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3

2012.11.19

3D와 코믹이 어우러진 장 발장

뮤지컬 ‘레미제라블’

  • 현수정 공연칼럼니스트 eliza@paran.com

    입력2012-11-19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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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와 코믹이 어우러진 장 발장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휴머니즘을 강조한 이야기와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으로 폭넓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1985, 87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후 롱런했으며,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은 원작 소설처럼 19세기 초 프랑스혁명기를 배경으로 장 발장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한다. 장 발장은 어린 조카를 위해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 복역한다. 가석방 후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준 신부에게 감화된다. 이후 신분을 속인 채 선행을 계속해 시장이 되고, 가련한 처지의 판틴을 도와주다 그의 딸 코제트를 입양한다. 세월이 흘러 코제트는 어엿한 아가씨로 자라 혁명군인 마리우스와 사랑에 빠진다. 장 발장은 혁명에 참가해 죽을 뻔한 마리우스를 구해내고,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결혼시킨 뒤 생의 마지막을 준비한다. 한편, 장 발장은 자신을 쫓던 자베르 형사를 살려주지만, 자베르는 장 발장에 대한 자신의 오해에 회의를 느껴 자살한다.

    이 작품은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함께 코믹한 캐릭터가 극에 생기를 더한다. 테나르디에 부부는 장 발장의 입양녀 코제트를 학대한 악역이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행동이 큰 웃음을 유발한다. 그런가 하면 마리우스를 사이에 둔 코제트와 에포닌의 삼각관계도 가슴을 울린다. 에포닌은 테나르디에 부부의 딸로, 코제트가 장 발장에게 입양되기 전까지 함께 자랐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마리우스의 러브레터를 코제트에게 전하다 혁명군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는다.

    ‘레미제라블’의 국내 라이선스 공연은 처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회전무대는 오리지널 버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무대는 25주년 기념 공연으로 제작돼 특히 영상을 많이 활용한다.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삽화를 기본 재료 삼아 깊이 있는 3차원(3D) 영상을 선보인다. 한편 배우들의 등장과 퇴장이 잦고, 영상 전환이 많아 무대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다.

    주목할 만한 배우는 장 발장 역을 맡은 정성화다. 그는 ‘원톱’으로 연기와 노래 실력을 발휘하며 공연을 이끈다. 특히 마리우스의 무사귀환을 노래하는 ‘집으로(Bring Him Home)’는 극 분위기를 클라이맥스로 이끈다. 비련의 여인인 판틴(조정은 분)과 에포닌(박지연 분) 또한 감동을 높인다. 그 외 앙상블을 포함한 배우들의 역량이 돋보인다.



    11월 3일부터 25일까지 용인 포은아트홀, 12월 7일부터 2013년 1월 20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 2013년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부산 센텀시티 내 소향아트홀센터에서 공연한 후 4월 9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오픈 런 예정.

    3D와 코믹이 어우러진 장 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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