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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최저임금 1만 원 시대의 상상

인터뷰 |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연동법’ 추진 정의당 이정미 의원

“노동자 쥐어짜는 경제성장 불가능하다”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인터뷰 |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연동법’ 추진 정의당 이정미 의원

인터뷰 |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연동법’ 추진 정의당 이정미 의원

[박해윤 기자]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현재 시간당 6030원인 최저임금액을 얼마나 올릴 것인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정의당 이정미(50·사진) 의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람이다. 노동자에게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을 보장하는 동시에 고액 연봉자의 급여는 깎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과 최고임금이 연동되게 하는, 그래서 최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이 늘지 않으면 최고경영자(CEO)도 연봉을 올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최고임금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국회의원 세비 또한 최저임금과 연동되게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입법자로서 정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그는 세비가 최저임금의 5배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법안 이름을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연동법’으로 정했다. 1980년대부터 노동운동을 해왔고,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을 받아 국회에 진출한 이 의원을 6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임금 월 209만 원은 최소한의 안전장치

▼ 2017년 최저임금이 얼마가 돼야 한다고 보나.

“우리 당의 요구사항은 ‘2019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만들자’다. 올해 당장 1만 원이 돼도 좋고, 내년에 1만 원이 돼도 좋다.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 등이 모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잘 논의해 최소한 2019년까지는 ‘최저임금 1만 원’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 좋겠다.”

▼ ‘최저임금 1만 원’은 현재 한국 경제상황에서 무리한 목표라는 주장이 있다.



“최저임금 1만 원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 원(주휴수당 포함)이다. 이것이 과연 한 달간 노동한 사람이 받기에 ‘너무 많은’ 월급인가.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상당수가 가구주라는 점이다. 본인 외 1~2명의 식구를 부양하기에 200만 원 남짓한 월급은 결코 많지 않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보고한 생계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생계비는 274만4183원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사에서는 2인 가구의 경우 생계비로 약 220만 원, 3인 가구는 약 330만 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 하지만 최저임금을 갑자기 올릴 경우 중소기업인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지 않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인, 자영업자 가운데 ‘임금 때문에 망했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들을 진짜 고통스럽게 하는 건 대기업의 횡포, 과도한 프랜차이즈 수수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임차료 등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자영업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주고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근본적인 어려움을 풀어주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 올리면 경제 망한다’고 주장하는 건 무책임하다.”

▼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기업주가 직원을 해고하면 어떡하나.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전제를 세워놓고 ‘이럴까 봐 못 한다’ ‘저럴까 봐 못 한다’ 하기 시작하면 아무 일도 안 된다.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는 데서 시작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래야 사회변화의 동력이 생긴다. 또 하나 밝혀둘 것은 해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 시는 올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7.5달러에서 10.1달러(약 1만1600원)로 34% 올렸다. 그런데 일자리가 줄지 않았다. 현재 실업률은 3%를 밑돌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경제에 생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독일도 마찬가지다. 제도 시행 전 미숙련 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오히려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긴가.

“그것이 요즘 경제학계의 상식이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최저임금액을 올리거나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구매력 상승을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나는 우리 경제를 망친 두 가지 프레임이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낙수효과로 서민경제가 살아난다’는 것과 ‘노동자 임금을 올리면 경제가 망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자는 사실이 아니라는 게 역사로 증명됐다. 이제는 후자를 뒤집어볼 때다. 노동자가 돈을 써야 경제가 산다. 노동자가 돈을 쓰려면 월급이 올라야 한다.”



“구매력 키워 경제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려도 영세 사업장에서는 잘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이미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것이 되리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먼저 현재 시간당 6030원을 받다 3970원 더 받게 된 사람을 ‘가진 자’라고 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제를 적용받는 노동자는 현재 월급이 200만 원이 채 안 되고, ‘시급 1만 원’ 시대에도 200만 원 남짓한 소득을 받을 사람이다. 이들과 이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편 가르기 하는 건 부당하다. 더불어 강조할 것은 최저임금액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위반 사업장에는 강력한 징계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은 최저임금제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위반한 사업주가 처벌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의 경우 고용 노동자들의 처지도 힘든 사례가 많아 고발률도 낮다. 최저임금법을 개정해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단속을 철저히 하고 최저임금제도를 고의적,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업체는 문을 닫을 만큼 강력히 처벌하도록 할 것이다.”

▼ 저소득 노동자의 생계 문제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임금인상 방식이 아니라 사회안전망 확충 등 복지 확대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임금인상과 사회안전망 구축은 같이 가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현재 최저임금제도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가 전체 임금근로자의 18.6%에 이른다. 노동자 5명 중 1명꼴이다. 이들을 보호하려면 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복지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 가지 밝혀둘 것은 복지를 확대하려면 더 많은 세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경영계는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면서 최저임금을 묶어둔 채 복지를 확대하라고 주장한다. 이미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유리지갑’ 근로소득자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라는 뜻인가. 나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법인세율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른바 ‘최고임금법’과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연동법’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현재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해 많은 분을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CEO가 연봉을 더 받고 싶으면 최저임금을 올리면 되고,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윈윈(win-win)’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지 않겠나. 2000년대 초반 진보정당이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의 의제를 들고 나왔을 때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지적하는 분이 많았다. 하지만 불과 10년 만에 이 주장은 대중적 이슈가 됐다. 20대 국회에서 관련법이 제정된다면 ‘사회적 대타협’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간동아 2016.06.29 1044호 (p48~49)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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