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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제12회 카셀 도큐멘타

지구화 열풍 속 예술에게 길을 묻다

지구화 열풍 속 예술에게 길을 묻다

지구화 열풍 속 예술에게 길을 묻다

카셀 도큐멘타에 출품된, 설치와 퍼포먼스가 결합된 작품.

독일 중심에 자리한 카셀시에서 5년마다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가 올해 12번째를 맞았다. 독일의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와 함께 유럽의 3대 미술행사로 꼽히는 이 행사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폐허가 된 카셀의 재건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예술행사로 1955년 출범했다.

카셀 도큐멘타는 전후 50년간 백인 남성 중심주의를 고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2002년 제11회 때부터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으로 내정된 오쿠이 엔위저가 그 장본인이다. 비유럽인 감독으로 당시 행사를 맡은 그는 유럽중심주의를 해산하고 인도와 아프리카로 무대 영역을 넓혔다.

올해는 예술감독 로저 뷔르겔의 지휘 아래 전 세계로 영역이 확장됐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미주 지역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참가한 것. 또 14세기 이후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각지에서 만들어진 회화와 공예 작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전후 60~70년대를 거쳐 80년대와 90년대, 21세기까지 현대미술이 거쳐온 역사가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제12회 카셀 도큐멘타는 묻는다. ‘모던과 티크는 어떻게 다른가.’ ‘시대와 지역의 차이 속에서 아름다움이란 어떻게 관철되는가.’ ‘예술은 교육을 통해 재생산될 수 있는가.’ 이러한 물음은 지구화의 열풍 속에서 예술이 갖는 기능과 의미를 되묻는 것으로, 오늘날 유럽의 문화패권주의가 외부 세계와 조응하는 방식을 대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따끈따끈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중국 작가들 대거 출품 … 1001명 참여한 프로젝트도 진행

지구화 열풍 속 예술에게 길을 묻다

전시장 앞마당에 설치된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이 비바람에 쓰러져 있다.

이번 카셀 도큐멘타에 작품을 낸 작가 중에는 중국 작가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 웨이웨이가 대표적이다. 임시전시장 앞마당에 설치된 거대한 설치미술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전날 강하게 분 비바람 때문에 쓰러진 상태였지만 그것만으로도 볼거리는 충분했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중국 앤티크 의자들도 중국의 물량공세를 실감하게 했고, 전시 기간에 중국 전역에서 1001명의 중국인이 카셀 도큐멘타 행사장으로 몰려오는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독일을 처음으로 통일국가로 만든 빌헬름 대제의 별장인 빌헬름 회어는 루벤스와 렘브란트의 컬렉션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곳 전시장에서 이루어진 고전과 현대미술의 극적인 만남은 이번 전시의 문제의식 가운데 하나인 모던과 앤티크의 비교 검토를 잘 보여주었다.

고성(古城) 아래 언덕에는 태국 작가 사카린이 계단식 논을 만들었다. 유럽 고성에 동남아의 농경문화를 접목한 것이다. 카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충격적인 설치미술이었다.

6월16일 시작한 카셀 도큐멘타는 9월23일까지 이어진다.



주간동아 2007.07.31 596호 (p80~81)

  • 김준기 미술평론가 www.gimjung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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