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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실체 드러낸 美 ‘501 정보여단’

첩보 수집·분석 ‘손꼽히는 비밀부대’ … 미국의 공개 의도는 ‘북한 압박’

실체 드러낸 美 ‘501 정보여단’

실체 드러낸  美 ‘501 정보여단’

지난 5월22일 미 501 군사정보여단은 ‘이례적으로’ 정보 자산을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5월22일 주한미군은 501 군사정보여단의 정보 자산을 이례적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501 군사정보여단은 첩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정보를 생산하는 비밀 부대. 일반인들은 주한미군에 이런 부대가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데 주한미군은 전격적으로 이 부대가 사용하는 정보장비를 공개한 것이다.

501 군사정보여단은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편제돼 있는가. 주한미군이 이 부대의 첩보 수집 자산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 부대인 501 군사정보여단에 대해 탐험해보기로 한다.

정보는 크게 인간을 통해 얻는 ‘인간정보(HUMINT·Humane Intel-ligence)’와 ‘신호정보(SIGINT·Signal Intelligence)’, 그리고 ‘영상정보(IMINT·Image Intelligence)’로 나뉜다.

인간정보는 공작원을 침투시키거나 적국에서 침투시킨 공작원이나 귀순해온 사람을 심문해 얻어내는 정보다. 신호정보는 적국에서 나오는 방송·유무선통신, 기타 모든 신호를 포착해 얻어내는 정보를 말한다. 이중 무선통신의 경우 대개 암호로 내용을 전달하므로 이를 신호정보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암호 해독 능력을 갖춰야 한다. 영상정보란 공작원이나 첩보기·첩보위성 등이 찍어온 사진을 분석해서 얻은 정보를 말한다.

프로펠러기 통해 각종 정보 수집

한국군의 핵심 정보부대는 국군정보사(이하 정보사)와 777부대(혹은 5679부대), 그리고 국군기무사(이하 기무사)다. 정보사는 북한과 북한군을 상대로 요원이나 첩보기 등을 투사(投射)해 인간정보와 영상정보를 생산한다. 777부대는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신호를 수집·분석해 신호정보를 생산한다. 기무사에서는 우리 군 내에 침투한 좌익사범과 공작원을 생포해 심문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인간정보를 얻어낸다.

실체 드러낸  美 ‘501 정보여단’

501 여단장인 마리 리기어 대령.

이렇게 한국군은 북한을 상대로 한 투사, 북한에서 나오는 신호 포착, 그리고 군내 보안과 방첩 활동이라는 임무에 따라 정보사와 777부대, 기무사를 편제해놓고 있다. 이 부대들은 육해공군이 함께 근무하는 통합부대다. 따라서 세 부대가 생산한 정보는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공유한다.

그러나 미국군은 다른 체제를 갖고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독자적인 정보부대를 갖고 있으며 각 군에 속한 정보부대는 인간정보와 신호정보, 영상정보를 모두 취급한다. 다시 말해 미국군은 한국군 정보사와 777부대, 기무사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정보부대를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별도로 갖고 있는 것이다.

미 육군의 정보부대는 ‘정보 및 보안사령부’, 줄여서 ‘정보사(情保司)’로 번역되는 INSCOM(Intelligence and Security Command)이다. 한국군 정보사는 순수하게 정보 업무만 하기 때문에 ‘情報司’로 쓰지만 미 육군의 INSCOM은 정보 업무와 기무사가 담당하는 보안 업무를 함께 수행하므로 한자로는 ‘情保司’로 써야 한다.

한국군 정보사령관과 777부대장은 소장이고 기무사령관은 중장인 데 반해 미 육군 정보(情保)사령관은 소장이다. 한국군 기무사령관이 미 육군 정보사령관보다 계급이 높은 것은 그만큼 기무사령관의 계급이 인플레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육군 정보사 예하에는 여단과 단(Group), 두 종류의 부대가 있다. 단장과 여단장의 계급은 똑같이 대령인데 단보다는 여단이 훨씬 더 많은 대대를 거느리고 있다. 한마디로 여단은 인간·신호·영상 등 모든 종류의 정보를 생산하는 부대다. 아울러 자군의 기밀이 새는 것을 막는 보안과 자군 내로 침투한 간첩을 조사하는 방첩 기능도 갖추고 있다. 반면 단은 이중 몇 개만 수행한다.

실체 드러낸  美 ‘501 정보여단’

미 501 군사정보여단의 주전력은 평택 인근의 캠프 험프리에 포진해 있다.

미 육군 정보사에는 5개의 여단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501여단이다. ‘표’에서처럼 501여단에는 4개의 대대가 있다. 3군사정보대대(이하 3대대)는 제트기에 비해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프로펠러기를 띄워 북한을 상대로 각종 신호정보를 수집한다. 3대대가 운용하는 대표적인 첩보기인 ‘가드레일’은 프로펠러기라 높이 날지 못하므로 넓은 지역을 감시하지는 못한다.

고(高)고도를 비행하며 보다 넓은 지역을 감청하는 임무는 미 12공군 9정찰비행단이 담당한다. 9정찰비행단에는 U-2를 운용하는 3개 대대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5정찰대대가 한국 오산에 파견돼 있다. 5정찰대대는 북한 전역을 상대로 신호정보와 영상정보를 수집한다.

한국군 777부대가 신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운용하는 백두첩보기는 미 공군이 운용하는 U-2기와 미 육군이 운용하는 프로펠러 첩보기 사이의 고도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501여단 3대대와 미 공군의 5정찰대대, 그리고 한국군 777부대와 정보사는 수집한 첩보를 공유한다. 이 4개 부대가 첩보를 분석해 생산한 정보를 서로 비교해봄으로써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가고 있다. 정보 분야의 한미공조는 바로 수집한 첩보를 공유하고 생산한 정보의 비교를 통해 구축돼 왔다고 한다.

524군사정보대대(이하 524대대)는 한국군 기무사와 같은 주한미군 내로 침투하는 간첩을 막는 ‘방첩’과 주한미군의 비밀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는 ‘보안’, 그리고 한국군 정보사와 같은 인간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서울 서빙고에 본부를 둔 524대대에는 북한인을 심문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갖춘 ‘고(go)팀’이 있으며 고팀 요원을 포함한 524대대원은 대부분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3대대서 운용하는 첩보기는 24시간 운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계속해서 비행해야 하므로 특정 지역을 정교하게 감시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527군사정보대대인데 이 부대는 휴전선 부근 고지에 대형 안테나를 세워놓고 24시간 북한 전역에서 나오는 신호를 수집하고 있다.

532군사정보대대(이하 532대대)는 유사시 전투부대가 화급하게 정보 지원을 요청하면 즉각 첩보를 수집해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동 정보부대’다. 532대대에는 이러한 임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기동정보지원반(DISE)이 편성돼 있다. 532대대는 전투 현장에 달려가 종합적인 정보를 지원해야 하므로 인간정보와 신호정보, 영상정보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501여단은 미 육군 정보사 예하 부대 중에서 유일하게 전선을 두고 적을 상대하는 부대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미 육군이 상당한 비중을 두고 주전력을 배치해놓고 있다고 한다. 주한미군은 왜 이렇게 중요한 부대를 한국 언론에 공개한 것일까. 한 소식통은 “북한에 심리적인 압박을 주기 위해서”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 미군은 상당한 전력을 이라크에 파병해놓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정밀공격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위험한 짓을 하면 그것을 바로 추적해 공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미국은 손금 보듯이 북한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501여단의 정보 자산을 공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어선으로 하여금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게 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치열한 심리전을 펼치는 단계에 있다.”

주간동아 2003.06.19 389호 (p32~33)

  • 이정훈/ 신동아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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