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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베스트高’를 쏴라! 02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전문가 7인의 ‘내게 맞는 학교’ 선택 노하우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 2010학년도부터 확 달라진 고교입시제도로 우왕좌왕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교선택제의 취지를 살려 평소 ‘흠모’하던 학군 내 명문 학교에 지원하려는 학생도 적지 않다. 상위권의 경우 자립형·자율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과학고, 외국어고 등)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달라진 고교입시에서 자녀들에게 꼭 맞는 ‘맞춤학교’를 고르는 관건은 학교 평판에만 의지하지 말고
  • 자신의 성적, 적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라는 것. 그래서 고교 교사, 학원 강사,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교육 컨설턴트 등 고교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게 맞는 학교 선택 노하우’에는 공통점이 많다.
  • ‘혼란과 혼동의 시기’에도 최선책은 있다는 뜻. 입시전문가 7인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가고 싶은 학교 10개 선정, 꼼꼼히 자료 수집”

서울 휘문고 신동원 교사(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자문위원)는 올해부터 ‘고교입시의 핵’으로 급부상한 고교선택제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 전역에서 거주지 학군 이외 학교 5곳, 학군 내 학교 5곳 등 총 10곳을 선정하고 이 학교들의 홈페이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 go.kr)를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 그가 꼽는 학교 선정의 첫 단계다.

“한눈에 볼 수 있는 표를 그려, 해당 학교에 진학할 경우 학생에게 유리·불리한 점을 요약, 정리하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10개 학교의 평점을 매겨보면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을 거예요.”

신 교사는 각 학교의 교육목표가 드러난 교훈부터 과목별 평균 내신점수까지 체크해봐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수학을 못하는 학생이 수학 평균점수가 유난히 낮은 학교에 들어가면 수학 문제의 난이도가 높은 해당 학교의 특성상 내신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선택제가 적용되는 일반계고교뿐 아니라 전기로 분류되는 특목고나 자립형·자율형 사립고 등에 진학하려는 경우에도 각 학교가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과목들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라 해도, 예를 들어 외국어에 흥미가 없는 학생이 영어로 대부분의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에 진학할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학부모가 선정한 몇몇 학교를 직접 방문해보는 것입니다. 통학거리와 교통수단을 알 수 있고 체육 공간이 넓은지, 시설이 괜찮은지, 학교 선생님과 직원들이 친절한지, 면학 분위기가 안정적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고교선택제를 활용해 무턱대고 인기가 좋은 강남 학교에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신동원
휘문고 교사

“(강남에 있는) 휘문고의 경우에도 학기 중 전학을 오는 학생이 적지 않은데 이 학생들 중 일부는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반장 등 학급 임원도 하지 못하며, 심지어 다른 학생들과의 경제적 차이로 주눅까지 드는 안타까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자녀가 전학 등의 변화에 예민한 성격이라면 더욱 타 지역 학교 지원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는 또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최상위층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 가운데, 특히 이성이나 외모에 관심이 많다면 남녀공학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부모의 근거리 학습, 생활지도가 중요한 만큼 이들은 학교생활과 교우관계 등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집 주변 학교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대입에서 내신 확대…상위권도 일반계고 진학 고려해볼 만”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김혜남
문일고 교사

“고교선택제 하에서는 지역별 명문 학교들의 인기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리라는 변수 때문에 실제로 집에서 먼 명문 학군 학교에 지원할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즉, 지역 내 학교들의 특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문일고 김혜남 교사(전국학부모지원단 사무국장)는 내신 비율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를 볼 때 상위권 학생들도 일반계고교 진학이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별로 학교 수준에 다소 차이가 나더라도, 내신 확보가 용이하고 아이의 학습의지가 높다면 굳이 전학이나 이사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가끔 분당, 평촌 지역 등의 학부모들이 지금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대학진학 실적이 좋지 않고, 수업 분위기도 산만하다며 전학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자녀가 적어도 2개 영역에서 2등급 이상이 나온다면 학교를 옮기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수시모집 기준이 2개 영역 2등급인 서울 내 대학이 적지 않은 만큼, 이러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학교에 남는 것이 오히려 진학 성공률을 높일 수 있죠.”

물론 일반계고교의 맹점은 있다. 내신성적 상위 18% 이상 학생들이 입학하는 선린인터넷고교 등 일부 특성화고교는 물론, 상업 관련 전문계고교와 공업 관련 전문계고교 역시 각각 상위 30%, 50%대의 학생이 진학하다 보니 그 이하 성적대 학생들이 오히려 일반계고교로 배정받는 상황이 생겨난다. 학부모들은 이 때문에 일반계고교의 면학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 이런 학부모들의 경우 지원 자격을 내신 상위 50% 이내로 규정한 자율형 사립고를 대안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학교들은 외국어고나 과학고처럼 뚜렷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이 유학준비반, 경영영재반 등을 통해 ‘맞춤식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김 교사 역시 중하위권 학생들일수록 집 근처에 있고,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각별히 신경 쓰는 단성학교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성적대의 학생들 중에는 부모가 관리를 잘 못하거나, 안 하는 학생도 적지 않습니다. 학교가 나서서 야간자율학습도 강제로 시키고, 규율이 엄격해 생활지도를 철저히 하는 학교들은 면학 분위기를 체득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 김 교사는 고교선택제를 통해 자기 지역 내의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고자 한다면 1단계와 2단계에서 같은 학교를 써내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입학사정관제 철저 대비·진학중시형 학교 찾아라”

“고교입학 설명회를 다니다 보면 무작정 좋은 학교 하나를 찍어달라는 학부모가 많아요. 하지만 어느 학교가 절대적으로 좋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아이의 성격, 성향, 적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하죠.”

진로적성교육전문연구소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학부모, 학생들이 명문대 합격자 수를 학교 선택의 우선적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대학을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유념해서 봐야 할 지표죠. 하지만 중위권 이하라면 학교가 자신의 성적에 맞는 맞춤, 보충교육을 제공하고, 또 골고루 신경을 써줄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그 역시 이른바 ‘명품 학군’으로 불리는 강남지역에 올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치동 일대 유명 학교들의 경우 ‘웬만한’ 대학에 합격해도 재수를 하는 이 지역 학생과 학부모의 특성상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이 좋다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

조 대표가 가장 이상적으로 꼽는 학교 유형은 현재 고3, 즉 ‘현역’들이 재수하지 않고 각자 실력에 맞게 좋은 학교에 많이 진학하는 ‘진학중시형’ 학교들이다(56~57쪽 기사 참조).

“강남지역의 경우 중산고가, 노원구는 대진고, 대진여고 등이 예가 될 수 있겠죠. 이 학교들은 서울대 진학률도 높아 상위권부터 하위권 학생까지 골고루 잘 진학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과 성향의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그의 조언은 일단 과학고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명문대 진학률이 월등한 데다 의학전문대학원제도 도입 이후로는 과학도가 아닌 의사의 꿈을 가진 학생들에게도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것.

한편 문과의 경우 좀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향방이 확실하지 않고, 과다한 경쟁이 불가피한 외고보다는 새롭게 도입된 자율형 사립고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율형 사립고 가운데 조 대표가 꼽는 가장 ‘눈여겨볼 곳’은 대기업 기반의 학교들과 대학 부설 학교들.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기 때문이다.

또 중상위, 중위권 성적의 학생들에게는 입학사정관제 준비를 잘 해주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결정적인 성패의 기준이 된다. 입학사정관제 하에서는 얼마나 전략적으로 학생의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중위권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도 가능해지기 때문. 그는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입학사정관제 우수사례 학교’ 목록을 참고할 것을 조언했다.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이미애
교육 컨설턴트·네이버 카페 ‘국자인’ 운영자

“중하위권 학생들일수록 부모의 관심 절실”

11월24일 서울 대치문화센터에서 열린 ‘국자인’의 1대1 상담 행사는 고교 및 대학입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참여한 ‘선후배’ 학부모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2007년 오픈한 이후 2만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네이버 카페 ‘국자인’(cafe.naver.com/athensga)은 ‘국제교류, 자원봉사와 인턴십과 비교과’의 줄임말로 입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국자인의 운영자이자 교육 컨설턴트인 이미애 씨는 “보통 혼자만 알고 나누지 않던 엄마들의 입시 관련 알짜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상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영어학원 강사, 교육 컨설팅업체 컨설턴트 등의 경력을 가진 교육 전문가. 그러나 정작 자신의 외아들이 입시 준비를 시작하다 보니, 엄마들끼리 네트워크를 통해 주고받는 ‘생생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 직장을 그만뒀다.

“1:1 상담을 진행해보니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강남 엄마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높더라고요. 외고도 도입 초기에는 인기가 없었다가 ‘상한가’를 누리게 된 것처럼 앞으로 자율형 사립고가 외고를 대체하는 구실을 하리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특히 현재 중2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고입이 아닌 대입을 준비한다는 자세로 중장기적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특목고 진학에 실패한 중상위권 학생들이 생애 첫 ‘실패’를 맛보고 좌절에 빠져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만큼 부모가 아이의 성적과 소양, 성격을 잘 파악해 처음부터 고입이 아닌 대입을 목표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고등학교 입학 후부터 대입까지는 ‘시간싸움’입니다. 떨어졌다는 시름에 방황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또 본인의 최종목표에 꼭 맞지 않는 고교입시 준비를 하느라 정작 필요한 공부의 토대를 쌓는 데 소홀하지 않도록 해줘야죠.”

그는 또 상위, 중상위층에 비해 부모의 관심이 덜한 중위, 중하위권 학생들일수록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상위권 학생들보다 빨리 사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한 집단인데도 학부모가 부모 모임에 나오기를 주저하거나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공부에 소질이 있는지 냉정하게 살피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고유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해 이를 길러준 뒤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한다면, 대학입시에서도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

“엄마들 입소문, 발품 팔기 효과 커”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등에 대한 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은 여전합니다. 역시 문과 적성의 학생들은 국제고나 외고를, 이과 적성의 학생들은 과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선호하는 추세였고요. 올해는 특목고의 내신 반영 비중이 높아져 현재 성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차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자율형 사립고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좋은 일반계고교가 많은 강남, 목동, 노원구 학부모들에 비해 비선호 학군 지역의 학부모들이 이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고교선택제 역시 서울시내 ‘3대 학군’으로 꼽히는 강남, 목동, 노원구 내 학생과 학부모보다 이 학군의 인접 지역에서 환영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성동구는 다리 하나만 건너면 명문 학교가 많은 강남에 진입할 수 있지요. 고교선택제 1단계 때 이러한 지역 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목동, 노원구 인근 지역 학생들도 1단계 때, 통학거리가 멀지 않고 평판도 좋은 ‘3대 학군’ 학교를 공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 소장 역시 소위 ‘버블세븐 지역’이라 일컬어지는 이러한 학군에 지원할 때는 사교육 정도 차이 등으로 인한 ‘위화감’을 극복할 각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교선택제를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지망할 학교들의 정보를 수집할 때 학부모들은 보통 인터넷, 학원, 학교 등을 이용한다. 하지만 때로는 동네 미장원, 부동산에서 전해지는 ‘입소문’이 더 정확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해당 학교에 직접 아이를 보냈거나 보내고 있는 ‘선배’ 학부모들의 조언은 절대적일 수 있다.

이런 정보는 학습 습관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학교의 면학 분위기가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더 유용하게 쓰이는데, 공식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학교 내 각종 ‘사건, 사고’와 교사 성향, 학교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계(실업계)고교의 경우 여러 지역 학생이 모이는 학교 특성상 한 곳에서 집약된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학교에 전화해보거나 직접 방문해 교사와 면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보를 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이지원
비상교육 비상공부연구소 연구원

“‘특목고형’ ‘일반계고형’ 판단하세요”

비상교육 비상공부연구소 이지원 연구원은 전교 내신 상위 3% 이내, 전교 5등 안팎에 드는 학생들을 ‘극상위권’으로 분류했다. 극상위권과 상위권의 고교 선택 준비과정과 내용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극상위권 중에는 어떤 환경에 놓여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뚝심 있는 학생이 많습니다. 따라서 학교의 면학 분위기나 경쟁력을 따져 ‘좋은’ 학교를 고르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대학입시와 장래희망을 먼저 생각한 뒤 이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어떤 학교가 유리할지 판단하는 게 현명합니다.”

한편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고 진학 관련 정보 수집에도 적극적인 집단인 상위권(내신성적 상위 5~10%)은 학부모가 자녀의 현재 성적과 적성, 성격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 ‘특목고형’인지 ‘일반계고형’인지 평가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26~27쪽 기사 참조).

“주변에서 다 한다는 이유로 별 고민 없이 특목고 준비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이 성적대에 가장 많습니다. 내신성적에 목숨을 걸기도 하는데, 이렇게 경쟁심이 센 학생들이 특목고 진학 후 뚝 떨어진 성적표를 받게 되면 충격이 적지 않습니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쯤 되면 아이의 학습 성향과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특목고가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특정 과목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지, 경쟁을 즐길 정도로 여유 있는 성격인지부터 학부모가 직접 따져봐야 합니다.”

내신 상위 15% 안팎의 중상위권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위기에 휩쓸려 특목고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자율형 사립고 또는 일반고교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외고의 변화 방향이 불확실한 만큼 모험을 하느니, 확대되는 내신 비중을 고려해 다시 일반계고교로 관심을 돌렸다는 설명.

“중상위권과 상위권의 차이는 사실 크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양과 지적 능력도 비슷하지만, 집중력이 조금 떨어지거나 실수가 잦아 과목당 1, 2문제씩 더 틀리는 바람에 중상위권으로 밀려난 거죠. 학생들 간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은 특목고에서 이런 작은 실수는 훨씬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역으로 성적이 쉽게 상승할 수 있는 일반계고교에 진학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20~40%대의 중위권 학생들 중 전문기술 취득을 원한다면 전문계고교인 ‘마이스터고’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비 면제, 군입대 시 관련 직무로 보직을 받는 등의 혜택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대기업과 산학협동을 하는 학교가 많아 졸업 후 취업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는 취업이 아닌 대학 진학을 노리는 학생에게도 유리한 점이 많다.

“마이스터고 출신이 산업체 특별전형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 진학에 일반계고 출신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기숙사가 있고 해외연수 등의 특전도 있어 가정 형편을 고려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학교 평판 현혹은 금물 성적·적성 등 총체적 고려를”

김영식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장학사

“거주지 학군에서 사교육비 절감에 힘쓰는 학교 골라야”

고교선택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김영식 장학사는 이 제도와 관련된 학생, 학부모의 활용 방안에 대해 조언했다. 그가 꼽는 최선의 선택은 ‘거주지 학군 내에서 성적에 따른 맞춤식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고르는 것’. 김 장학사 역시 “대학진학률이 높다는 이유로 무조건 선호 학군 내 학교를 지원하면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학 입시에서 내신 비중은 앞으로도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지역균형 할당제도 내신이 크게 좌우하는데, 예를 들어 서울 강남지역에서 지역균형 할당제 혜택을 받으려면 거의 모든 과목에서 ‘톱’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될 겁니다. 즉, 타 지역 학교에 입학하면 더 수월하게 대학을 갈 수 있는데도 강남지역 학교에 입학하면 공연히 돌아서 갈 수도 있다는 의미죠.”

김 장학사는 서울시교육청의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로 타 학군에서 강남지역 학군으로 지원한 경우는 전체의 11%에 그쳤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이 2006년 12월, 중·고교 교사 및 초등학생 학부모(현 중3 학부모)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들이 가장 큰 선택 기준으로 삼는 항목은 통학거리(23%)로 명문대 진학률(22%), 교육시설 및 환경(20%), 인성 및 전인교육(17%)보다 높았다.

그는 또 서울시내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두 학교를 써낼 수 있는 1단계 전형에서 타 학군 내 학교를, 거주지 학군 내에서 두 학교를 써내는 2단계 전형에서는 거주지 학군 내 학교를 써낸 학생의 경우 1, 2단계에서 모두 거주지 학군의 학교를 써낸 학생보다 3단계 강제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1, 2단계 추첨에서 떨어져 3단계 강제 배정을 받을 때 거주지 학군 내 학교의 정원이 꽉 차버릴 경우, 이 학생들이 타 학군, 원거리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1단계에서 타 학군 학교를 써냈다는 것 자체를 원거리 통학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합니다. 학교선택제를 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학생 수급의 불균형이 생기는데, 거주지 지역 학교에만 지원한 학생들을 먼저 해당 지역 학교에 배정하게 됩니다.”

김 장학사는 고교선택제를 통해 살아남는 학교는 결국 방과 후 학교 제도를 활용해 공부방, 자율학습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보충수업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도 해당 학교가 얼마나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정상화에 힘쓰는지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험적으로 봐도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일수록 대학진학률이 높습니다. 보충수업을 많이 하고 야간자율학습을 열심히 시키는 학교를 중심으로 고르는 것이 모든 성적대 학생들에게 좋은 학교 선택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2009.12.15 715호 (p20~24)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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