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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행복전도사 정덕희 씨 6년 만났던 스님과 고소戰

경산스님 “깊은 관계 숨기려 사찰 땅 압류”… 정씨는 반론 요청에 묵묵부답

행복전도사 정덕희 씨 6년 만났던 스님과 고소戰

행복전도사 정덕희 씨 6년 만났던 스님과 고소戰

경산스님이 주민등록법 위반혐의로 정덕희 씨를 고소한 고소장. (우) 지난해 한 월간 매체와의 인터뷰 도중 학력 파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심경을 밝히고 있는 정씨.

몇 년 전까지 여러 방송 프로그램과 강좌에서 ‘행복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내 ‘행복전도사’로 명성을 날린 정덕희(53) 전 명지대 사회교육원 교수. 2007년 학력위조 파문 이후 방송 출연을 자제하지만 외부 강연활동은 여전히 활발하게 하고 있다. 파문이 다소 가라앉은 지난해엔 몇몇 언론매체에 학력파문에 대해 자숙하는 그의 인터뷰와 함께 단란한 가정사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런 정씨가 최근 한 스님에게서 주민등록법 위반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를 고소한 스님은 한국불교태고종 소속 해룡사 주지인 경산스님(54). 경산스님은 지난 10월 변호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나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정씨가 사찰 부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목적으로 위장전입을 했다”는 요지다. 사건은 형사1부로 배당됐다.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왜 주지스님이 승적(僧籍)을 박탈당할 각오까지 하면서 유명 여성 방송인과 ‘깊은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고소까지 하게 된 것일까. 검찰에 제출된 고소장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산스님은 2001년 지인과 함께 개발한 찜질팩 의료기 체험행사를 홍보해줄 명사를 찾던 중 정씨를 소개받아 그 후 6년간 절친한 관계로 지내왔다며 두 사람의 인연부터 언급했다. 그는 정씨가 이후 해룡사의 신도회장까지 맡으면서 사찰에 많은 시주를 했고, 자신에게도 생활비, 용돈 명목으로 돈을 주고 승용차까지 사용하게 하는 등 사실상 교제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2007년 8월경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갔다고 한다. 학력위조 문제로 정씨와 통화를 하다 다툰 뒤 연락이 끊겼고, 그때부터 석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게 경산스님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통화한 지 3개월 뒤 정씨가 느닷없이 사찰 부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경산스님을 경기 광주경찰서에 사기혐의로 고소했다는 것.

2001년 첫 만남 … 신도회장도 맡아



광주경찰서는 2007년 11월26일과 2008년 1월18일 경산스님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경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정씨는 10여 차례에 걸쳐 2억6000만원을 경산스님에게 차용해줬고, 사찰 부지 매입비로 5억4000여 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정씨의 말대로라면 스님이 빚을 갚지 않아 고소했다는 것인데, 이에 경산스님은 “정씨가 변제를 요구하는 돈은 용돈, 생활비, 사찰 시주금이라 급히 변제할 성격은 아니고, 사찰 부지 매입비 중엔 내 돈도 많이 들어가 있다”며 맞섰다. 부지 조성 및 사찰 건축 비용 등에도 정씨뿐 아니라 많은 신도의 시주금이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사건은 지난해 2월경 일단 양측의 합의로 종결됐다. 두 사람이 법원의 중재에 따라 경산스님 명의 사찰 부지의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에 합의하면서 화해한 것. 화해조서상의 합의 내용은 ‘정씨가 2003년 2월10일 경산스님과 구두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매대금을 지불한 대로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한다’는 것. 이대로라면 사찰 부지가 정씨에게 넘어가는 것이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최근 경산스님은 정씨를 주민등록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당시 정씨가 자신을 고소한 사건과 화해 건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경산스님의 주장.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을 무렵 정씨가 ‘아이들이 나와 당신의 관계를 의심해 사실대로 밝힐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절을 짓기 위해 돈을 빌려줬다고 둘러댔는데, 아들이 왜 돈을 못 받아내냐고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사기죄로 고소했으니 이를 인정하고 절 짓는 땅을 나한테 넘겨주기로 했다고 해달라. 미안하다’라고 애원해 그의 말대로 해주겠다고 했던 것이다. 정씨는 ‘땅을 넘겨주기로 약정해주면 고소를 취소하는 명분이 되지 않겠나. 또 그렇게 해주면 나중에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행복전도사 정덕희 씨 6년 만났던 스님과 고소戰

정덕희 씨와 경산스님이 사찰 부지 소유권 이전 문제로 갈등을 빚자, 2009년 8월 정씨 측 용역직원들이 해룡사 사찰 불상과 집기를 끌어내고 있다. 정씨는 경산스님(왼쪽에서 두 번째)과 인연을 맺은 후 사찰 신도회장까지 맡아 해룡사가 주관하는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경산스님은 기자에게 “(정씨의) 가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는데, 내가 그런 상황에서 (정씨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합의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취재 결과 정씨는 경산스님을 고소하기 직전 사찰 부지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사찰 부지인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노곡리 산×××-× 경산스님 명의 지분(3만4079㎡ 중 1만7417㎡)에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및 가압류 신청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놓았다. 공교롭게도 부동산가처분 권리자는 정씨의 아들 이름으로 돼 있다. 가처분, 가압류와 별도로 정씨는 고소 이후인 2008년 1월18일에도 사찰 부지에 15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산스님은 “정씨 고소건에 대해 합의해준 뒤 정씨가 당초 약속과는 달리 실제로 화해 내용이 성립한 것처럼 소유권 이전 및 사찰 건물 명도를 요구하고, 지난 8월31일에는 사찰에 있던 불상과 집기까지 무단으로 가져가 나도 정씨를 맞고소하기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정씨가 공인인 데다, (땅을) 다 가져가더라도 나한테 방 하나만 내주고 사찰을 제대로 운영하겠다고 하면 문제 삼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신도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불상과 집기까지 가져가니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수년 전에 법당을 임대한 이 사찰 신도이자 법사인 김모 씨도 절도,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정씨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씨, 광주시로 두 차례 위장 이전

경산스님은 정씨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는 사찰 부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으려고 위장전입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씨가 실제로는 서울 우면동에 거주하면서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해 광주시로 두 차례 주소지를 위장 이전했다는 것. 그는 고소장에서도 ‘정씨 소유 차량의 주차요금 수납 의뢰서상 주소가 사찰로 돼 있어 동사무소에 항의하자 정씨가 재차 광주시 초월읍 학동리 ×××-×로 주소지를 이전했다’고 적시했다. 현행법상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부지의 거래허가를 받으려면 해당 지역에 1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2008년 2월 정씨와 경산스님이 화해한 조서에는 정씨의 주소가 ‘서울 서초구 우면동 ××-×’로 돼 있다.

한편 지난 10월29일 사찰 부지 소유권이 ‘2003년 2월10일 매매’ 원인으로 정씨에게 이전된 내용이 등기부등본에 등재됐다. 여기에 기재된 정씨의 주소지는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학동리 ×××-×’. 사찰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주소를 이전한 게 확인된 것이다.

‘주간동아’는 경산스님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듣기 위해 정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정씨는 11월4일 오후 3시경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은 잘 처리될 것”이라며 “3시간 후에 다시 통화하자”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3시간이 지난 뒤 정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끝내 받지 않았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취재의 취지를 알리고 통화 연결을 원한다고 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11월5일 오전에도 정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했으나 답이 없었다.

경산스님은 “이젠 집도 없고 승려증도 반납해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그래도 애꿎게 피해를 입고 있는 신도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지탄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씨가 나와의 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다양한 입증자료’까지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주간동아 2009.11.17 711호 (p58~59)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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