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에게서 햇볕정책은 알파요, 오메가다.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정치인 ‘DJ’를 부정하는 것이다.”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표결이 진행된 9월3일 민주당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햇볕정책이 갖는 각별한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마디로 김대통령의 철학이자 40년 ‘정치’의 상징물이라는 지적이다.
김대통령이 DJP 공조 와해라는 치명상을 입으면서도, 임장관을 감싼 것은 햇볕정책에 대한 집념과 의지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햇볕정책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고집이 오히려 햇볕정책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햇볕정책은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임장관 해임안이 통과된 직후 논평을 통해 “국민의 정부 햇볕정책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으며 한치의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것이다”고 DJP 공조 와해와 관계없이 가던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사견임을 전제로 “박지원 정책수석을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임동원 장관을 대통령 특보로 임명, ‘햇볕팀’을 보강할 수도 있다”며 햇볕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여권의 의지처럼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여소야대 정국은 여권의 이 같은 의지를 공허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나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DJ 정부의 대북정책 문제점에 대해 따지고 들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발을 빼고 관망하던 자민련도 DJP 공조 파기를 시작으로 햇볕정책의 해부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과반수에 못 미치는 여권으로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이중공세에 밀려 대북정책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였다.
한나라 이어 자민련도 대북 포용에 제동걸 듯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임장관 사퇴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보-혁논쟁이 김대통령과 햇볕정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방임 또는 무관심으로 일관한 보수세력 일각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DJP 공조 와해가 빚을 레임덕 현상은 햇볕정책을 향한 김대통령이 벌일 마지막 노력마저도 무력화할 가능성이 한층 농후해졌다. 정치권의 지원 없는 일방독주식 대북정책 추진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을 여권 인사들도 스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대외적 여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햇볕정책의 가시적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여권 인사들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부시 미 대통령의 10월 방한 등으로, 북·중·러 3국간 새로운 ‘동맹관계’는 물론 김정일 답방문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특히 “ DJP 공조 파기까지 해 가며 햇볕정책 사수에 나선 김대통령의 확고한 모습을 북한(김정일)이 외면할 리 있겠느냐”고 김정일 답방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북-미관계 개선이 없이는 남북간에 가시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 말한다. 여권의 분석은 말 그대로 희망과 기대가 섞인 장밋빛 청사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일정 부분 인정한다. 특히 향후 펼쳐질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공세가 햇볕정책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부담스럽다는 표정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수를 앞세워 공격한다면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느냐”는 말로 곤궁한 입장을 설명한다.
다급한 여권은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를 햇볕정책의 새로운 동력으로 들고 나왔다.여권 인사들은 “공조 파기로 인한 국회에서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론으로 정치권을 압박하는 방법 이외의 다른 수가 없다”며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가 외길 수순임을 인정한다. 이는 “비단 햇볕정책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국정운영 전반에 적용하는 ‘신여소야대’ 정국의 ‘만능키’와 같은 것이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선거 때가 아닌 일반 국정운영에서의 여론몰이 정치의 성패 여부는 아직 실험해 본 바 없다.
김대통령은 이번 표결 이전부터 표결 후 정치일정도 일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9월 정기국회 이후엔 지방선거 및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새 판 짜기가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이 높았고, 이참에 흔들린 DJP 공조를 정리하고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에 승부를 걸려 했다는 것. 경우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대형변수가 측면에서 지원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한다. 어떤 경우든 햇볕정책을 지키려는 김대통령의 결심이 돋보인다.
김대통령이 DJP 공조 와해라는 치명상을 입으면서도, 임장관을 감싼 것은 햇볕정책에 대한 집념과 의지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햇볕정책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고집이 오히려 햇볕정책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햇볕정책은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민주당 전용학 대변인은 임장관 해임안이 통과된 직후 논평을 통해 “국민의 정부 햇볕정책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으며 한치의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것이다”고 DJP 공조 와해와 관계없이 가던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사견임을 전제로 “박지원 정책수석을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임동원 장관을 대통령 특보로 임명, ‘햇볕팀’을 보강할 수도 있다”며 햇볕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여권의 의지처럼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당장 여소야대 정국은 여권의 이 같은 의지를 공허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나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DJ 정부의 대북정책 문제점에 대해 따지고 들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발을 빼고 관망하던 자민련도 DJP 공조 파기를 시작으로 햇볕정책의 해부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과반수에 못 미치는 여권으로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이중공세에 밀려 대북정책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였다.
한나라 이어 자민련도 대북 포용에 제동걸 듯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임장관 사퇴를 계기로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보-혁논쟁이 김대통령과 햇볕정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방임 또는 무관심으로 일관한 보수세력 일각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DJP 공조 와해가 빚을 레임덕 현상은 햇볕정책을 향한 김대통령이 벌일 마지막 노력마저도 무력화할 가능성이 한층 농후해졌다. 정치권의 지원 없는 일방독주식 대북정책 추진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을 여권 인사들도 스스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대외적 여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햇볕정책의 가시적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여권 인사들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부시 미 대통령의 10월 방한 등으로, 북·중·러 3국간 새로운 ‘동맹관계’는 물론 김정일 답방문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특히 “ DJP 공조 파기까지 해 가며 햇볕정책 사수에 나선 김대통령의 확고한 모습을 북한(김정일)이 외면할 리 있겠느냐”고 김정일 답방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북-미관계 개선이 없이는 남북간에 가시적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 말한다. 여권의 분석은 말 그대로 희망과 기대가 섞인 장밋빛 청사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일정 부분 인정한다. 특히 향후 펼쳐질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공세가 햇볕정책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부담스럽다는 표정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수를 앞세워 공격한다면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느냐”는 말로 곤궁한 입장을 설명한다.
다급한 여권은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를 햇볕정책의 새로운 동력으로 들고 나왔다.여권 인사들은 “공조 파기로 인한 국회에서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론으로 정치권을 압박하는 방법 이외의 다른 수가 없다”며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가 외길 수순임을 인정한다. 이는 “비단 햇볕정책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국정운영 전반에 적용하는 ‘신여소야대’ 정국의 ‘만능키’와 같은 것이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선거 때가 아닌 일반 국정운영에서의 여론몰이 정치의 성패 여부는 아직 실험해 본 바 없다.
김대통령은 이번 표결 이전부터 표결 후 정치일정도 일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9월 정기국회 이후엔 지방선거 및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새 판 짜기가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이 높았고, 이참에 흔들린 DJP 공조를 정리하고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에 승부를 걸려 했다는 것. 경우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대형변수가 측면에서 지원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한다. 어떤 경우든 햇볕정책을 지키려는 김대통령의 결심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