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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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민의당 ‘안철수’ 오너 리스크

고난의 행군 예고하는 6가지 위기 요인…최대 변수는 안철수 바로 자신

  • 이종훈 시사평론가·정치학 박사 rheehoon@naver.com

    입력2016-05-20 16: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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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을 듣는 순간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웃음) 아휴, 참….”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선인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총선 직후 그는 떠났어야 했다. 공동대표라는 당직을 내려놓고 차라리 해외라도 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떠나지 않았고 오히려 당헌까지 개정하며 대표 임기를 연장하고 말았다. 정기국회 이후, 그러니까 12월 말 이후 국민의당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사이 국민의당은 안철수 효과를 연장하려 들 테지만 오히려 고난의 행군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안철수 리스크 때문이다. 그 리스크, 곧 위기 변수를 하나씩 살펴본다.

    1. 안철수

    역설적이게도 안철수 대표의 최대 위기 변수는 안철수다. 스스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자만심을 경계해야 한다. 안 대표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이다. 벤처사업을 일궜을 뿐 아니라 정치권에 들어와서도 많은 것을 이뤘다. 새정치민주연합을 과감하게 탈당함으로써 ‘강철수’라는 애칭도 얻었다. 이번에는 ‘안’ 철수하고 창당까지 완성함으로써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가 더해졌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 측의 통합 압박을 이겨냄으로써 대안 야당으로서 존재감도 키웠다. 본인의 지역구 선거를 포기하면서까지 유세 지원에 나섬으로써 사즉생 신화까지 일궜다. 모두가 말한다. “안철수가 많이 컸다”고.

    문제는 그다음이다. 아직 축배를 들 때가 아닌데 축배를 마셨다. 국민의당 곳곳에서 오만한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급기야 안 대표까지 그 대열에 가세했다. 국민은 안 대표가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키워 대통령 재목감으로 삼고 싶은데 작은 승리에 도취해 입찬소리를 해대니 보통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까닭이다.

    2. 의외로 약한 경제



    안 대표는 앞서 연찬회 자리에서 이런 발언도 내놓았다. “경제를 너무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어서….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고….” 그런 당신은 경제를 잘 아는가. 안 대표가 기업인, 경제인 출신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업을 잘하는 것과 경제, 특히 국가 경제정책을 잘 아는 것은 별개 문제다. 안 대표는 의대를 졸업한 벤처사업가일 뿐이다. 그런데 마치 거시경제정책까지 다 잘 아는 것처럼 말하니 보는 이로서는 뜨악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벤처사업가 출신이니 ‘새 경제’ 비전 같은 것이라도 제시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게 된다.

    5월 2일 안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흐름을 염두에 두고 총체적인 국가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근본적인 산업구조 개혁과 미래 먹거리 및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방식 접근을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은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 자주 언급하는 키워드다. 그런데 대체 무엇이 4차 산업혁명이냐고 물으면 아마 박 대통령도, 안 대표도 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어떤 산업에서 출로를 찾아야 하는지 답을 내놓지 못하는 한, 누구도 함부로 경제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

    3. 여전히 모를 새 정치

    국민은 새 정치를 원한다. 다만 생업에 바쁘다 보니 그 내용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 안 대표가 새 정치의 내용을 채워주길 원했다. 그런데 아직 채우지 못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정치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 그룹이나 참모진이 그것을 채워줘야 하는데 그조차 여의치 않은 듯하다. 새 정치는 비전이기도 하고 제도이기도 하고 사람이기도 하다. 비전으로서 새 정치는 이미 충분히 들었다. 국민도 호응해줄 만큼 해줬다.

    4월 총선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 영입으로 사람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 물갈이 비율은 오히려 다른 정당에 비해 낮았다. 인재 영입 경쟁에서도 더민주당에 앞섰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도 국민은 기대감만으로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줬다. 인재 영입은 총선 이후에도 이어져야 했다. 그러나 지지부진하다. 제도로서 새 정치는 이미 선진국에서 검증된 것만 해도 수없이 많다. 정치권에서 그동안 정치혁신 또는 정치쇄신이라는 이름하에 만들어둔 대안도 몇 트럭 분량이다. 취사선택을 잘해 실행 방안만 제대로 도출하면 그만이지만, 이 또한 힘겨워 보인다. 역시 공부가 부족하다.


    4. 親安 패권주의

    이런 와중에 국민의당 내에서도 패권주의가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가 싫다며 탈당을 불사한 안 대표였다. 그런데 창당 과정에서도, 총선 이후 당직 인선에서도 친안(친안철수) 패권주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래서 안 대표는 총선 직후 대표직을 내려놓고 해외로 나갔어야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누가 뭐라 해도 안 대표의 지지율에 힘입어 창당됐고, 또 제3당 지위에 오른 정당이다. 지지율을 유지하는 한 누구도 반란을 꿈꿀 수 없다.

    안 대표의 향후 지지율은 결국 대권 행보에 달렸다. 소탐대실. 당권에 욕심을 내느라 대권을 놓쳐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데 최근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떨치기 어렵다. 정작 안 대표는 당권에 큰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참모진 또는 측근들은 다르다. 그들로서는 당권을 빌려 당직을 차지해야 생활로서 정치를 계속할 수 있다. 생계형 정치, 계파정치를 낳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한 그것이 국민의당 내에서도 자라나고 있다.

    5. 빌린 호남 대표성

    호남 싹쓸이 덕에 당당하게 제3당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정통 야당으로서 튼튼한 뿌리도 갖게 됐다. 그런데 빌린 것이라는 한계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호남 유권자와 비호남지역에 거주하는 호남 출향 유권자 과반이 안 대표와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더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한 것도 아니다. 결국 안 대표와 문 전 대표 어느 누구도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누리던 만큼의 압도적 지지를 호남에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비교우위에 자만해서는 곤란한 이유다. 안 대표는 영남 출신이다. 지역 연고가 약한 그에게 다시 기대를 거는 까닭은 비호남권, 특히 영남권에서의 확장성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애매해졌다. 더민주당이 영남권에서 의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한 까닭이다. 국민의당 역시 영남권에서 정당 득표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지역구 의석을 확보한 것은 의미가 다르다. 확장성 면에서 차별성이 없다면, 안철수나 문재인이나 호남 유권자 처지에서는 도긴개긴이다. 안 대표가 영남권에서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6. 그래 봤자 제3당

    안 대표가 대통령이 되려면 제3당 후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38석을 가진 집권여당? 38석으로 정부를 이끌어가야 하는 대통령? 상상이 되는가.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국민의당 정부는 임기 초반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에 끌려다니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결국 21대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도모할 테지만 이 또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연정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이런 상황과 관련 깊다. 현실적으로 연정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국민은 안 대표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 두 거대 야당에 휘둘리는 약체 여당과 대통령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으로 이런 한계를 돌파했다. 안 대표도 이에 버금가는 극적인 선택을 해야만 한다. 판을 흔들어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지지기반을 대폭 잠식해야 한다. 이는 정계 개편일 수도 있고 합당이나 연정일 수도 있다. 안 대표에게 그것을 주도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다.



    해방자 또는 모리배

    안 대표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패권주의로부터 국민을 해방시키는 해방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패권주의로 국민을 속박하는 모리배가 될 것인가. 얼마간의 주도권과 기득권은 국민도 용인한다. 그러나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자기 이익 극대화에만 열중하는 꼴은 더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 민심이 나타난 것이 바로 4·13 총선 결과다.

    우리 국민은 일본과 같은 보수의 장기집권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붕괴시켰다. 그렇다고 진보 재집권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민주당에도 과반 의석을 부여하지 않았다. 보수도, 진보도 변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정반합! ‘김대중 정부+노무현 정부=진보 집권 10년’ ‘이명박 정부+박근혜 정부=보수 집권 10년’, 그 20년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간 미래를 원하고 있다. 제3세력인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그런 바람이 낳은 산물이다. 바람에 응답하면 집권할 테고, 응답하지 못하면 집권에 실패할 것이다. 오너 리스크로 망쳐버리기에는 아까운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당 오너 안철수 대표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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