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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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R헤드셋, 10년 안에 아이폰 대체한다”

손가락 햅틱 장치 착용하면 가상공간에서 문자 타이핑 가능

  •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입력2022-01-1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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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애플은 메타(옛 페이스북)
가상현실 홍보 담당자를 스카우트하며 AR헤드셋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해외 디자이너가 예측한 애플 AR헤드셋 렌더링(완성 예상도) 이미지. [이언 젤보(Ian Zelbo) 트위터]

    최근 애플은 메타(옛 페이스북) 가상현실 홍보 담당자를 스카우트하며 AR헤드셋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해외 디자이너가 예측한 애플 AR헤드셋 렌더링(완성 예상도) 이미지. [이언 젤보(Ian Zelbo) 트위터]

    올해 애플이 증강현실(AR)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해 메타버스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로 애플 AR헤드셋이다. 애플은 가상의 3D(3차원) 공간에서 사용자 경험을 한층 높여줄 AR헤드셋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3D 인터넷 정보를 실시간으로 가져와 현실 세계와 통합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총칭하는 기술이다. 현재 다수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메타버스에 접속하고 있다. 여기에 VR(가상현실)/AR헤드셋까지 사용하면 메타버스 몰입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메타 가상현실 홍보 담당자 스카우트

    애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 아이폰이 AR헤드셋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애플은 AR/VR 개발자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메타이오, 페이스시프트, 리얼페이스, 넥스트VR 같은 스타트업도 인수해 관련 역량을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메타(옛 페이스북) 가상현실 홍보 담당자를 스카우트해 제품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초기 애플 AR헤드셋 스케치 이미지. [미국 특허청]

    초기 애플 AR헤드셋 스케치 이미지. [미국 특허청]

    애플이 지난 10여 년간 AR/VR 기술로 획득한 특허 출원 내용을 살펴보면 AR헤드셋 준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2008년 초기 고글 모양 헤드셋과 AR 기술을 구현하는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가장 최근인 지난해 2월에는 디자인 요소, 렌즈 조정, 시선 추적 기술, 소프트웨어 제어 시스템 등 애플 AR헤드셋 관련 특허를 여러 개 출원했다.

    AR헤드셋은 무게를 줄이고 착용감을 높이는 게 포인트다. 먼저 얼굴에 직접 닿는 부위는 에어팟 맥스와 유사한 니트 메시 소재를 사용할 예정이다. 초기 모델은 쿨러 팬과 프로세서(CPU) 탑재로 무게가 꽤 나갔으나, 헤드셋을 얼굴에 더 밀착시키면서 크기가 줄었다. 최근 완성한 프로토타입(시제품) 무게는 200~300g이며, 최종 출시 무게는 100~200g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야 실용성도 올라간다.



    맥 M1보다 더 빠른 CPU 탑재할 듯

    애플 AR헤드셋은 사용자 시선의 방향과 초점을 식별하며 제어장치를 통해 눈앞에 나타난 정보들을 분석한다. 헤드셋을 착용하면 보안 유지와 함께 빛이 차단되고 렌즈가 사용자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된다. 해외 IT(정보기술)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 AR헤드셋은 맥(Mac)에 사용된 M1 CPU보다 더 빠른 칩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AR/VR를 구현하는 데 뛰어난 성능의 컴퓨팅 사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시선 추적 기술을 지원하는 4K 또는 8K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이에 애플은 대만 반도체회사 TSMC와 협력해 1인치 미만의 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애플 AR헤드셋에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10개 넘는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이다(위). 지난해 애플이
특허 출원한 손가락 장착 햅틱 장치. [미국 특허청]

    애플 AR헤드셋에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10개 넘는 카메라가 탑재될 예정이다(위). 지난해 애플이 특허 출원한 손가락 장착 햅틱 장치. [미국 특허청]

    AR헤드셋 외부에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10개 이상 카메라를 탑재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생체 인식, 환경 감지 등에 필요한 모듈도 포함된다. 카메라와 3D 감지 모듈은 사용자의 손 제스처와 주변 물체를 파악하고 음성 제어, 피부·공간·표정 변화 등을 감지해 헤드셋을 제어한다.

    최근 애플의 특허 출원 내용을 살펴보면 손가락에 장착하는 햅틱 장치도 개발 중이다. 적외선으로 사용자 시선을 감지하는 추적 시스템과 가상 3D 공간에서 문서를 편집하는 제스처 감지 기술로 만들어지는 장치다. 헤드셋과 함께 손가락에 햅틱 장치를 착용하면 가상공간에서 방향 조정이나 문자 타이핑, 클릭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애플 AR헤드셋은 게임,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등을 모두 포괄한 3D 디지털 환경을 제시하는 첨단 웨어러블 기기를 목표로 한다. 메타버스 붐에 힘입어 가상현실에서 소비가 늘어날 경우 애플 AR헤드셋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려되는 점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사람 얼굴에 착용할 웨어러블 기기를 대중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렌즈, 부품 소형화, 생산 기술, 콘텐츠 제작에 오랜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차별성이 관건

    투명 렌즈 위에 날씨, 지도, 알림 등 정보가 덧입혀지는 구글 글라스(왼쪽). 게임 같은 몰입형 콘텐츠에 알맞은 메타의 오큘러스 리프트. [구글, 메타]

    투명 렌즈 위에 날씨, 지도, 알림 등 정보가 덧입혀지는 구글 글라스(왼쪽). 게임 같은 몰입형 콘텐츠에 알맞은 메타의 오큘러스 리프트. [구글, 메타]

    애플 AR헤드셋은 얼굴을 덮는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뛰어난 디자인으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존 여러 헤드셋의 실패 원인을 떠올려보면 AR헤드셋은 헤드셋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콘텐츠도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과연 애플 AR헤드셋이 어떤 차별성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10년 전 구글이 야심 차게 선보였으나 현재 개발이 중단된 ‘구글 글라스’는 기존 세계에 새로운 정보를 덧입히는 AR스마트안경이다. 투명한 렌즈 위에 날씨, 지도, 알림 같은 각종 정보가 덧입혀지는 형태다. 가상현실에 비해 몰입도와 흥미는 떨어지지만 잠재적인 응용 범위가 넓다. 이에 비해 메타의 오큘러스 리프트는 현실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고 새롭게 구현한 가상 세계를 보여주는 VR헤드셋이다. VR는 시뮬레이션된 세계에서 사용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게임 같은 몰입형 콘텐츠에 중점을 둔다.

    애플 AR헤드셋은 AR에서 시작해 두 가지가 혼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유사한 형태로 개발될 전망이다. 애플은 AR헤드셋에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자 맞춤형 운영체제인 ‘rOS’를 개발 중이며, 헤드셋용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앱 스토어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줌(Zoom) 같은 화상회의는 물론, 360도 비디오 재생, 게임, 영화·음악 스트리밍, 콘서트 및 스포츠 경기 관람도 가능하다.

    미국 CNBC 방송은 “애플이 VR와 AR를 결합한 하이엔드 헤드셋을 내놓는다면 아이폰과 애플워치가 출시됐을 때처럼 전체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는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메타버스를 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해 메타버스 성장을 이끄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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