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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미술|‘2001년 한국미술의 눈’ 전

장르 해체 두드러진 실험성

장르 해체 두드러진 실험성

장르 해체 두드러진 실험성
12월이 되면서 한 해를 결산하는 공연과 음악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공연에 비하면 드문 편이지만 미술에서도 ‘결산 전시회’가 가끔 등장한다.

성곡미술관에서 11월28일부터 열리고 있는 ‘2001년 한국미술의 눈’ 전은 9명의 평론가들이 올 한 해 동안 가장 활발히 활동한 작가 9명을 추천,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평론가로는 조광석 박영택 윤태건 김찬동 정준모 이주헌 이재언 김지영 고충환이 참가했고, 이들이 각기 김병직 김성희 민병헌 배준성 유대균 이정진 장명규 장지희 정현숙을 추천했다.

추천 작가들은 사진과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막상 전시장에 들어서 보니 의외로 이들 작품에서는 공통점이 보였다. 우선 중견보다 신예가 많았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경향은 상당히 복고적이었다.

인체를 극사실적으로 확대한 후 설치미술처럼 전시한 민병헌의 ‘바디’(Body) 시리즈와 누드 사진 위에 다비드나 벨라스케스를 연상시키는 신고전주의풍 드레스를 덧입힌 배준성의 독특한 감성은 전시작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사진을 한지 위에 인화해 수묵화 같은 효과를 낸 이정진의 ‘On Road’시리즈도 인상적이었다.

장르 해체 두드러진 실험성
아홉 명의 작가 중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로댕이나 밀레를 연상시키는 힘있는 브론즈 조각을 선보인 유대균이었다. 인체의 포즈처럼 보이는 그의 조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교한 손의 모양임을 알 수 있다. 손을 통해 인체를 착시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유대균을 추천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준모 학예실장은 ‘흙을 빚어놓은 예사롭지 않은 손 맛에 눈이 확 뜨였다’며 고전적 이미지를 빌려 자신의 언어를 창조해낸 작가의 장인정신을 칭찬했다.



“설치미술이나 멀티미디어보다 전통적인 평면작업과 조각이 주로 선정된 것은 평론가들이 유행을 좇는 풍조를 경계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술에도 유행이 있고 그 유행은 지금 멀티미디어 작업이니까요. 또 사진처럼 보이는 회화나 극사실주의와 결합한 수묵화 등 장르의 해체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전시회를 기획한 성곡미술관 이원일 수석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성곡미술관은 매년 연말마다 이 ‘한국미술의 눈’ 전시회를 열어 한 해의 경향을 되돌아볼 예정이다.

멀티미디어 미술은 TV와 뮤직비디오에 익숙한 신세대의 감수성에 맞을 뿐만 아니라 ‘시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술관을 찾는 관객들은 미술에서만큼은 고전적 이미지를 보고 싶어한다. ‘한국미술의 눈’ 전은 미술이 아무리 새로운 실험을 거듭한다 해도 그 뿌리만큼은 고전에 닿아 있어야 한다는 무언의 경고처럼 보였다(2002년 1월31일까지, 문의:02-737-7650).





주간동아 2001.12.13 313호 (p90~90)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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