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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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장남 허진수 사장 승진, ‘3세 경영’ 본격 개막

차남 허희수도 3년 만에 복귀, 형제 경영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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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2-01-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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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왼쪽).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사진 제공 SPC그룹]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왼쪽).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사진 제공 SPC그룹]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이 지난 연말 인사에서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했다. 1월 1일부로 단행된 글로벌 사업부서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SPC그룹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 회장은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허진수 사장은 2005년, 차남인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두 사람은 2014년 나란히 전무로 승진하고, 2015년에는 함께 SPC삼립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형제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허 사장은 글로벌 사업 분야, 허 부사장은 국내 신사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2018년 허 부사장이 경영에서 배제되며 형제 경영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허 사장 1인 체제로 후계 구도가 정리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허 부사장이 복귀하면서 ‘형제 경영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SPC그룹은 재벌가에 흔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지 않아 후계 구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두 형제가 보유한 그룹 내 지분 역시 비슷하다. 자연스레 형제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글로벌사업 총괄하는 허진수 사장

    SPC그룹 지주사 파리크라상의 지분은 허 회장이 63.5%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허 사장은 20.2%, 허 부사장은 12.7%를 갖고 있다. 상장 계열사인 SPC삼립의 지분은 허 회장이 4.6%, 허 사장이 16.3%, 허 부사장이 11.9%를 보유 중이다.

    허 회장은 1월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신년식에서 △품질 초격차 △기업문화 혁신 △프랜차이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3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글로벌사업과 관련해 ‘글로벌 R&D(연구개발) 허브 체계’ 구축과 7개국(중국,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해외 사업의 운영 효율 극대화를 주문했다.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허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대목이다.



    허진수 사장은 그동안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PC 관계자에 따르면 “허 사장이 앞으로 맡게 될 주 업무 역시 그간 맡아왔던 글로벌 관련 사업”이라며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허 사장은 1977년생으로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한 뒤 2011년 그룹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 2012년 이노베이션랩 총괄임원, 2014년 파리크라상 전무(SG BU장 겸 글로벌 BU장), 2015년 파리크라상 부사장을 역임했다.

    SPC그룹은 2004년 중국에 진출해 해외 사업을 전개한 이후 2005년 미국, 2012년 베트남·싱가포르, 2014년 프랑스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기준 해외에서 운영 중인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439개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10년 가맹 사업을 시작해 매장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100호 점 개장까지 9년, 다시 200호 점까지는 6년이 걸렸다. 300호 점 개장에는 1년 조금 넘게 소요됐다.

    SPC그룹은 2019년 3월 총 4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SPC톈진공장’을 준공했다. 파리바게뜨 중국 내 가맹 사업이 가속화하면서 생산시설 확충과 품질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장이었는데 허 사장이 이를 진두지휘한 것이다. 기존 베이징 공장을 이전·확장한 톈진 공장(2만800㎡)은 SPC그룹이 보유한 해외 생산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빵과 케이크, 가공채소, 소스류 등 400여 개 품목을 생산한다.

    허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2020년 4월 싱가포르 주얼창이(Jewel Changi) 입점을 이끌어냈고,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전략을 통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도 잇따라 파리바게뜨를 진출시켰다. 두 나라는 현재 예상보다 2~3배 높은 매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지난해에는 미국 유력 매체가 선정한 ‘프랜차이즈 기업 톱 400’에서 38위를 기록했다. 앞으로 캐나다, 영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신사업 진두지휘하는 허희수 부사장

    허희수 부사장의 전담 영역은 디지털 마케팅과 신사업을 통한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이다. 1978년생으로 홍익대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7년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했다. 2011년 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2012년 그룹 디자인센터장, 2014년 비알코리아 총괄임원(전무), 2016년 그룹 미래전략2실장(부사장)과 SPC클라우드(현 섹타나인) 총괄임원, 2017년 SPC삼립 영업마케팅 총괄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SPC그룹의 토털 마케팅 솔루션 전문 회사 섹타나인의 신규 사업부 책임임원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2018년 경영에서 배제되기 전까지 허 부사장은 SPC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분야를 총괄하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 업무를 주로 맡았다. 업계 최초로 해피포인트 카드를 개방형 마일리지 포인트 카드로 전환하는 리뉴얼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또한 빅데이터·인공지능·IT(정보기술) 등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회사 SPC클라우드를 총괄했다. 2014년에는 해피포인트 앱(애플리케이션)을 론칭했고, 모바일 상품권 ‘해피콘’, 배달픽업서비스 ‘해피오더’ 등을 선보였다.

    특히 허 부사장은 신사업 부문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미국 캘리포니아 명물 브랜드 ‘에그슬럿’ 도입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또한 SPC삼립이 유명 글로벌 기업과 사업을 제휴하는 데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삼립은 2020년 미국 푸드테크기업 ‘잇저스트’, 2021년 친환경 요구르트로 알려진 ‘초바니’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허 부사장이 이끄는 섹타나인은 온라인시장에서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섹타나인이 보유한 해피포인트 회원 수는 업계 최고 수준인 2200만 명이며, 모바일 앱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는 또한 복귀 직후 디지털 커머스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그동안 있었던 공백을 메워나가고 있다. 복귀 엿새 만에 선보인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Happy Butler)’가 대표적이다. 도심 물류 거점을 활용해 15분~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가공식품과 생활 잡화 등 일반 제품 외에 파리크라상과 배스킨라빈스 같은 SPC브랜드 상품도 주문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배스킨라빈스 공식 맵 ‘배라 팩토리’를 론칭했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가상현실을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차세대 모델이다. 배스킨라빈스 무인매장 ‘플로우(Flow)’도 위례 1호 점에 이어 도곡 2호 점이 문을 열었다. 허 부사장은 3년 만에 복귀한 만큼 그룹 내 입지 다지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그가 전공 분야인 디지털 마케팅과 신사업에서 다양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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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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