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수산인한마음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왼쪽부터).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이 밝힌 정의에서 알 수 있듯, 헤드헌터는 조직에 꼭 필요한 우수 인재를 발굴해 추천하는 인재 발굴 전문가다. 한마디로 ‘사람 보는 눈’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제18대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일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통령선거(대선)에 대한민국 주권자이자 유권자인 국민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세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이들 외에 군소 후보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성과와 능력 보여준 후보는 ‘문재인’
사람 보는 안목이 뛰어난 헤드헌터들에게 ‘세 후보 가운데 어떤 후보를 국민에게 추천하겠느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헤드헌터들이 인재를 추천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성과·능력, 도덕성, 리더십, 안정감 등 네 분야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아울러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사이에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두 후보 가운데 누구를 단일후보로 추천할 것인지도 물었다(상자 기사 참조).
헤드헌터가 인재를 추천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해당 인재가 지금껏 이뤄온 성과와 능력이다. 해당 업체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추천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선후보의 경우는 어떨까.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후보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와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 헤드헌터들은 문재인 후보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자 63명 가운데 22명(34.9%)이 문 후보를 꼽았고, 21명(33.3%)이 박 후보를 꼽았다. 안 후보를 선택한 헤드헌터는 16명(25.4%)이었으며, 4명(6.4%)의 헤드헌터는 기권했다.
‘문 후보가 가장 큰 성과와 능력을 보여줬다’고 응답한 헤드헌터는 “박근혜, 안철수 두 후보는 행정 분야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문 후보를 선택했다)”라고 답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문 후보의 국정 운영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박 후보의 경우 “정치활동을 계속해왔지만 선거에서 보여준 리더십 외에 정치적 큰 사안에서 본인 목소리를 내거나 판단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리더십과 안정감은 ‘박근혜’
안철수 무소속 후보
안철수 후보를 꼽은 헤드헌터는 “국민의 정치에 대한 참여와 관심도를 높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안 후보를) 꼽았다”고 답했다. 반면 또 다른 헤드헌터는 “안 후보가 정치가 아닌 다양한 분야(벤처, 교수 등)에서 보여준 성과와 능력은 뛰어나지만, 대선후보로서 정치현장에서 보여준 성과와 능력을 평가할 때는 아무래도 문 후보가 더 낫다”고 답했다.
헤드헌터들은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 가운데 업무 성과와 능력은 물론, 도덕성도 중요시했다. 한 서치펌 대표는 “도덕성을 갖춘 리더라야 리더의 리딩에 조직원이 승복하고 순응해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운영의 최고책임자인 대선후보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도 도덕성이다. 헤드헌터들은 세 대선후보 가운데 문재인 후보에게 도덕성 측면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헤드헌터 6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6명(57.1%)이 문 후보를 꼽았고, 20명(31.8%)이 안 후보를 꼽았다. 박 후보는 6명(9.5%)에 그쳤으며, 1명(1.6%)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문 후보의 도덕성에 후한 점수를 주겠다고 응답한 한 헤드헌터는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라고 나온 것이 고작 불법건축을 조금 했다는 정도인데, 그것도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며 “(문 후보는) 털어도 나올 것이 없다는 증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도덕성을 높이 평가한 다른 헤드헌터는 “안철수가 쓴 저서를 보면 그의 말과 글에서 일관성을 느낄 수 있다”며 “안 후보는 돈이나 명예, 그 밖에 개인을 위한 욕심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후보로는 단연 박근혜 후보가 꼽혔다. 응답자 63명 가운데 29명(46.0%)이 박 후보를 꼽았고, 문 후보 19명(30.2%), 안 후보 15명(23.8%) 순이었다.
박 후보의 리더십에 좋은 점수를 준 한 헤드헌터는 “(박 후보가) 선거에서 보여준 놀라운 리더십 때문에 좋은 점수를 줬다”면서 “너무 (리더십이) 강해 오히려 지나친 면이 있을 정도”라고 답했다.
야권 단일후보 ‘문재인’ 압도적
문 후보의 리더십에 좋은 점수를 준 헤드헌터는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리더십은 소통과 포용”이라면서 “이 부분에 잘 맞는 후보가 문 후보”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리더십에 좋은 점수를 준 헤드헌터는 “리더십은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해 타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면서 “안 후보는 국민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만든 점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리더십에 이어 안정감에서도 헤드헌터들로부터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응답자 63명 가운데 26명(41.3%)이 박 후보를 꼽았고, 문 후보 23명(36.5%), 안 후보 14명(22.2%)이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간 야권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헤드헌터들은 ‘두 후보 가운데 한 사람만 추천해야 한다면 누구를 추천하겠느냐’는 물음에 압도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꼽았다. 63명 가운데 40명(63.5%)이 문 후보, 20명(31.8%)이 안 후보를 선택했다. 3명(4.7%)은 기권했다.
문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응답한 헤드헌터 가운데 한 사람은 “안 후보의 정책이 명확하지 않고 캠프 구성도 정리가 잘 안 된 것 같아 불안해 보여 문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헤드헌터는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시작한 이후에도 생각보다 큰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정책도 없기 때문에 문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답한 헤드헌터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당장은 혼란을 겪을지 모르겠지만 정치가 달라지고 국정운영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경험이 있는 문 후보보다 역량이 있는 안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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