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24

2020.01.23

인천

전국 승리위한 핵심 거점 지역

  • 박희제 동아일보 기자

    min07@donga.com

    입력2020-01-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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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각지에서 골고루 모여 든 사람들이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인천은 역대 선거에서 풍향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지역 13명 국회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7명, 자유한국당 6명으로 분할된 현 구도가 4·15 총선에서 깨질 경우 정치지형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엔 토박이가 적은 대신 충청, 호남, 영남 출신 유권자들의 입김이 강한 편이어서 정국을 주도할 초대형 정치이슈가 터지지 않은 한 특정 정당이 독식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절반 씩 나눠가졌고, 20대 총선 때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쇄 들고 나르샤’로 불리는 옥쇄파동 여파로 공천 탈락한 안상수(중·동·옹진·강화), 윤상현(남구을)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복당해 여야가 7대 6으로 균형을 맞췄다. 

    21대 총선에서는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 유정복 전 시장(이상 자유한국당)과 송영길(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대표를 지낸 이정미 의원이 출전하기로 해 거물급 정치인들이 인천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계양을에서 5선을 노리고 있는 송 의원의 연수을 출마를 가정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중진 험지 출마’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당내에선 “선거구도에 따라 적정 인물을 배치하려는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지만 송 의원 측은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선 안상수 의원이 강화도에서의 ‘콘크리트’ 지지기반을 토대로 4선 도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고령의 나이 등으로 공천이 불투명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유정복 전 시장은 동구 출신이지만 시장 낙선 이후 1년 가량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나서 이사 온 남동갑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출마지역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미추홀갑, 연수갑, 중·동·옹진·강화 등지에서의 전략 공천설이 심심찮게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 정가에서는 최근 3자 대결로 치러진 인천시체육회장 선거 결과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유 전 시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강인덕 전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 송 의원의 최측근인 이규생 전 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과의 박빙 대결 끝에 6표 차로 당선된 것. 그는 당선 직후 첫 일성으로 “4·15 총선의 예비선거로 볼 수 있는 체육회 선거에서 보수가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선 “총선과 성격이 너무 다른 쳬육계 선거 결과에 대해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인천의 총선 기류를 주도할 선거구에서 당내 경합과 본선 승리를 위해 총력 질주하는 예비 출마자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연수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황우여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지낸 지역구로 20대 총선 때부터 연수구에서 분할됐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고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어 송도국제도시~서울역 간 30분 이내에 주파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신설 등 현안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57)이 공약 1호였던 GTX-B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치적으로 내세우며 재선을 향해 뛰고 있다. 당내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해 정의당 대표를 맡았던 이정미 의원(54)이 일찌감치 민 의원 저격수로 나섰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24년간 연수을에서 계속된 자유한국당의 1당 독점을 끝내고 인천 최초의 제3당 진보정당 의원이자 지역구 여성의원이 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에선 치열한 공천 경합이 펼쳐지고 있다. 정일영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63)과 개혁 성향의 박소영 변호사(45)가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다. 20대 때 민 의원에게 패배한 윤종기 전 인천경찰청장(61)과 인천 제물포고 출신으로 19대 때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홍종학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61)의 출마설도 나온다.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한 한광원 전 의원(63)도 후보로 나설 예정이다. 한 전 의원은 20대 때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합의를 파기하고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지역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의당 이 의원의 득표율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의 고심이 큰 지역구다.

    미추홀을

    4선 도전에 나선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58)외 민주당 3명, 국가혁명배당금당 3명, 무소속 1명 등 총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남구을에서 옛 인천 지명을 딴 미추홀을로 선거구 명칭이 바뀌었는데, 윤 의원의 아성으로 불리는 지역구다. 그는 17대에 낙선한 뒤 18대부터 연속으로 3선을 기록할 정도로 기반을 잘 닦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인천시장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친박근혜계 핵심인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민주당에선 박우섭 전 남구청장(65)과 남영희 청와대 전 행정관(49), 박규홍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63) 등 3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박 전 구청장은 1970, 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1990년부터 정당인으로 활동하면서 국회의장 비서실장, 3선 남구청장을 지냈다. 남 전 행정관은 여객기 여승무원 출신이란 독특한 경력으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33번을 배정받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남구을 지역위원장을 맡는 등 꾸준히 정당 활동을 해왔다. 

    정의당에선 정수영 전 인천시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선 19, 20대에 출마했던 안귀옥 변호사가 각각 도전을 준비 중이다.

    중·동·옹진·강화

    인천 앞바다 120개 섬을 포함, 인천 전체 면적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광활한 선거구여서 텃밭 일구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대북 접경지역 섬에 사는 유권자들의 기류가 심상치 않아 민주당에선 가장 녹록치 않은 지역구로 분류하고 있다. 인구수 상한선 보다 6000여 명이 많아 4개 행정구역 중 한 곳을 다른 선거구에 편입시켜야 할 상황이다. 

    인천시장 재선 출신의 안상수 의원(74)은 20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나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소 이사장(50)과의 각축 끝에 강화도에서 나온 몰표 덕분으로 신승을 거둔 바 있다. 그는 “인천 발전을 위해 경륜 높은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며 ‘중진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안 의원과 공천 경합을 다시 벌어야 하는 배 이사장은 낙선 이후 4년 내내 지역구를 누비며 재기를 노려왔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행정관과 국회 부대변인, 인천항만물류협회장을 지냈다. 강화도가 고향인 박상은 전 의원(71)도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총선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20대 때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던 동구청장 출신의 조택상 지역위원장(61)이 당적을 바꿔 조직기반을 꾸준히 다져왔다. 30년간 현대제철 노동자로 일하며 노조위원장까지 지낸 저력을 앞세워 텃밭을 탄탄히 일궈왔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의당에서는 안재형 전 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의료원지부장(52)이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섬에 거주하면서 옹진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탤런트 박상원 씨(61)의 출마가 한 때 거론됐으나 별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원〉
    이광재 전 지사 출마 선거구가 최대 격전지
    평창과 원주, 춘천 출마 가능성 … 수성 노리는 한국당에 민주당 거센 반격

    이인모 동아일보 기자 imlee@donga.com

    강원도 총선판은 수성을 노리는 자유한국당과 거센 반격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의 한판 승부로 요약된다. 지역구 8석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6석, 더불어민주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한 황영철 전 의원의 지역구인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는 공석이다. 

    현재 강원도의 정치 지형은 4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 그동안 참패를 거듭하던 민주당이 정권 교체 이후 실시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약진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진보의 거센 바람을 타고 도지사를 비롯해 18개 시군 가운데 11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2가지 변수가 있다. 하나는 선거구 획정에 따른 선거구 재편 가능성. 공직선거법대로 인구수에 따른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적용하면 통폐합 가능성이 있는 속초-고성-양양 선거구는 그대로 유지되고 춘천은 분구 가능성이 있다. 춘천이 분구되면 출마를 저울질하던 인사들이 앞다퉈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다른 변수는 최근 사면 복권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55)의 출마 여부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전 지사의 출마를 당연시하고 있지만 어디로 출마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강원도에서 출마한다면 고향 평창이 포함된 횡성-태백-영월-평창-정선과 중고교를 다닌 원주가 후보지로 꼽힌다. 그러나 강원 정치 1번지인 춘천 출마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지사가 강원도로 출마한다면 여야 모두 총선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춘천은 앞서 언급한 변수를 제외하면 한국당 김진태 의원(55)과 민주당 허영 도당위원장(50)의 재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4년 전에는 김 의원이 4.4%p 차이로 승리했다. 일명 ‘태극기 부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잡은 김 의원은 전통적인 보수층의 지지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도전하는 허 위원장은 2018년 현역 의원을 꺾고 도당위원장에 선출됐고 이번에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춘천 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출마설이 흘러나왔지만 홍 부총리는 최근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육동한 강원연구원장이 원장직을 사퇴하고 출사표를 던져 허 위원장과 예선전을 치른다. 엄재철 정의당 춘천시위원장(53)도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거대 선거구인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에서는 3선을 노리는 한국당 염동열 의원(58)이 지명도 있는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58)과 장승호 한국도시발전연구소 대표(50)가, 한국당에서는 김연식 전 태백시장(52)과 박선규 전 영월군수(63)가 염 의원의 아성에 도전한다. 

    무주공산인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도 관심의 지역구다. 민주당 조일현(64), 한국당 한기호 씨(67) 등 전직 의원 2명이 나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각축장이 됐다. 조 전 의원은 홍천, 한 전 의원은 철원이 고향으로 나머지 지역에서 얼마나 선전할 지가 관건이다. 여기에다 민주당에서는 양구 출신의 정만호 강원도 경제부지사(61)가 13일 사퇴하고 출마 채비에 나섰다. 또 김준영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54), 전성 변호사(61)가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당에서는 정병철 전 국회의원 보좌관(56)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제주〉
    민주당 ‘20년 장기집권’ 완성?
    최대 쟁점은 ‘제2공항’ 건설 + 신항만 개발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1대 총선을 앞둔 제주지역은 정치 신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연초부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 진영에서 새 인물이 많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기성 정치인에 대해 제주지역 유권자들이 식상하다고 느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기초로 선거 판에 대거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열린우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지는 ‘20년 장기집권’ 성사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3개 지역구를 싹쓸이 한 후 20대까지 16년 동안 단 한 곳도 내주지 않았다. 지역 이슈로는 서귀포시 성산읍에 건립예정인 ‘제2공항’이 쟁점이 될 전망이고 신항만 개발도 논란거리이다. 환경보전을 비롯해 침체에 빠진 부동산경기, 건설사업을 회복시키는 방안 등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제주시갑

    제주시갑 선거구는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1월12일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5선 도전을 접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신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등이 주자로 나섰고, 18대 대통령선거 문재인 캠프 홍보자문을 맡았던 문윤택 제주국제대교수도 뒤늦게 선거전에 가세했다. 송재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의 전략공천 이야기도 나오는 등 당내 상황이 요동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구자헌 제주시갑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길거리 홍보에 나섰으며 고경실 전 제주시장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장성철 제주도당위원장이 정치권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고병수 제주도당위원장이 천막 선거캠프를 마련했다. 무소속으로는 김영진 전 제주도관광협회장, 김용철 공인회계사, 양길현 제주대교수, 임효준 전 제주매일 부국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다.

    제주시을

    제주시을 선거구는 민주당에서 오영훈 의원이 14일 제주시 신성여중 체육관에서 의정보고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재선 도전의지를 밝힌 가운데 당내 경쟁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우남 전 국회의원의 행보에 따라 당내 경쟁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김희현 제주도의회 의원이 판세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부승찬 전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이 예비후보로 등장했다. 

    자유한국당은 부상일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복당하면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2008년부터 선거에 나섰지만 번번이 낙선했으며 이번이 3전4기이다. 전성태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강승연 씨가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한나라당에서는 차주홍 전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서귀포시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에서 위성곤 의원의 재선 도전이 확실한 가운데 당내 입지가 강해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삼일 서귀포시당협위원장, 허용진 변호사, 임형문 전 제주도연합청년회장 등이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총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강경필 변호사가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최근 보수단일화를 제안하면서 성사여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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