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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신춘공연

봄이 오는 길목 … 화창한 몸짓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봄이 오는 길목 … 화창한 몸짓

봄이 오는 길목 … 화창한 몸짓

지난 가을 코믹발레극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끈 ‘고집쟁이 딸’의 한 장면. 정통 발레와 달리 연극성을 곁들여 즐겁게 발레에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봄날의 발레를 좋아하시나요?”

따스한 생명의 기운을 공연장에서 음미하는 데 발레만한 장르가 또 있을까. 무용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화려한 의상, 그리고 봄날의 새싹 같은 활기찬 도약이 눈에 선한 발레 팬들에게 지난 겨울은 너무나 지루했다.

발레 애호가라면 각 발레단의 신춘공연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다. 겨우내 훈련에 몰입했던 배우와 안무가들의 노력을 검증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올봄을 수놓을 두 작품은 국립발레단의 ‘고집쟁이 딸’과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라 바야데르’. 두 공연은 국내 직업 발레단의 영원한 맞수인 두 발레단의 특징과 경향을 고스란히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롭다. ‘고집쟁이 딸’은 국립발레단이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해설이 있는 발레 시리즈(이하 해설발레)’ 중 하나며, ‘라 바야데르’는 유니버설발레단 창립 20주년과 세종문화회관 재개관을 기념해 공연하는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대작이다. 두 작품은 국내 초연이 몇 년 되지 않은 최신 레퍼토리. 참신성과 흥행성을 고려해 두 발레단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작품을 들고 나온 셈인데, 이를 어떻게 새롭게 포장했는지도 관심거리다.

국립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고집쟁이 딸’



봄이 오는 길목 … 화창한 몸짓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국내 최정상급 무용수들을 총출동시켰다.

김긍수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대한민국 발레의 성장을 국제무대에서 검증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여름 ‘백조의 호수’를 들고 미국으로 진출할 예정인 국립발레단은 그간 ‘국립’이라는 꼬리표에 미치지 못하는 영세한 지원에도 비약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 발레 팬들의 성원을 바탕으로 발레 대중화, 창작 레퍼토리 개발, 세계 진출이란 목표를 끊임없이 이룩해온 것.

최근 5년간 계속돼온 ‘해설발레’는 발레 팬을 늘리기 위한 국립발레단의 팬 서비스 일환이다. 막간에 전문가들이 등장해 안무의 의미, 그리고 스토리에 대한 세세한 보충설명을 곁들이기 때문에 ‘춤’이라는 강한 상징언어에 낯선 초심자들이 꼭 섭렵해야 할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고전-근대-현대에 이르는 천재 안무가를 집중 조명할 올 해설발레 중 처음 무대에 올린 작품이 ‘고집쟁이 딸’. 3월2, 3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선보인 이 작품은 지난해 가을 필립 알롱소 버전으로 국내 최초 전막 공연을 통해 젊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해설발레를 위해 탄탄한 대본작가 시스템과 성균관대 명예교수이면서 무용평론가인 이상일 교수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해설발레의 장점은 몸짓과 음악의 연속체인 발레에서 스토리텔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것.

‘고집쟁이 딸’은 원래 여타 고전발레와 달리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작품이기에 그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연출이 참신했다. 극중 시몬느 같은 남장 여자를 보여주는 슬라이드 사진을 비롯해 주인공인 리즈와 콜라스 커플과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와 지그프리드 커플을 불러내 마임과 춤 동작을 비교하는 코너는 신선했다. 주인공인 리즈 역에 국내 최정상급 무용수인 김주원과 홍정민의 열연도 돋보였다.

봄이 오는 길목 … 화창한 몸짓

청순한 비극의 여주인공 니키아 역을 맡은 발레 스타 강예나.

해설발레의 장점은 입장료가 2만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만 5세 이상 입장가라는 교육적 의도는 공연에 집중하는 데 적잖은 방해로 작용하기도 했다.

유니버설발레단 20주년 기념 대작 ‘라 바야데르’

한국 최초의 민간 직업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3월8~10일 새롭게 단장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선보이는 발레대작 ‘라 바야데르’는 거대한 규모와 난해함으로 인해 선진국 발레단에서도 소화하기 힘든 작품으로 손꼽혀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1999년 국내 초연 당시 무용수만 150여명, 제작비 8억원이라는 물량 공세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 특히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예술감독)의 안무와 파리 오페라발레단의 무대디자인을 맡았던 마리아나 젠첸코의 무대 및 의상디자인이 더해져 객석을 압도한다.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인도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라, 왕국의 공주 감자티의 삼각관계를 극적인 드라마로 펼쳐진다. 동양적 분위기를 풍기는 발레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지만, 그럼에도 고전발레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환상적이며 아기자기한 군무의 아름다움이란 발레의 시각적 미학에 오페라의 감동을 더한 이 작품은, 발레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주간동아 425호 (p82~83)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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