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의 단식 금메달 쾌거도 잠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안세영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승리 기쁨도 잠시, 결승 경기를 끝낸 안세영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으면서 어떤 면에서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며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하나만 나온 건 (협회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안세영의 불만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무릎에 큰 부상을 입었는데, 귀국 후 협회를 통해 받은 검사가 오진이었고 제대로 된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집에 방치됐다는 게 안세영 측 주장이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1년간 국제 대회 16개를 뛰는 살인적인 스케줄도 견뎠다. 이후 대표팀 훈련 과정에서도 갈등이 있었다. 안세영은 “모든 훈련과 치료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복식 선수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단식만 출전하는 안세영에게 복식 출전 압박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올해 1월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발송했으나, 협회와 소통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안세영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내 원동력은 분노였다”며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택규 협회장 “선수와 갈등 없어”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안세영이 금메달을 손에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뉴스1]
8월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안세영은 말을 아끼면서 “나는 (협회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정말 운동에만 전념하고픈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서 말한 것”이라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협회, 소속팀과 상의한 뒤 다시 설명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안세영보다 먼저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나와 선수,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안세영도)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고, (부상) 오진 난 부분에 대해서만 파악해 보도자료를 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의 주장을 반박한 10쪽짜리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안세영을 무리하게 국제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았고, 오진은 진료 및 치료 기록을 면밀히 파악해 재발을 방지할 것이며, 부적절한 훈련 체계에 대해서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겠다는 게 골자다. “단식 선수에게 복식 경기를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부 또한 자체적으로 안세영 발언에 대한 경위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진행 중인 파리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이번 사태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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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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