더라도 올해 국내 판매량이 어느 정도 될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한항공 특별기를 통한 수입량은 지난해의 3배나 되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와인의 ‘맛’뿐만이 아니고 ‘멋’도 함께 즐기기 위한 각종 이벤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옥션이 와인 전문수입업체인 이제이와인㈜을 통해 수입한 보졸레 누보의 라벨에는 김종학 김병종 등 국내 유명 화가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원산지와 병입연도 등만이 씌어져 있던 밋밋한 라벨과 비교하면 ‘아트와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본래 ‘보졸레 누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조르주 뒤뵈프는 매년 아름답고 독창적인 와인 라벨을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졸레 누보가 햇와인이며 포도 수확의 풍요를 느낄 수 있는 축제의 기쁨을 함께 선사하는 와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인 샤또 무똥 로칠드를 생산하는 바롱 필립 역시 세자르 샤갈 칸딘스키 피카소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에게 라벨 디자인을 의뢰해 와인 라벨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화가의 그림이 담긴 보졸레 누보 라벨은 이러한 프랑스적 전통의 한국판인 셈이다.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예술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는 것. 서울옥션은 이 아트와인을 서울옥션 청담점에 있는 카페 ‘사(SAh)’를 통해 판매하거나 일부 애호가들로부터 예약 주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명화 와인’을 판매해온 서울옥션 관계자는 “기업체 선물용으로 주문이 꽤 들어오는 데다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퍼져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졸레 누보에 대한 마케팅이 극성을 부릴수록 보졸레 누보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하는 마케팅 아이디어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다는 이야기. 결국 보졸레 누보의 인기가 치솟으면 치솟을수록 와인업체들은 보졸레 누보의 곁다리라도 되고 싶어하는 형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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