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팩트풀니스(Factfulness) 外

  • 입력2019-03-12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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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
    한스 로슬링 외 2인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474쪽/ 1만9800원 


    지난해 빌 게이츠가 미국 대학 졸업생들 전부에게 e북으로 선물해 화제가 된 책. 당시 e북 가격이 13.99달러였고 대학 졸업생이 360만 명가량이었으니 5400만 달러(약 609억 원)어치를 쓴 것. 2017년 2월 별세한 스웨덴 의사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은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인간의 10가지 비합리적 본능을 짚으며 그에 반하는 통계적 진실을 들려준다. 세계인구 중 절반 이상이 가난한 나라에 살 것이란 ‘느낌’과 달리 9%만 그렇다. 2016년 세계 신생아 420만 명(3%)이 돌이 되기 전 죽었다. 하지만 1950년 신생아 사망률은 15%로 1440만 명이 죽었다. 1970년대와 비교하면 오존층 파괴는 100분의 1, 재해사망률은 10분의 1로 줄었다. 희망의 복음서라 할 만하다.

    소설 출판 24시
    김화영 외 7인 지음/ 새움/ 312쪽/ 1만2000원 


    ‘출판시장이 어렵다’는 말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처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당연한 말이 돼버렸다. 그런데도 매주, 매달 새 책이 쏟아져 나온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여전히 희망을 품고 책을 만드는 걸까. 이 책은 출판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며 실제 출판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한 회씩 ‘이어쓰기’를 한 소설이다. 사장이 성질내고, 거래처가 속을 뒤집고, 어쨌거나 금요일이 반가운 것은 다 똑같은 직장인의 서사시. 다만 책 만드는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는 ‘한 사람의 마음에 무언가를 남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을 버티기 때문이 아닐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비즈니스북스/ 360쪽/ 1만6000원 


    매년 새해가 되면 과거와 다른 내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다이어트, 영어공부, 운동 등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결심은 한 달이 채 지나기 전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다시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주위에는 무엇이든 한번 결심하면 꼭 이뤄내는 사람도 적잖다. 그들은 어떻게 결심을 현실로 만들어냈을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아주 사소한 습관을 자신을 변화시킬 무기로 만드는 네 가지 행동 변화의 법칙을 제시한다. 그것은 분명하고, 매력적이며, 쉽고, 만족스러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오목눈이의 사랑
    이순원 지음/ 해냄/ 183쪽/ 1만4800원
     

    오목눈이가 주인공인 우화. 오목눈이라는 명칭만 들으면 어떤 새인지 아리송하다. 하지만 뻐꾸기에게 매번 속는 새라고 소개하면 친숙한 느낌이 든다. 뱁새라는 별명까지 듣고 나면 머릿속에 대충 새의 모습이 그려진다. 소설 속 주인공인 오목눈이 ‘육분’이도 뻐꾸기에게 속았다. 자신이 배 아파 낳은 새끼는 전부 죽이고 뻐꾸기를 키운 것. 육분이 자신의 새끼라고 착각하고 키운 뻐꾸기를 찾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잘 알려진 금언을 새의 짧은 삶을 통해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등장하는 다양한 새들의 생태를 엿보는 것도 이 책의 매력.

    브랜드 ; 짓다
    민은정 지음/ 리더스북/ 280쪽/ 1만6000원 


    커피 브랜드 ‘티오피’는 무슨 뜻일까. 최고의 커피? 물론 그 뜻도 있지만 세 번째 이유쯤 된다. 민은정 브랜드 버벌리스트는 음성학적 기준에 따라 음소를 재구성해 커피의 강한 첫맛은 ‘티’, 부드러운 맛은 ‘오’, 여운이 남는 향은 ‘피’ 이렇게 세 음절을 조합해 만들었다. 25년째 브랜드 이름, 슬로건, 스토리 등 모든 언어적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저자는 그동안 네이밍한 브랜드 사례들을 책으로 엮었다. ‘오피러스’ ‘홈앤쇼핑’ ‘자연은’ 등 이름만 들어도 이미지가 연상되는 브랜드들의 탄생 스토리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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