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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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와 기자의 사명

  • 이상기 아시아N(www.theasian.asia) 발행인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입력2012-04-02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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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와 기자의 사명
    취재원 보호와 함께 기자가 목숨 걸고 매달리는 게 특종이다. 그런데 특종을 보도하고도 맘이 편치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주간동아’ 828호가 보도한 ‘한명숙 대표 측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기사는 3월 27일 핵심 측근 심모 씨가 검찰에 구속됨으로써 특종 사실이 명확히 확인되고 기사에 빛이 더해졌다.

    830호 커버에서 다뤘듯, 이 사건의 파장이 앞으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게 번질지 주목된다. 그럴 경우 4·11 총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는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기자가 특종을 보도하고도(‘터뜨리다’가 기자들 표현에 훨씬 가깝다) 불편해지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누가 일부러 흘려준 거야”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는 이들은 점잖은 축에 속한다. “누구 죽이려고. 그동안 갖고 있으면서도 보도 않다가 지금 터뜨리는 걸 보면 뻔한 거야”라는 소리가 나오면서 기사는 매도되기 시작한다. 이 기사도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랴. 알고 있는 팩트의 사실관계를 재삼 확인하고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써야 하는 것이 기자의 사명이고 책임인 것을. 기사가 나간 다음의 판단은 오로지 독자 몫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물론 고도의 균형감각과 공정성은 기자와 언론의 몫이지만.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한 지금 주간동아는 여당과 제1 야당의 공천 문제점을 잘 다뤘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 등 후순위 정당에 대해서도 짚어줬다면 더 좋았을 뻔했다. 선거 이후라도 문제 인물만 다루지 말고 화제 인물도 다루면 어떨까 싶다. ‘정호재 기자의 感情이입’은 서촌 지킴이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교수를 재미있게 다뤘다. 4월 초 서촌 나들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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