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위치한 한민고에서 이국노 한국예도문화장학 체육재단 이사장이 1학년 신입생 371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2014년 개교한 한민고는 직업군인 자녀들에게 좀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의 주도로 설립됐다. 한민고는 나라를 지키는 직업군인 자녀들의 교육 요람인 만큼 건학이념과 교훈도 남다르다. ‘올바른 국가관과 인성을 가진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한민고의 건학이념이고, 교훈은 ‘나라를 사랑하고 함께 나누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민인’이다. ‘한민’이라는 학교 이름은 대한민국 네 글자에서 가운데 두 글자를 따왔다. 즉 한민고라는 이름에는 장차 대한민국을 지키고 이끌어갈 인재를 길러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검도의 本 공개연무
‘수양’ 북 콘서트 식전 행사로 검도 7단 장오규 사범과 검도 6단 유지희 사범의 ‘검도의 본(本)’ 공개연무가 진행됐다(왼쪽). ‘수양’ 북 콘서트 사회를 맡은 성진우, 정아윤 학생이 이국노 이사장의 특강 이후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10분에 걸쳐 진행된 검도의 본 공개연무 이후 이 이사장의 특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이사장은 약 90분 동안 자신의 치열했던 삶과 그 삶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했다. 특강은 수양-입지-용기-역경과 순경-극기-명예-도 등 책 ‘수양’의 목차에 따라 진행됐다.
이 이사장은 “큰 뜻을 품고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좋은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한민고 학생들이 ‘극기’와 ‘수양’을 통해 장차 나라에 크게 쓰일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를 거론하면서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대부분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모여 이뤄진다”며 “위대한 인생도 따지고 보면 평범한 작은 습관 하나하나가 모여 이뤄지는 것인 만큼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 이사장은 “세상의 일은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다”며 40년 넘게 기업을 일궈오는 동안 숱한 역경을 딛고 그 너머의 성공을 거머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인생에서 화와 복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면서 “그렇기에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세상사가 뜻대로 풀리는 순경에 처해도 자만하지 않으며, 언제나 초심과 끈기를 잃지 않고 꾸준히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투자이자 밑거름
특강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몇몇 학생은 ‘불확실한 진로’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고 이 이사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 이사장은 “불확실하다는 것은 도전할 기회가 그만큼 더 많다는 것”이라며 “실패를 두려워 말고 뜻을 세워 적극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또한 “크게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인생 전체를 따져보면 성공보다 실패 경험이 더 많다”면서 “실패했다고 자책하고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실패가 더 큰 성공을 위한 투자이자 밑거름이라는 긍정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그래도 정 안될 것 같으면 나를 찾아오라”고 말해 학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양’ 읽는 시간은 마음의 안정 찾는 힐링타임”
책 ‘수양’ 독후감 최우수작 수상자인 한은진 학생이 이국노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
한은진 학생은 독후감에서 ‘책 ‘수양’은 고교 진학을 전후해 두려워 떨고 있던 나의 연약한 마음을 위로해주었으며 마음과 행실을 바로잡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했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친구를 경쟁자로 여겨 비교하고 시샘하는 것이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하는 일임을 중학생 시절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며 ‘전국 상위권 학생이 모여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는 한민고에서 또다시 비슷한 경험이 되풀이되면 어떡하나 두려움이 컸는데 ‘극기’ 대목을 읽고 내가 이겨야 할 상대가 친구들이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도 했다.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를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기보다 그 친구를 본받기 위해 노력하고, 그 친구를 위해 진정으로 박수쳐줄 수 있는 훈련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극기의 정의처럼) 남을 경계하며 자신을 괴롭히던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 남을 존중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새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 한은진 학생의 ‘수양’ 독후감 중에서
인생의 전환점 될 ‘수양’
우수작에 선정된 유수아 학생은 ‘책 ‘수양’을 읽고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며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나를 수양하는 것이고, 이 수양 하나하나가 모여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수아 학생은 ‘친구들에게 먼저 말걸기’ ‘선생님께 인사하기’ ‘점호 시간 잘 지키기’ 등 ‘수양’을 읽기 전과 후에 달라진 생활 태도도 소개했다.
또 다른 우수작 수상자인 백주연 학생은 ‘(이 이사장은) 두려움과 막막함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내면의 잠재력을 보지 못하는 나와 같은 신입생을 격려하고자 하셨던 것 같다’며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당당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심신을 수양하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만들어나가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장려작으로 선정된 유다현 학생은 ‘100리를 가야 할 사람이 60리 가서 뒤를 돌아보며 자축하면 남은 40리를 포기하는 것이다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지금까지는 영어 단어를 외우다 이 정도면 완벽하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중도에 포기했는데, 앞으로는 다시 보고 또 보고 정말 완전히 모르는 게 없을 때까지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려상 수상자 이윤서 학생은 ‘고교 입학을 앞두고 미래가 불안정한 나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됐다’며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힐링의 시간이 됐다’고 했다. 장려상 수상자 하신헌 학생도 ‘평범한 일상을 수련의 출발점으로 삼으라는 내용이 생각의 전환점을 제공했다’며 ‘계획을 세워 꾸준히 실천하며, 수업 내용도 정리하고 복습하는 습관을 들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