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1

2012.04.02

대만과 분쟁 없어도 중국 해군력 증강은 이어진다

  • 번역 | 부승찬 연세대 정치학과 박사과정 baramy1001@naver.com

    입력2012-04-02 0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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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현대화 추진 시기 및 부문

    중국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해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군 현대화는 대함탄도미사일(ASBMs), 대함순항미사일(ASCMs), 대지공격순항미사일(LACMs), 지대공미사일, 기뢰, 유·무인기, 잠수함, 항공모함, 구축함, 호위함, 초계정, 상륙함, 소해함, 병원함, C4ISR 지원체계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무기체계 획득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 중이다. 그리고 군수 정비, 교리, 인적자원 관리, 훈련, 군사 연습 등의 개혁과 증진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02 한계 및 취약점

    중국 해군의 현대화 추진으로 해군 능력은 실제로 향상했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한계와 취약점이 드러난다. 특히 원양에서 대규모 해양전단의 작전 지속 능력이나 타군과의 합동작전, C4ISR 지원체계, 반항공전(AAW), 대잠수함전(ASW), 소해활동(MCM), 함정의 핵심 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 그리고 전투 경험 부재에 따른 한계는 여전하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해군이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다 수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대화 추진으로 자국의 이익과 관련한 특별 유형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갖췄다. 또한 현재 중국 해군은 직면한 걸림돌들을 극복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임무수행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03 추진 목적



    단기적으로 중국은 대만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옵션을 개발하려고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대만과의 분쟁 발생 때 미 해군 및 공군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 지연,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반접근 전력(anti-access force)을 구축하고 있다. 대함탄도미사일, 잠수함, 그리고 C4ISR 지원체계 등이 반접근 전력의 핵심적인 무기체계며 대함순항미사일, 서태평양의 미 공군기지나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 그리고 기뢰 등과 같은 무기체계도 해군 현대화의 중요한 요소다. 중국의 반접근 전력은 냉전 시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분쟁에 미군의 참여를 차단할 목적으로 소련에서 만든 해상억지전력과 유사한 형태지만, 해상에서 이동 중인 전투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대함탄도미사일을 포함한다.

    현대화의 부수적 목적으로는 ①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의 영유권 보장과 방어 ②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타국의 군사 활동 규제에 대한 법적 권리 보장 ③에너지 수입 관련 인도양-걸프 만을 잇는 해상교통로(SLOCs) 보호 ④외국 거주 중국인에 대한 보호 및 철수 ⑤태평양에서의 미국 영향력 약화 ⑥강대국으로서 자국 위신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부수적 목적 외에도 해군 현대화는 다음 몇 가지 점에서 잠재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①대만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이후에도 해군 현대화 추진의 합당한 논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 ②대만 문제를 처리하려고 기획한 해군력 증강사업이 완료되거나 대만 상황이 해결되더라도 해군의 현대화 추진은 항공모함, 대규모 핵추진 잠수함, 대형 상륙함, 해외기지 혹은 지원시설 건설 등 대만과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없는 부수적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 ③중국의 해양 영유권 주장이 미국과 중국의 마찰 및 긴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발하는 원인이 될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점 ④중국의 EEZ 내 타국의 군사 활동 규제에 대한 법적 권리를 보유한다는 주장이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 충돌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점 ⑤분쟁이 없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군사력을 태평양에서 자국의 위신을 증진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며, 이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균형은 양국 간 정책을 추진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그것이다.

    또한 중국의 해군 현대화는 EEZ 내에서 벌어지는 타국의 군사 활동을 규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남중국해 해상 및 영공에서 중국과 미국의 함정, 항공기가 충돌한 사례에서도 잘 드러났듯이 EEZ 내에서 벌어지는 타국의 군사활동에 대한 중국의 방침은 상당히 강경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침이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해양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주변이 분쟁하는 것과 관련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중국의 이러한 행동을 고려할 때 모든 영유권 분쟁이 해결되더라도 EEZ 내에서 중국의 공세적 위치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잠재적으로 중국과 미국의 군사적 충돌을 빚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EEZ 내 타국의 군사 활동 규제에 대한 법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승인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주장과 행동이 국제법적 선례가 돼 다른 국가들도 중국처럼 한다면,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미국의 해군 작전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04 해군 현대화의 핵심 요소

    가. 대함탄도미사일(ASBMs)

    대만과 분쟁 없어도 중국 해군력 증강은 이어진다

    남중국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중국 해군 함정.

    중국은 여러 해에 걸쳐 기동함정 타격용으로 고안한 기동식 재돌입 핵탄두(MaRV) 능력을 갖춘 전역 탄도미사일인 ASBM을 개발해 시험해왔다. DF-21D로 알려진 대함탄도미사일은 기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DF-21의 개량형으로, 미국 국방부는 중국 해군이 사거리 1500km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해 서태평양에서 활동 중인 미국 항공모함 같은 대형 함정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DF-21의 탄두는 광학레이더 센서를 탑재해 표적 식별은 물론 종말단계에서의 최종 지령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전까지 이러한 종류의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본 적 없기 때문에 DF-21D를 전투지형을 바꾸는 무기(game-changing weapon)로 본다.

    나. 대함순항미사일(ASCMs)

    중국 해군의 신형 대함순항미사일은 대부분 항저우급(Sovremenny급 변형) 구축함에서 운용하는 러시아제 SS-N-22 선번(Sunburn)과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에서 운용 중인 SS-N-27 시즐러(Sizzler) 대함미사일이다. 중국은 러시아제 대함순항미사일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미사일도 대량 갖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1950년대 CSS-N-2에서 최근의 러시아제 SS-N-22와 SS-N-27B에 이르기까지 ASCM을 10여 종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지난 몇십 년간 중국은 ASCM에 대한 연구 개발 및 생산에 상당히 진척을 이뤘으며, 미사일 개발시험을 완료하면 Song급, Yuan급, Shang급 및 Type 095 잠수함 등에서 CH-SS-NX-13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만과 분쟁 없어도 중국 해군력 증강은 이어진다
    다. 잠수함

    대만과 분쟁 없어도 중국 해군력 증강은 이어진다

    중국 해군의 039 잠수함.

    중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러시아제 킬로급 디젤 잠수함(SS) 12척을 도입했고 자체 개발한 신형 잠수함 4척, 즉 ①Jin급 혹은 Type 094의 전략원잠(SSBN) ②Shang급 혹은 Type 093의 공격원잠(SSN) ③Yuan급 혹은 Type 041의 디젤 잠수함(SS) ④Song급 혹은 Type 039/ 039G의 디젤 잠수함(SS)을 배치했다.

    킬로급 잠수함과 신형 잠수함 4척은 구세대 잠수함의 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신형 잠수함 중 일부는 러시아 기술과 설계 노하우에 기초해 개발, 생산됐다. 미국 국방부와 전문가들은 Type 093의 설계기술을 Type 095 신형 공격원잠에 적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해군정보국(ONI)은 2009년 8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Type 095 잠수함 1척이 2015년쯤 실전 배치될 것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중국에서 이미 2세대 Shang급(Type 093) 잠수함 2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5척가량의 3세대 Type 095 잠수함도 수년 내에 취역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Type 095는 저소음 기술을 적용했으며, 임무 범위도 넓어 감시임무에서 어뢰 및 ASCMs를 운용하는 전투함정 차단 임무로까지 수행 능력이 상당히 향상될 것으로 본다.

    ‘그림 1, 2’는 2009년 미국 해군정보국 보고서에서 발췌한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에서 나오는 수중 음파의 고저(高低)를 나타낸 그래프다. 화살표가 우측 아래로 향할수록 잠수함에 대한 탐지 및 타격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중국 잠수함은 1기 이상의 ASCMs, 유선유도 및 항적추적 어뢰, 그리고 기뢰를 탑재한다. 러시아로부터 구입한 8척의 킬로급 잠수함은 러시아제 SS-N-27 시즐러 ASCMs를 장착하며, Shang급 공격원잠도 LACM을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Ming급(Type 035) 잠수함은 구식 기술에 기반을 둔 데다 성능도 신형 잠수함에 비해 떨어지지만, 기뢰부설함이나 미국의 공격원잠 같은 적국 잠수함을 공격 범위 내로 유도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이와 더불어 중국은 신형 무인잠수함을 개발 중이며, 비축한 기뢰의 현대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 말 현재 공격형 잠수함 31척을 포함해 총 42척의 잠수함을 보유했는데, 연 2.6척의 잠수함을 획득하고 이것을 보통 20~30년간 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6년까지 53~79척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국내에서 생산하는 잠수함은 연 1.9척이므로 국내 생산 잠수함은 총 38~56척에 달할 것이다.

    미 국방부는 Jin급 전략원잠 1척당 12기의 잠수함 발사형 대륙간 탄도미사일(JL-2 SLBM)이 탑재되며, 이들 미사일의 사거리는 7200~7400km에 달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미 1척의 Jin급 전략원잠이 운용 중인 것은 식별했다. 그러나 JL-2 SLBM은 문제점을 많이 노출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당분간 시험비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무기체계의 완전 작전 가능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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