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3

2021.08.20

만약 ‘식빵 언니’ 키가 30㎝ 작았다면

[책 읽기 만보]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1-08-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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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가미 담겨 있다.

    아직 끝이 아니다
    김연경 지음/ 가연/ 280쪽/ 1만4800원

    2020 도쿄올림픽에서 큰 감동을 안겨준 ‘배구 여제’ 김연경은 ‘식빵 언니’ ‘갓연경’ ‘연경신’ 같은 별명으로 불린다. 경기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한편,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헐렁한 매력으로 팬들을 두루 사로잡은 덕이다. 그가 쓴 자서전 개정판이 올림픽 폐막 이후 베스트셀러 순위 ‘역주행’을 하고 있다. 부제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세상을 향한 강스파이크’.

    한국 여자 배구 사상 최고의 왼쪽 공격수 김연경은 8월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으며 맹활약했다. 김연경은 2005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이후 16년 동안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2 런던올림픽 4강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이 국가대표로서는 마지막 올림픽이었기에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그런 김연경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이다. 김연경의 꾸러기 같은 어린 시절 사진과 현역 활동 사진이 가득 담겼다. 그렇다고 여느 아이돌 화보처럼 사진으로만 채우고 글이 부실하지는 않다. 지금은 일본과 터키, 중국 등에서 활약하는 ‘월드 클래스’로 노는 물이 다른 선수이지만, 한때는 키가 크지 않아 축구선수로 전향을 심각하게 고려했을 만큼 고민 많은 유년 시절을 보냈다는데 그 시절 이야기도 담겨 있다. 다행히(?) 고등학생 때 30㎝가량 키가 커 ‘작은 키 콤플렉스’와 이별할 수 있었다는 등 인간적 매력이 엿보이는 에피소드들도 있다.

    김연경의 좌우명은 ‘초심을 잃지 말자’다. 이 책을 쓰면서 유년 시절부터 20대 시절까지 되돌아보고 ‘초심’을 찾았다고 한다. 경기는 끝났지만 ‘식빵 언니’ 돌풍은 이어진다. 방송·광고계를 넘어 서점가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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