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

‘금연 베팅’ 건강 챙기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

  •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4-10-13 13:4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금연 베팅’ 건강 챙기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
    ‘담배 끊고 돈 챙기고.’

    지난 1월 회사원 한정규씨(28·인천 부평구 갈산동)는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다. 늘 작심삼일에 그친 터라 이번만큼은 “반드시 끊겠다”고 각오를 다지던 한씨는 직장 동료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금연도박’ 사이트가 있다는 것. 그는 10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전에 나섰고, 3개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아 60만원을 챙겼다.

    ‘하우스’ 주인은 ‘애트빅닷컴’이란 벤처기업. 이 같은 목표달성 프로그램은 불법이 아니다. 회원들이 소액으로 펀드를 구성, ‘의지’를 시험하는 ‘내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애트빅은 현재 비즈니스모델(BM) 특허출원을 내놓은 상태다. 회원은 펀드에 1만~10만원의 가입비를 낸 뒤 한 가지 목표를 정해 일정기간 도전하고 총 가입비의 80%를 성공한 사람들이 나눠 갖는다. 도전한 사람이 많고 성공한 사람이 적으면 배당금이 많아지는 것이다.

    한씨와 함께 ‘판을 벌인’ 사람들은 모두 50명으로 3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고작 5명에 불과했다. 46명의 참가자는 니코틴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이다. 한씨와 나머지 3명의 비흡연자들은 46명이 낸 ‘판돈’을 나눠 가졌다.

    3만원을 걸고 18만원을 배당받은 박종곤씨(43·인천 남동구 만수동)는 “골초인 아빠를 떠밀어 회원으로 가입시킨 자식들 덕에 담배를 끊게 됐다”며 “꼭 배당금을 타기 위해 금연한 것은 아니지만, 금연 의지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4월부터 시작한 2기 금연클럽이 고액 배당을 목표로 ‘담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벌써 35명이 ‘불심검문’에 걸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금연도우미’들이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갖고 불시에 방문해 흡연 여부를 측정하는데, 측정기에 나타난 수치 앞에선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발뺌할 방법이 없다. 측정 결과 날숨에서 일산화탄소가 3ppm 이상 검출되면 탈락한다.

    한편 금연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안전운전, 시험합격을 목표로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다이어트클럽은 6개월간 본인의 비만도를 목표치만큼 줄이면 되고, 안전운전클럽은 1년간 무사고·무벌점을 기록하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각종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시험 3~6개월 전에 도전신청을 하고 시험에 합격하면 배당금을 받게 된다.



    Notebook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