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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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숨겨진 ‘폭소탄’ 정말 못 말려!

  • < 신을진 기자 > happyend@donga.com

    입력2005-01-20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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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숨겨진 ‘폭소탄’ 정말 못 말려!
    에이젠슈타인의 ‘전함 포테킨’의 계단 신을 패러디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언터처블스’ 같은 영화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패러디 영화는 코미디 영화다. 즉 다른 영화, 대개는 좀더 심각한 영화를 익살스럽게 인용한 영화를 뜻하는 말이 ‘패러디 영화’(parody film)이고, 따라서 패러디 영화의 의도는 진지한 작품의 스타일·관습·모티브를 조롱하는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는 B급 영화이기는 하지만 ‘못 말리는…’시리즈로 패러디 영화 장르가 성립했다.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카사블랑카’ ‘지옥의 묵시록’ ‘람보’ 등 수십 개나 되는 명장면을 패러디해 기상천외한 폭소를 자아냈다. 데이비드 주커 감독은 ‘총알탄 사나이’ 속편에서 ‘사랑과 영혼’의 도자기 빚는 장면을 코믹하고 에로틱하게 패러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뒤 이 장면은 여러 영화뿐 아니라 국내 TV 광고에서도 패러디해 인기를 끌었다. 지구를 구한답시고 괜스레 폼잡는 007류의 스파이 장르를 패러디로 때려눕힌 ‘오스틴 파워’도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최근 신세대 관객들을 겨냥해 제작한 ‘무서운 영화’는 ‘스크림’ ‘매트릭스’ 등 할리우드 화제작을 총동원해 관습에 젖은 영화서술 양식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평을 들었다. 최근에 개봉한 영국영화 ‘브랜단 앤 트루디’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제목을 비틀어 원제를 삼은 뒤, ‘선셋대로’에서 ‘네 멋대로 해라’까지 고전들을 종횡무진 패러디하며 수많은 영화들을 언급해 영화광들을 즐겁게 했다. 칸 영화제 사상 최초로 경쟁부문에 진입한 ‘슈렉’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고급 패러디물. ‘백설공주’ 등 고전동화를 비틀고 ‘매트릭스’의 공중 발차기까지 패러디해 엽기적인 참신함을 선사했다.

    대박을 터뜨린 우리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재미있는 패러디를 만날 수 있다. 황순원의 단편 ‘소나기’를 패러디한 극중 극은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으로 ‘비틀기’와 ‘의외성’이라는 패러디의 매력을 보여준다. ‘넘버3’ ‘간첩 리철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동감’ ‘주유소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 히트작만 패러디한 본격 패러디 영화를 만들겠다는 제작사도 나오고 있으니 우리 영화가에도 패러디 전성시대의 막이 오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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