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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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진출한 황인범, 페예노르트 안착

[위클리 해축] 최근 2연승에 지대한 영향력… 기습부터 측면 수비 커버까지 에이스급 활약

  •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입력2024-10-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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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시즌이 바뀔 때마다 팀을 옮겨 다녔던 황인범이 네덜란드 에레디비시(프로축구 1부 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번 여름 에레디비시 명문 클럽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으로 옮긴 황인범은 이적 후 3경기 만에 페예노르트에서 ‘9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1군 명단에 등록되자마자 챔피언스리그 바이엘 04 레버쿠젠과 경기에서부터 모든 경기를 선발로 뛰고 있는 황인범은 짧은 시간 자신의 존재감을 네덜란드 축구 팬들에게 각인했다.

    10월 6일(현지 시간) 2024~2025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8라운드 트벤테와 홈경기에서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의 황인범이 리그 데뷔 골을 터뜨렸다. [GETTYIMAGES]

    10월 6일(현지 시간) 2024~2025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8라운드 트벤테와 홈경기에서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의 황인범이 리그 데뷔 골을 터뜨렸다. [GETTYIMAGES]

    히딩크 “황인범, 리더처럼 행동하는 모습 인상적”

    현지 매체들도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ESPN 네덜란드판은 10월 6일(이하 현지 시간) 트벤테와 경기에서 데뷔 골을 넣은 황인범을 에레디비시 8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했다. “짧은 시간 큰 존재감을 드러낸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황인범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히딩크는 현지 방송에 출연해 “황인범은 유럽 경험이 많은 선수이고 리더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한국인은 대부분 얌전한 성격이지만 황인범은 동료들에게 몇 차례 손으로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의 적극적인 성격과 모습을 칭찬했다.

    그렇다면 황인범이 뛰는 페예노르트의 시즌 초반 분위기는 어떨까. 페예노르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3시즌 동안 팀을 이끈 아르네 슬롯 감독을 리버풀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슬롯 아래에서 후방 빌드업을 이끌던 수비수 뤼츠하럴 헤이르트라위다, 중원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마츠 비퍼르, 측면 공격수 얀쿠바 민테 등 주축 자원도 대거 팀을 떠났다. 슬롯 후임으로 체코 AC 스파르타 프라하를 이끌었던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이 선임됐다. 하지만 프리스케 감독 아래에서 페예노르트는 시즌 초반 출발이 썩 좋지만은 않다.

    브리안 프리스케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 [GETTYIMAGES]

    브리안 프리스케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 [GETTYIMAGES]

    ‌현재 페예노르트의 리그 순위는 3승 4무로, 에레디비시 전체 18개 팀 중 6위를 기록 중이다(이하 10월 16일 기준). 10월 6일 트벤테를 꺾어 승점 획득에 성공했지만, 1위 PSV 아인트호벤과 승점 격차는 11점으로 여전히 크다. 페예노르트가 PSV 아인트호벤보다 한 경기 덜 치렀음을 고려해도 아쉬운 성적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페예노르트는 레버쿠젠에 패했고, 지로나에는 승리해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최근 라리가에서 흐름이 좋지 않은 지로나가 자책골 2골을 기록하는 바람에 3-2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결과와 별개로 페예노르트의 경기 내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성적이 요동치는 가운데 프리스케 감독은 다양한 전술적 실험을 거듭하며 초반 분위기를 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시도가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부임 직후 프리스케 감독이 시도한 전술은 3-4-3 포메이션이었다. 중앙 수비를 백3 형태로 배치한 뒤 좌우 윙백을 높게 올리는 공격 대형이다. 후방에서 전방을 향한 롱패스를 자주 올려 빠른 공수 전환을 추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선수 간 간격이 벌어지는 만큼 빌드업 시 패스 정확도가 확보되지 못했다. 경기 내용도 썩 좋지 않아 3-4-3 전술은 실패하고 말았다.

    성과 내기 시작한 3-2-5 공격 대형

    이후 프리스케 감독의 선택은 4-2-3-1 포메이션이었다. 하지만 이 전술은 공수 밸런스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공격 시 좌우 풀백을 올려 전방에 가담하는 공격수 수를 늘리고, 수비에선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후방에서부터 괴롭히는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압박 과정에서 벌어지는 수비와 미드필더의 간격, 공격 가담을 위해 올라간 풀백의 뒤공간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3선에 서는 팀버와 황인범마저 위쪽으로 압박에 가담하는 순간 중원에 서는 선수가 없다시피 했다. 심지어 헤이르트라위다가 빠진 수비진마저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하며 공수 밸런스가 붕괴됐다. 여기에 왼쪽 풀백 크빌린치 하르트만과 미드필더 칼빈 스텡스, 해결사 산티아고 히메네스의 부상도 페예노르트의 초반 부진에 한몫했다.

    다행히 최근 프리스케 감독이 시도한 전술 변화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지로나전과 10월 A매치 직전에 펼쳐진 트벤테전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오른쪽 풀백 조르단 로톰바를 후방에 고정해 전진을 최대한 자제시키는 대신, 왼쪽 풀백 우고 부에노를 높이 올리는 3-2-5 공격 대형을 완성했다. 부에노가 수비 때 복귀하지 못해도 후방에 남아 있는 수비수가 3명이라서 넓게 벌어진 뒤공간을 커버하기 용이해졌다. 트벤테전에선 압박할 때 선수들 사이 간격이 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이며 2-1로 승리했다.

    황인범은 최근 팀의 2연승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후방에서 퀸턴 팀버르와 함께 수비진으로부터 건네받은 공을 공격진에게 간결하게 건넸다. 황인범의 장점인 다양한 구질의 패스 능력과 공을 간결하게 처리하는 기술이 척척 들어맞고 있다. 여기에 공을 주고 들어가는 움직임을 통해 기습적으로 박스 안 공격에 가담하는 시도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트벤테전에선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박스 밖에서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 짓는 모습도 보여줬다. 황인범은 때때로 측면 수비의 빈자리까지 커버하는 등 많은 활동량을 선보여 프리스케 감독과 페예노르트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주전 경쟁’이 아닌 ‘혹사’가 걱정된다는 팬들의 평가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매 경기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는 황인범의 활약상이 앞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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