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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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도 숨막히는 ‘황사경보’

김민석 30대 패기 對 이명박 60대 경륜 격돌 … 불꽃 튀는 ‘폭로전’ 될 가능성

  •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4-10-28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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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도 숨막히는 ‘황사경보’
    ”21세기 서울시정은 ‘60년대식 불도저’가 아닌 젊은 감각을 요구한다.”(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 관계자) “98년 당선된 고건 시장이 처음 한 일은 전문경영인(이필곤 삼성물산 부회장)을 부시장으로 영입한 것이었다.”(한나라당 이명박 전 의원 측근)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로 압축된 이번 선거는 12월 대선 판도를 점칠 전초전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 후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는 당은 심각한 내부 후유증을 겪을 것이란 전망은 한나라당의 내부 보고서나 민주당 당직자들의 말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결국 여야 모두 총력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는 현재 판세는 오차범위 안에서 김민석 후보가 약간 앞서는 박빙의 대결 양상. 김후보는 격차를 벌이기 위해 ‘젊은 패기냐, 경륜이냐’라는 슬로건으로 무장한 ‘세대 경쟁’을 들고 나왔다. 자연히 양상은 ‘30대(38세)의 패기’와 ‘60대(61세) CEO’의 한판 승부라는 성격을 띤다.

    김후보측의 세대교체론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노무현 후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김후보는 노무현 돌풍을 예로 들며 “세대교체와 정치 변화에 대한 열망이 폭발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후보의 출마는 ‘30대 시장’에 대한 당의 계산과 자신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김의원측은 출마 배경에 대해 “두세 군데 주요 대선캠프의 요청”임을 숨기지 않는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대권과 당권, 서울시장을 엮는 ‘역할분담설’등에 대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후보-서울시장-경기지사를 패키지로 묶는 전략을 개발중이다. 경기지사 후보에 진념 경제부총리 등 안정감 있는 후보를 영입하려는 것도 이 같은 패키지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일환이다.

    서울시장도 숨막히는 ‘황사경보’
    그러나 ‘젊은 세대론’에는 역풍이 뒤따른다. “안정감과 경륜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무엇보다 김후보 진영을 곤혹스럽게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전략은 바로 이 같은 ‘약점’에서 출발한다. 김민석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기 직전인 지난 4월 초, 이명박 후보측은 “서울시 25개 구청장의 평균 나이는 63세”라는 ‘묘한’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 없다. ‘38세의 김후보가 노련한 60대 구청장들을 어떻게 통솔할 수 있겠느냐’는 의미다. 이후보의 한 특보는 “김후보 나이를 서울시로 수평 이동시키면 서기관급에 해당한다”면서 “30년 넘게 서울시에 근무한 고위직 인사들이 수두룩한데 과연 김후보가 이들을 원만하게 이끌 수 있을 것인가”라며 김후보의 한계를 파고든다.



    이후보측의 트레이드마크는 CEO(최고경영인)론. 현대그룹에서 쌓은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식견과 풍부한 경륜을 서울시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보측은 지난 2월 고건 시장이 말한 ‘서울시장 자격론’에 의미를 부여한다. 당시 고시장은 “1000만 서울 시민의 생활 행정을 책임질 수 있는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첫번째 자격으로 꼽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한 공화당 블룸버그 시장을 벤치마킹하려는 이후보측의 움직임도 같은 CEO 출신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배가하기 위한 것이다. 블룸버그 시장도 선거전에서 이후보처럼 기업경영이라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이후보측도 고민은 있다. ‘노풍’(盧風)에 밀려 스러지는 이회창 총재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부담이다. “일시적·지역적 현상으로 생각했던 노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서울에서도 세를 얻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진다”(이후보측 관계자)고 말한다. 이후보는 조만간 홍사덕 의원과 회동해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과 오해를 풀고 협력을 요청할 생각이지만 홍의원측 반응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젊은 세대론과 CEO론이 포지티브 전략으로 선거전을 달구는 반면 그 이면에는 네거티브 전략도 준비된다. 양자 모두 ‘핵주먹’을 보유하고 있다고 암시한다. 민주당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이강래 의원(지방선거기획단장)은 “출마 후보의 과거 행적은 모두 검증 대상”이라며 이후보의 막대한 재산 축적 과정과 96년 종로선거 등을 쟁점화할 태세다. 이른바 신화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를 찾아내겠다는 것. 지방선거를 담당하고 있는 민주당 K씨는 “아마도 지루한 난타전이 이어지겠지만 승패는 의외로 KO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회창 총재의 가족문제 등 정치 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인사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않는다. 정치권에는 지방선거에서 터질 또 하나의 ‘이회창 파일’ 내용이 공공연히 나돈다.

    이후보측 역시 할 말이 많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 민주당 쇄신 파동 당시 쇄신파에 반하는 행동을 한 김후보의 석연찮은 행보 등을 명분으로 ‘무늬만 386’인 김후보의 실체를 벗기겠다는 각오다. 특히 민주당 정풍운동의 대상이었던 권노갑 고문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인다. 집권 여당의 실정과 로열 패밀리의 부정부패와 관련한 폭로 등도 맞불카드로 거론된다. 750만9000여명(16대 총선 기준)의 서울 유권자들은 표심을 숨긴 채 두 후보의 명(明)과 암(暗)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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