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럽고 윤기 넘치는 피부와 다부진 근육, 성성한 백발을 빼고는 그 어디를 보나 80대 노인으로는 보이지 않는 박희선 박사(82). 금속공학 연구자로서 서울대학교와 국민대학교 교수를 지내고 퇴직 후에도 왕성한 연구 활동을 계속하는 그의 건강 상태는 고단한 인생 이력만으로는 판단이 불가능하다.
박옹은 웬만한 젊은이들조차 감히 넘보지 못할 ‘초인적’ 건강을 향유하고 있다. 76세 때 히말라야 카라파타(5545m)봉, 77세 때 메라피크(6654m)봉에 잇따라 오르며 세계 고령 등반 기록을 깬 그는 지난 9월16일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까지 정복함으로써 이 산의 최고령 등정자로 기네스북의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웠다. 이번 킬리만자로 등반에도 그랬지만 그는 매번 등정에 앞서 일주일에 한두 번 북한산에 오른 것 외에 등정을 위한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무슨 놀랄 만한 ‘비기’(秘技)라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박옹은 그의 건강법에 ‘비기’ 따위는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지난 30년 동안 매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 30분씩 계속해 온 참선이 그의 건강법의 전부라는 것.
69년 일본 스님 통해 참선 첫 경험
실제 그의 하루 생활을 보면 아침, 저녁 참선하는 것 외에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다. 채소를 많이 먹는다거나 육류를 적게 먹지도 않는다. 김치도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먹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빠뜨리지 않는 것이 바로 참선. 심지어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 등정 중간에도 그는 참선을 거르지 않았다.
“배꼽(단전)으로 숨쉬기 위해 저 나름의 바른 자세를 개발했지요. 맑은 명상 속에서 생성된 뇌파는 정신을 집중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줍니다.”
박옹은 코와 배꼽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작업이 바로 자신이 개발한 ‘생활참선’의 요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참선을 구체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평상시 틈틈이 눈을 감고 배꼽으로 숨을 쉬자는 생각을 계속하라고 권유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배꼽 아래 단전 부분이 숨쉴 때마다 실룩거리기 시작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참선 자세도 자연스럽게 개발된다는 것.
박옹의 참선법 앞에 ‘생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생활공간 내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참선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교수 시절 학교 연구실에 책상을 없애고 앉은뱅이상을 설치한 것도 바로 이 때문. 피곤하고 힘들 때는 언제든지 방석을 깔고 참선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참선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은 참선만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젊음을 찾아줄 수 있다는 철저한 믿음 때문이다. 그의 이런 소신은 지난 69년 일본 도쿄대학교 우주공학연구소 교환교수 시절 한 일본 스님을 만나 참선이란 것을 처음 접하면서 생겨났다. 술과 담배, 그리고 연구생활에 찌든 그는 당시 갓 마흔을 넘은 나이임에도 고혈압(110~180)에다 관절염으로 계단조차 잘 오르내리지 못해 교수 연구실을 1층에 둬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참선을 시작하면서 거짓말처럼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물론, 계단을 마음대로 오르내리고 마이너스를 넘어간 시력도 1.2로 회복됐다. 그 뒤 박옹은 자신만의 참선법을 개발했고, 33년째 참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박옹은 “참선을 특정 종교나 신비주의, 초능력으로 보면 곤란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과학자답게 참선의 건강증진과 두뇌개발 효과를 책으로 발간하는 등 생활참선법의 효과를 이론적으로 입증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활참선은 도대체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떤 것일까. 박옹이 말하는 생활참선은 크게 조신법(調身法, 자세)과 조식법(調息法, 호흡법)으로 나뉜다. 그중 조신법은 평소 앉는 자세를 고치는 수준에서 조금 발전한 것이다. 우선 결가부좌 상태로 앉되, 상체를 약간 숙이고(약 5도)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척추 끝(청량골)과 양쪽 무릎 끝에 체중의 3분의 1씩 무게를 분배하도록 한다.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곧게 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무게 중심과 단전을 일치시키면서 그 중심선을 결가부좌 삼각형(피라미드)의 정중간 점에 두기 위해서다.
박옹은 “결가부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골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요추를 비롯한 척추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며 “질병과 노화의 급소인 골반의 잘못된 위치를 결가부좌 자세를 통해 바르게 함으로써 요통, 내장질환, 어깨 결림, 불면증, 각종 성인질환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가부좌 자세가 하지와 상체의 연결 지점인 골반을 태어난 그대로의 상태로 되돌려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는 게 그의 논리. 몸의 무게중심과 단전을 결가부좌 피라미드의 중간 점과 일치시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몸의 중력을 골고루 분산해 척추에 부담을 줄이고 인체의 중심에서 발산하는 기를 단전에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5분 가량이 지난 후 아랫배 쪽이 따뜻해지고 몸이 가뿐해져 오면 바른 참선 자세를 갖추는 데 근접한 것으로 본다. 박옹은 이때 방석과 쿠션을 적절히 이용하라고 권한다. 그냥 앉아 있으면 체중이 고루 분산되기 힘들므로 엉덩이 밑에 방석을 깔고, 엉치뼈 부분에 쿠션을 끼우면 자연스럽게 상체가 굽혀진다. 그 다음에 허리를 펴면 몸의 무게중심과 단전이 일치하기 쉽다는 것. 단전이 등 쪽으로 약 3cm 떨어졌기 때문에 그가 권하는 대로 하면 일반인도 쉽게 단전을 무게중심에 근접할 수 있다고.
그러나 ‘결가부좌’는 참선의 일부분일 뿐, 박옹이 말하는 생활참선의 진면목은 오히려 호흡법에 있다. 극도의 산소부족 현상을 보이는 고산 지역에서 그가 견딜 수 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
그가 출장식(出長式) 호흡법이라 부르는 조식법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흔히 호흡기관으로 알려진 폐의 비호흡기능, 즉 호르몬 분비기능과 생체의 성장발육기능, 번식 등의 기능을 극도화하기 위해 숨을 짧게 들이마시는 대신 길게 내쉬자는 것이다. 숨을 내뱉을 때 가슴 위쪽으로 올라오는 횡격막은 숨을 오래 내뱉을수록 폐를 더 강하게 자극하고, 그렇게 하면 폐활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폐의 비호흡기능은 그만큼 활성화된다. 따라서 출장식 호흡법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초 이상 가능한 길게 숨을 내뿜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박옹은 “숨을 길게 쉬면 부교감신경계의 흥분으로 긴장상태(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장의 박동수가 떨어지면서 혈압도 떨어진다. 소화액 분비뿐만 아니라 피가 알칼리성으로 변하면서 콜레스트롤치, 유산치, 혈당치 등이 함께 내려간다”고 출장식 호흡법의 장점을 열거했다.
박옹의 생활참선은 호흡법과 결가부좌의 조신법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극도의 효과를 발휘한다. 단전 호흡이 가능해지면서 무의식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참선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이 상태에 이르면 마음이 안정되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높아지는 뇌파 상태, 즉 알파파가 활성화되고 몸은 초인적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두 달 정도면 돋보기를 벗어 던질 수 있고, 2년이 지나면 감기 같은 잔병이 없어집니다.”
박옹은 생활참선에 정진하면 장수 유전자의 조작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질환을 물리치고 영구 장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박옹은 80대 ‘노인’이지만 노화 현상은 의학적으로 10년째 멈춰 있다고 한다.
두 시간여 동안 열정적인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박옹에게선 피곤의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옹을 만나고 나오면서 신선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옹은 웬만한 젊은이들조차 감히 넘보지 못할 ‘초인적’ 건강을 향유하고 있다. 76세 때 히말라야 카라파타(5545m)봉, 77세 때 메라피크(6654m)봉에 잇따라 오르며 세계 고령 등반 기록을 깬 그는 지난 9월16일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까지 정복함으로써 이 산의 최고령 등정자로 기네스북의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웠다. 이번 킬리만자로 등반에도 그랬지만 그는 매번 등정에 앞서 일주일에 한두 번 북한산에 오른 것 외에 등정을 위한 특별한 준비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무슨 놀랄 만한 ‘비기’(秘技)라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박옹은 그의 건강법에 ‘비기’ 따위는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지난 30년 동안 매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 30분씩 계속해 온 참선이 그의 건강법의 전부라는 것.
69년 일본 스님 통해 참선 첫 경험
실제 그의 하루 생활을 보면 아침, 저녁 참선하는 것 외에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는다. 채소를 많이 먹는다거나 육류를 적게 먹지도 않는다. 김치도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먹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빠뜨리지 않는 것이 바로 참선. 심지어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 등정 중간에도 그는 참선을 거르지 않았다.
“배꼽(단전)으로 숨쉬기 위해 저 나름의 바른 자세를 개발했지요. 맑은 명상 속에서 생성된 뇌파는 정신을 집중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줍니다.”
박옹은 코와 배꼽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작업이 바로 자신이 개발한 ‘생활참선’의 요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참선을 구체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평상시 틈틈이 눈을 감고 배꼽으로 숨을 쉬자는 생각을 계속하라고 권유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배꼽 아래 단전 부분이 숨쉴 때마다 실룩거리기 시작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참선 자세도 자연스럽게 개발된다는 것.
박옹의 참선법 앞에 ‘생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생활공간 내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참선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교수 시절 학교 연구실에 책상을 없애고 앉은뱅이상을 설치한 것도 바로 이 때문. 피곤하고 힘들 때는 언제든지 방석을 깔고 참선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참선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은 참선만이 자신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젊음을 찾아줄 수 있다는 철저한 믿음 때문이다. 그의 이런 소신은 지난 69년 일본 도쿄대학교 우주공학연구소 교환교수 시절 한 일본 스님을 만나 참선이란 것을 처음 접하면서 생겨났다. 술과 담배, 그리고 연구생활에 찌든 그는 당시 갓 마흔을 넘은 나이임에도 고혈압(110~180)에다 관절염으로 계단조차 잘 오르내리지 못해 교수 연구실을 1층에 둬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참선을 시작하면서 거짓말처럼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물론, 계단을 마음대로 오르내리고 마이너스를 넘어간 시력도 1.2로 회복됐다. 그 뒤 박옹은 자신만의 참선법을 개발했고, 33년째 참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박옹은 “참선을 특정 종교나 신비주의, 초능력으로 보면 곤란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과학자답게 참선의 건강증진과 두뇌개발 효과를 책으로 발간하는 등 생활참선법의 효과를 이론적으로 입증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활참선은 도대체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떤 것일까. 박옹이 말하는 생활참선은 크게 조신법(調身法, 자세)과 조식법(調息法, 호흡법)으로 나뉜다. 그중 조신법은 평소 앉는 자세를 고치는 수준에서 조금 발전한 것이다. 우선 결가부좌 상태로 앉되, 상체를 약간 숙이고(약 5도)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척추 끝(청량골)과 양쪽 무릎 끝에 체중의 3분의 1씩 무게를 분배하도록 한다.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곧게 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무게 중심과 단전을 일치시키면서 그 중심선을 결가부좌 삼각형(피라미드)의 정중간 점에 두기 위해서다.
박옹은 “결가부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골반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요추를 비롯한 척추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며 “질병과 노화의 급소인 골반의 잘못된 위치를 결가부좌 자세를 통해 바르게 함으로써 요통, 내장질환, 어깨 결림, 불면증, 각종 성인질환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가부좌 자세가 하지와 상체의 연결 지점인 골반을 태어난 그대로의 상태로 되돌려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는 게 그의 논리. 몸의 무게중심과 단전을 결가부좌 피라미드의 중간 점과 일치시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몸의 중력을 골고루 분산해 척추에 부담을 줄이고 인체의 중심에서 발산하는 기를 단전에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5분 가량이 지난 후 아랫배 쪽이 따뜻해지고 몸이 가뿐해져 오면 바른 참선 자세를 갖추는 데 근접한 것으로 본다. 박옹은 이때 방석과 쿠션을 적절히 이용하라고 권한다. 그냥 앉아 있으면 체중이 고루 분산되기 힘들므로 엉덩이 밑에 방석을 깔고, 엉치뼈 부분에 쿠션을 끼우면 자연스럽게 상체가 굽혀진다. 그 다음에 허리를 펴면 몸의 무게중심과 단전이 일치하기 쉽다는 것. 단전이 등 쪽으로 약 3cm 떨어졌기 때문에 그가 권하는 대로 하면 일반인도 쉽게 단전을 무게중심에 근접할 수 있다고.
그러나 ‘결가부좌’는 참선의 일부분일 뿐, 박옹이 말하는 생활참선의 진면목은 오히려 호흡법에 있다. 극도의 산소부족 현상을 보이는 고산 지역에서 그가 견딜 수 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
그가 출장식(出長式) 호흡법이라 부르는 조식법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흔히 호흡기관으로 알려진 폐의 비호흡기능, 즉 호르몬 분비기능과 생체의 성장발육기능, 번식 등의 기능을 극도화하기 위해 숨을 짧게 들이마시는 대신 길게 내쉬자는 것이다. 숨을 내뱉을 때 가슴 위쪽으로 올라오는 횡격막은 숨을 오래 내뱉을수록 폐를 더 강하게 자극하고, 그렇게 하면 폐활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폐의 비호흡기능은 그만큼 활성화된다. 따라서 출장식 호흡법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초 이상 가능한 길게 숨을 내뿜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박옹은 “숨을 길게 쉬면 부교감신경계의 흥분으로 긴장상태(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장의 박동수가 떨어지면서 혈압도 떨어진다. 소화액 분비뿐만 아니라 피가 알칼리성으로 변하면서 콜레스트롤치, 유산치, 혈당치 등이 함께 내려간다”고 출장식 호흡법의 장점을 열거했다.
박옹의 생활참선은 호흡법과 결가부좌의 조신법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극도의 효과를 발휘한다. 단전 호흡이 가능해지면서 무의식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참선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이 상태에 이르면 마음이 안정되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높아지는 뇌파 상태, 즉 알파파가 활성화되고 몸은 초인적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두 달 정도면 돋보기를 벗어 던질 수 있고, 2년이 지나면 감기 같은 잔병이 없어집니다.”
박옹은 생활참선에 정진하면 장수 유전자의 조작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질환을 물리치고 영구 장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박옹은 80대 ‘노인’이지만 노화 현상은 의학적으로 10년째 멈춰 있다고 한다.
두 시간여 동안 열정적인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박옹에게선 피곤의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옹을 만나고 나오면서 신선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