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에 빠진 브라질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제대로 치를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리우올림픽은 8월 5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남미대륙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 규모는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206개국에서 선수 1만500여 명이 출전, 총 28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난민 대표팀(Team Refugee Olympic Athletes)’이 참가할 계획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전 등으로 상처받은 난민들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사상 처음 대표팀을 꾸렸다. IOC 깃발을 들고 출전할 난민 대표팀은 5〜10명으로 구성될 예정.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이미 5월 3일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했고, 328개 도시를 거치는 2만km 봉송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선수들은 잇달아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112년 만에 재개되는 올림픽 골프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기대되던 애덤 스콧(호주), 비제이 싱(피지) 같은 세계적 골프 스타들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존 이스너(미국),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등 남자테니스 세계 상위 랭킹 선수들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캐나다, 케냐도 지카바이러스가 진정되지 않으면 선수단 불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IOC는 지카바이러스 때문에 리우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중위생 전문가인 아미르 아트랑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공공건강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리우올림픽이 지카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높일 위험이 있다’면서 ‘IOC와 WHO가 이를 무시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리우올림픽을 보려고 브라질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50만여 명이 잠재적인 감염 대상이므로 자칫하면 본격적인 공중보건 재앙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브라질 정부는 군 병력까지 동원해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엔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까지 유행 중이다. 4월 30일 현재 신종플루에 걸린 환자는 2085명이며 이 중 411명이 사망했다. 신종플루는 A형 인플루엔자 변종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으로, 2009년 1만8000여 명이 사망한 바 있다. 지카바이러스보다 신종플루가 더 위험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치안도 불안하다. 리우에는 사실상 공권력이 미치지 않아 ‘무법천지’라는 얘기를 들어온 빈민가가 곳곳에 있다. 리우에서 지난 5년간 발생한 살인 사건 희생자 수는 1519명에 달한다. 지금도 매일 3명 이상이 살해되고 있다. 리우에서 강력 사건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콤플레수 다 마레 빈민가는 4.3km2 면적에 13만 명이 거주하는데, 마약상과 갱조직 간 총격전 등으로 주민들이 늘 공포에 시달리는 상태다.
브라질 경찰은 리우 빈민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범죄조직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완벽한 통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리우올림픽 기간 군과 경찰 8만5000명을 치안 유지에 동원할 계획이지만 불안이 해소될지는 불투명하다. 왕년 브라질 축구 스타 히바우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브라질의 불안한 치안 상황을 지적하며 리우 방문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경제난도 문제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재정 악화로 브라질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기 때문.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3.7%를 기록했고 올해는 마이너스 1.9%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재정적자는 GDP 대비 9.7%에 달하는 등 최근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물가상승률은 10.67%로 13년 만에 최고치다. 실업률은 지난 1분기 10.9%를 기록했다.
경제난으로 올림픽 시설 일부는 아직까지 완공되지 못한 상태다. 실내 사이클 경기장 벨로드롬은 공사 일정을 맞추지 못해 시험주행 행사가 취소됐고, 승마·테니스 경기장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요트 등 수상 종목이 열리는 구아나바라 만은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도시 한 곳에서 개최되던 기존 올림픽과 달리 리우올림픽은 4개 도시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각 도시를 연결할 교통시설이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리우올림픽에 소요되는 예산은 400억 헤알(약 12조6200억 원). 최악의 경제상황에 빠진 브라질이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역대 올림픽 개최국 중 상당수가 대회 이후 재정 파탄을 겪었던, ‘올림픽의 저주’가 재현될 수도 있다.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임시정부를 출범했지만 정국 혼란과 경제난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에 상·하원 의장 등 주요 지도자급 인사가 줄줄이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리우올림픽을 주관하는 체육부 장관이 지난 두 달 새 3명이나 교체됐다. ‘대통령 부재’라는 초유 사태를 맞은 브라질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의구심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 시작하기도 전 열기가 식어버린 리우올림픽의 초라한 현실이다.
‘난민 대표팀(Team Refugee Olympic Athletes)’이 참가할 계획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전 등으로 상처받은 난민들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사상 처음 대표팀을 꾸렸다. IOC 깃발을 들고 출전할 난민 대표팀은 5〜10명으로 구성될 예정.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이미 5월 3일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했고, 328개 도시를 거치는 2만km 봉송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전히 공사 중인 경기장·교통시설
각국 선수단이 리우올림픽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신생아 소두증을(小頭症) 유발하는 지카(Zika)바이러스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브라질에서 150만 명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신생아 소두증 확진 환자는 132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1947년 우간다 지카 숲에서 처음 발견됐다. 감염되면 고열, 발진, 관절통, 안구충혈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소두증 아기를 낳을 수 있다. 두뇌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채 작은 머리를 갖고 태어나는 소두증 아기는 출생 직후 사망하기도 하고, 자라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 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에도 전염된다. 감염자의 피를 수혈받거나 감염자와 성관계를 할 경우 전염될 수 있다.이 때문에 각국 선수들은 잇달아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112년 만에 재개되는 올림픽 골프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기대되던 애덤 스콧(호주), 비제이 싱(피지) 같은 세계적 골프 스타들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존 이스너(미국),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등 남자테니스 세계 상위 랭킹 선수들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캐나다, 케냐도 지카바이러스가 진정되지 않으면 선수단 불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IOC는 지카바이러스 때문에 리우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중위생 전문가인 아미르 아트랑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 ‘공공건강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리우올림픽이 지카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높일 위험이 있다’면서 ‘IOC와 WHO가 이를 무시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리우올림픽을 보려고 브라질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50만여 명이 잠재적인 감염 대상이므로 자칫하면 본격적인 공중보건 재앙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브라질 정부는 군 병력까지 동원해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엔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까지 유행 중이다. 4월 30일 현재 신종플루에 걸린 환자는 2085명이며 이 중 411명이 사망했다. 신종플루는 A형 인플루엔자 변종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으로, 2009년 1만8000여 명이 사망한 바 있다. 지카바이러스보다 신종플루가 더 위험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치안도 불안하다. 리우에는 사실상 공권력이 미치지 않아 ‘무법천지’라는 얘기를 들어온 빈민가가 곳곳에 있다. 리우에서 지난 5년간 발생한 살인 사건 희생자 수는 1519명에 달한다. 지금도 매일 3명 이상이 살해되고 있다. 리우에서 강력 사건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콤플레수 다 마레 빈민가는 4.3km2 면적에 13만 명이 거주하는데, 마약상과 갱조직 간 총격전 등으로 주민들이 늘 공포에 시달리는 상태다.
브라질 경찰은 리우 빈민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범죄조직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완벽한 통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리우올림픽 기간 군과 경찰 8만5000명을 치안 유지에 동원할 계획이지만 불안이 해소될지는 불투명하다. 왕년 브라질 축구 스타 히바우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브라질의 불안한 치안 상황을 지적하며 리우 방문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경제난도 문제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재정 악화로 브라질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기 때문.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3.7%를 기록했고 올해는 마이너스 1.9%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 재정적자는 GDP 대비 9.7%에 달하는 등 최근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물가상승률은 10.67%로 13년 만에 최고치다. 실업률은 지난 1분기 10.9%를 기록했다.
경제난으로 올림픽 시설 일부는 아직까지 완공되지 못한 상태다. 실내 사이클 경기장 벨로드롬은 공사 일정을 맞추지 못해 시험주행 행사가 취소됐고, 승마·테니스 경기장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요트 등 수상 종목이 열리는 구아나바라 만은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도시 한 곳에서 개최되던 기존 올림픽과 달리 리우올림픽은 4개 도시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각 도시를 연결할 교통시설이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리우올림픽에 소요되는 예산은 400억 헤알(약 12조6200억 원). 최악의 경제상황에 빠진 브라질이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역대 올림픽 개최국 중 상당수가 대회 이후 재정 파탄을 겪었던, ‘올림픽의 저주’가 재현될 수도 있다.
대통령 탄핵, 리더십이 없다
문제는 이를 수습할 리더십의 부재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따른 정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 호세프 대통령은 상원의 탄핵 심판 절차 개시 결정에 따라 직무가 정지됐다. 대법원장은 탄핵 심판을 주재하면서 최장 180일(6개월)간 호세프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감추고자 정부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를 심리한다. 혐의가 인정되면 상원 전체회의에서 탄핵 찬반을 묻는 최종 투표가 실시되는데, 현재로선 탄핵될 개연성이 높다.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임시정부를 출범했지만 정국 혼란과 경제난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스캔들에 상·하원 의장 등 주요 지도자급 인사가 줄줄이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리우올림픽을 주관하는 체육부 장관이 지난 두 달 새 3명이나 교체됐다. ‘대통령 부재’라는 초유 사태를 맞은 브라질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 의구심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 시작하기도 전 열기가 식어버린 리우올림픽의 초라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