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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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사냥의 천재 물수리와 가마우지

  • 입력2005-03-15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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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 사냥의 천재 물수리와 가마우지
    하도리저수지는 바다 건너에 우도가 빤히 바라보이는 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 창흥동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구좌읍 세화리에서 종달리를 거쳐 성산포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변에 자리잡고 있어 찾아가기가 수월하고 자연풍광도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고운 모래가 깔린 해변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비취빛 바다, 아스라이 보이는 한라산과 젖무덤처럼 봉긋한 월랑봉(다랑쉬오름)의 우아한 맵시가 인상적이다.

    이 저수지는 바닷물과 민물이 뒤섞여 있어 새들의 먹이가 아주 풍부하다. 게다가 한겨울에도 수면이 얼어붙지 않을 만큼 따뜻해서 겨울철마다 많은 종류의 철새들이 날아든다. 그 가운데서도 주종을 이루는 것은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혹부리오리 넓적부리 논병아리 가마우지, 간혹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된 희귀조인 저어새와 ‘어응’(漁鷹·물고기 잡는 매)이라는 별호를 가진 물수리도 눈에 띄지만, 그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도 되지 않는다. 주종을 이루는 오리류의 철새들도 많아야 수백 마리 단위로 무리를 짓기 때문에 수천 수만 마리씩 떼지어 노니는 장관은 보기 어렵다.

    물고기 사냥의 천재 물수리와 가마우지
    그 대신 이곳에서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냉혹한 자연법칙이 지배하는 야생의 세계를 생생히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물수리와 가마우지의 놀라운 물고기 사냥술은 볼 만하다. 물수리는 먼저 높은 상공을 선회하면서 저수지의 상황을 파악한 뒤 차츰 고도를 낮춰가며 사냥감이 될 만한 물고기를 찾는다. 그리고 사냥감을 발견하면 쏜살같이 급강하해 수면 아래의 물고기를 억센 발톱으로 움켜쥔 채 다시 날아오른다. 물고기의 움직임과 자신의 비행속도를 정확히 계산해 물고기를 일격에 낚아채는 물수리의 사냥 솜씨는 가히 신기(神技)에 가깝다. 물수리보다 훨씬 쉽게 물고기를 잡는 가마우지는 느긋하게 물위를 헤엄치다가 사냥감을 발견하면 재빨리 잠수를 하는데, 그때마다 어김없이 숭어 한 마리를 물고 나와 통째로 삼켜버린다. 이처럼 가마우지와 물수리의 고기잡이 광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노루꼬리만한 겨울 햇살이 더더욱 짧고 아쉽기만 하다.

    하도리저수지에서 직선거리로 6km 가량 떨어진 성산포 일대의 양어장과 갯벌, 그리고 성산포와 정반대 쪽에 위치한 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의 용수저수지도 제주도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도래지 중 하나다. 그중 용수리는 제주도에선 드물게 논농사를 짓던 마을인데,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저수지가 지금은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두 곳 모두 홍머리오리 넓적부리 고방오리 물수리 등 다양한 종류의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고 풍광도 아름다워서 조류연구가나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제법 잦다. 제주도의 색다른 자연생태를 엿보고 싶거나 탐조여행의 묘미를 체득하고픈 사람들은 꼭 한번 들러봄직한 겨울여행지다.

    ▶여행정보



    하도리저수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의 구좌읍 세화리(읍소재지)에는 남양여관(783-1414) 길여관(784-4000) 등의 여관이 있고, 창흥동마을과 하도리에는 고옥봉(783-3522) 고상현씨(783-3490) 댁 등의 민박집이 있다. 성산포에는 일출봉호텔(782-8801) 미도장(782-2203) 성산장(782-0077) 등의 숙박시설이 많다. 그리고 용수리 부근의 숙박시설로는 용수리 바닷가의 절부암어촌민박(773-0442)과 고산리 자구내포구의 차귀도어촌민박(772-5545)을 권할 만하다.

    맛집으로는 성산읍 오조리의 해안도로변에 위치한 오조리종합어촌센터(옛 오조해녀의집, 784-0893)와 성산일출봉 매표소 부근의 해녀의집(784-0116)이 유명하다. 해녀들이 직접 운영하는 두 집 다 생선회와 전복죽 맛이 일품이다. 그 밖에 성산읍 성산리에 있는 우리봉식당(782-0032)과 해오름식당(782-2256)은 성게알 오분자기 바지락 등의 해물을 푸짐하게 넣고 끓인 해물뚝배기가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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