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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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부작 부담감 출연 포기” … 신의 깬 모습 바람직하지 않아

  • 김용습/ 스포츠서울 연예부 기자 snoopy@sportsseoul.com

    입력2005-08-04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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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부작 부담감 출연 포기” … 신의 깬 모습 바람직하지 않아
    SBS TV 사극 ‘서동요’에 출연하기로 계약한 뒤 이를 번복한 탤런트 오지호(29·사진)가 방송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오지호는 두 달 전 9월 방송 예정인 ‘서동요’(김영현 극본·이병훈 연출)의 외주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과 출연 계약서에 사인했다가 7월 중순 갑자기 “54부작 사극 출연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과 주어진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자질이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 고민 끝에 출연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병훈 PD가 수차례 설득을 시도했지만 무위로 끝났고, 화가 난 현재 김종학프로덕션 측은 오지호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다. 오지호 측과 김종학프로덕션 측은 대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법적 소송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오지호 파문은 여러모로 2년 전 일어난 MBC 드라마 ‘다모’의 이정진 출연 번복 사건과 닮았다. 현재까지는 사건의 추이도 그때와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3년 1월 초 이정진은 ‘다모’의 출연을 번복해 MBC 측으로부터 약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했다. 1, 2심을 거친 끝에 이정진은 올해 초 MBC 측에 배상금 7300만원과 홈페이지 사과문 게재 등의 조정 명령을 받았다.

    전례의 결과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출연 약속을 번복할 수밖에 없었던 오지호의 심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일부 누리꾼(네티즌)들은 오지호가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쓴 반성문(?)을 본 뒤 “자신의 능력보다 과대포장하기에 바쁘고 잘난 척하는 몇몇 연예인보다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두둔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지호는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는 제작진과 팬에게 연기자 혹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신의와 약속을 깨뜨렸다. 어떤 이유에서건 신의와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SBS의 한 PD는 “앞으로 ‘제2의 오지호’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제 드라마 캐스팅 발표는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본 배역은 연기자 사정에 의해 바뀔 수도 있다’고 명시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지호는 한 측근에게 “‘서동요’의 대본을 받고 정신이 아득했다. 내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비난 들을 각오로 출연을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큰 부담감이 출연 포기의 중요한 원인이었다면 출연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좀더 심사숙고했어야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MBC 수목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민효정 극본·이재동 연출)에 출연 중인 김민종의 ‘작은 고백’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최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김민종은 극 중심에서 다소 비켜 있는 듯한 캐릭터임에도 출연에 응한 이유를 묻자, “사실 애초 시놉시스에서 바뀐 시놉시스를 보고 출연에 응했는데 내용이 다시 원래대로 바뀌었다. 이미 출연한다고 했는데 내용이 달라졌다고 안 하겠다고 해서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오지호 파문은 쉬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항간에는 오지호가 8월22일 첫 방송을 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웨딩’(오수연 극본·정해룡 연출)에 출연할 것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그런가 하면 8월 말 방송하는 MBC 새 월화드라마 ‘비밀남녀’(김인영 극본·김상호 연출)의 캐스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오지호가 두 작품 가운데 하나에 출연하기로 결정한다면 그는 더욱더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것이다.

    오지호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서동요’ 출연을 번복한 데 대한 착잡한 심경을 장문의 글로 털어놓았다. “일단 제가 벌여놓은 일들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한동안 자숙하며 지낼 예정입니다.” 앞으로 그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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