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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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정말로 가능할까

  • 입력2005-06-13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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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제인간’ 정말로 가능할까
    21세기라는 전환기를 맞는 요즈음 과학계의 최대 이슈는 아무래도 ‘인간복제’인 듯하다. 물론 인터넷과 가상현실로 대표되는 컴퓨터 정보통신 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고, 또 유전자 조작식품 역시 이미 생활 속으로 침투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인간을 복제한다’는 것에 비하면 심각성의 정도가 덜하다. 게다가 인간복제는 이미 기술적으로는 완성된 상태라고 알려져 있다.

    올 겨울 할리우드 최대의 블록버스터로 주목받는 영화 ‘6번째날’은 바로 인간복제를 주제로 한 영화. 아내와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던 전투기 조종사 깁슨(아널드 슈워제네거)은 어느날 밤 자신의 집에 그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깁슨이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이 음모의 중심에 서있는 유전공학 연구소와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시작한다.

    이 영화의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영화의 배경을 현재로부터 먼 미래로 설정했으나,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들어가면서 복제실험이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충격받았다고 밝혔다. 이제 현실은 영화보다도 빠르게 진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인간복제가 가능한 이 시대에 정체성에 불안감을 느끼는 현대인의 정서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그런데 ‘복제인간’이라고 하면 흔히들 같은 틀에서 찍어낸 붕어빵처럼 똑같이 생긴 사람을 연상하는 것 같다. 이건 SF영화에서 복제인간의 탄생을 비과학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생겨난 잘못된 선입견이다. ‘6번째날’에서도 복제인간을 마치 즉석에서 탄생시킬 수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것이 불가능하다.

    ‘복제인간’ 정말로 가능할까
    과학적으로는 복제인간도 보통 인간과 마찬가지로 갓난아기로 태어난다. 따라서 이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려면 그만큼의 성장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듯이 주인공과 똑같은 모습으로 동시에 존재하려면 처음부터 같은 시간에 태어났어야 한다.



    결국 SF영화에서 묘사되듯이 원형과 똑같은 복제인간이 동시에 돌아다닌다는 설정은 아직까지는 상상의 유희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의 또 다른 문제점은 외모뿐만 아니라 기억까지도 똑같이 복제한다는 설정. 인간 두뇌의 사고와 기억 활동은 현대 과학도 그 신비를 완전히 밝히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6번째날’에서 컴퓨터 파일들을 디스크에 저장해 두었다가 다른 컴퓨터에 복사하는 것처럼 인간의 두뇌를 복제한다는 묘사는 거의 난센스에 가깝다.

    ‘6번째날’에서도 부분적으로 언급되지만, 복제인간의 탄생이 기정사실이라고 전제했을 때, 정작 우려되는 것은 복제인간의 ‘인권’ 문제다. 생물의 복제는 골동품 복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생명은 무생물과는 달리 혼이 깃들어 있는 존재다. 생명의 존엄성, 인간의 존엄성이란 육체가 태어난 과정으로 차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요즘 몇몇 의료자본들이 복제인간에 대해서 ‘환자들을 위한 대체 장기의 공급원’ 운운하는 얘기는 위험천만한 반인륜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과학의 발달이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작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은 과학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오로지 이윤추구만을 일삼는 천민자본주의의 이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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