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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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인이 스트레스 적은 이유… 가족과 자연이 해답 

[이윤현의 보건과 건강]

  •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대한검역학회 회장)

    입력2026-06-06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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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친구와 유대감을 나누고, 자연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다.  GETTYIMAGES

    가족·친구와 유대감을 나누고, 자연에서 자주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다.  GETTYIMAGES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관건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스트레스를 ‘현대의 건강 전염병’으로 규정했다. 2022년에는 스트레스·우울·불안으로 전 세계가 연간 약 130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고 추산했다.

    만성 스트레스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는 충분하다. 오래 누적된 스트레스는 신경·내분비·면역·심혈관계통에 복합 손상을 일으키는 ‘알로스태틱 부하(allostatic load)’를 높인다. 미국 여성 3015명을 추적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알로스태틱 부하가 가장 큰 그룹은 작은 그룹보다 암 발생 위험이 64% 높았다. 2024년 미국심장학회지는 만성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암 환자의 경우 2년 내 주요 심장사 위험이 최대 21% 상승한다고 보고했다. 

    경쟁보다 연결, 속도보다 여백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방법은 뭘까.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12년부터 매년 펴내는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보면, 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는 줄곧 스트레스가 적고 행복도가 높은 국가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그 배경에는 특유의 문화와 제도가 있다. 덴마크에는 가족·친구와 소박하고 따뜻한 시간을 나누는 걸 중시하는 ‘휘게(hygge)’ 철학이 있다. 핀란드의 ‘프릴루프츠리브(friluftsliv)’는 야외 생활 문화를 뜻한다. 날씨와 무관하게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습관이다. 자연 근접성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활력을 높인다는 것은 여러 학술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다. 여기에 충분한 유급휴가, 보편적 의료와 보육 시스템, 짧은 노동시간 등이 제도적 안전망으로 작동한다.

    반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 혹독한 경쟁과 체면 문화, ‘빨리빨리’로 상징되는 고강도 일상이 만성 스트레스의 토양이 된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에게도 북유럽과 닮은 자원이 있다는 점이다. 국토의 64%가 산림인 한국에서 등산과 숲길 걷기는 접근하기 쉬운 자연 치유 방식이다. 또 찜질방을 즐기는 온열 문화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긴장을 이완하며, 한국 특유의 ‘정(情)’으로 연결된 사람들과의 식사와 대화는 덴마크 휘게와 다르지 않다. 사회적 유대는 알로스태틱 부하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핵심 기제다. 

    지금 잠시 몸의 신호를 살펴보자. 잠이 얕아지고, 이유 없이 짜증이 늘며, 작은 일에 예민하다면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건강을 무너뜨리는 수준까지 쌓이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은 가능하다. 경쟁보다 연결, 속도보다 여백을 중시하는 작은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스트레스 관리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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