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홍명보호 23명의 윤곽이 드러났다.
3월 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한국과 그리스 대표팀의 평가전이 힌트다.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포함해 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그리스전 멤버가 최종 엔트리라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 박주영(왓포드)과 손흥민(레버쿠젠)이 1골씩 넣으며 그리스를 기분 좋게 2대 0으로 제압했다.
그리스전 하이라이트는 박주영의 득점이었다. 2013년 2월 이후 13개월 만에 대표팀에 뽑힌 박주영은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45분만 뛰며 왼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사이로 들어가는 타이밍, 한 번 바운드된 공을 때리는 슛 모두 나무랄 데 없었다. 2011년 11월 이후 28개월 만에 A매치 골맛을 봤다. 홍명보호의 아킬레스건은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박주영이 그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했다.
# ‘캡틴 구’와 ‘손박쌍용’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마친 뒤 “박주영 말고도 많은 선수가 어느 때보다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평했다. 사실이다. 박주영이 드라마틱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주목받았지만 홍 감독에게 더 고무적이었던 것은 출범 후 가장 짜임새 있던 대표팀 공격력이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주장 구자철(마인츠)이었다. 구자철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서 펄펄 날았다. 절묘한 패스로 손흥민이 넣은 두 번째 골도 도왔다. 손흥민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선덜랜드)의 활약도 백미였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때 대표팀 주축은 ‘양박’(박지성·박주영)-‘쌍용’(이청용·기성용)이었다. 이제 박지성은 없다. 얼마 전 홍 감독이 박지성을 만나 대표팀 복귀는 없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쌍용은 박주영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마치 그동안 계속 호흡을 맞춰왔던 것처럼 착착 맞아 들어갔다. 박지성 자리엔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날카로운 슛 감각을 지녔다. 물론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한 번도 뛴 적 없는 초짜다. 하지만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레버쿠젠의 주축 공격수다. 어느 팀을 만나도 겁내지 않는다. 경험 있는 동료들이 옆에서 도와주면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는 기대주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통해 ‘캡틴 구’+‘손박쌍용’의 가능성을 봤다. 잘만 다듬으면 4년 전 ‘양박쌍용’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합이다.
# 최종 엔트리 80% 사실상 확정
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23명이다. 골키퍼는 반드시 3명이어야 한다. 결국 필드 플레이어는 20명이므로 산술적으로는 포지션별 2배수를 뽑을 수 있다. 브라질 무대를 밟을 홍명보호 23명 명단은 80% 이상 정해졌다. 홍 감독은 최전방 원톱을 두고 그 아래 섀도 스트라이커를 놓는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최전방 자리는 박주영과 김신욱(울산 현대)이 예약했다. 박주영은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대표팀에 자신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신욱은 지난해부터 물 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195cm 장신이라 효용가치도 크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구자철과 김보경(카디프시티) 몫이다. 좌우 측면 날개는 손흥민과 이청용,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붙박이다. 포백 수비는 왼쪽부터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이용(울산 현대)이다. 이 밖에 왼쪽 풀백에는 박주호(마인츠), 중앙 수비수는 곽태휘(알 힐랄)와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가 대기하고 있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 삼성)과 김승규(울산 현대)가 무난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남은 20%의 주인공은
손흥민과 이청용의 뒤를 받칠 좌우 날개는 안갯속이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이근호(상주 상무), 남태희(레크위야), 이승기(전북 현대)가 경쟁하고 있다. 4명 모두 멀티 플레이어라는 게 특징이다. 지동원은 왼쪽 날개와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다. 이근호와 남태희, 이승기는 측면과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소화 가능하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과 한국영의 백업 멤버도 오리무중이다. 하대성(베이징 궈안)과 박종우, 장현수(이상 광저우 푸리), 이명주(포항 스필러스)가 두 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오른쪽 풀백은 차두리(FC 서울)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경쟁 구도다. 마지막으로 남은 골키퍼 한 자리는 이범영(부산 아이파크)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가운데 한 명이 차지할 전망이다.
# 부상을 경계하라
마지막 변수가 있다. 바로 부상이다.
축구에서 부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몸과 몸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특성상 부상은 경기의 일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가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홍 감독도 부상을 걱정한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현 시점에서 부상은 대표팀에 치명적이다.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한다면 바로 전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선수 스스로 부상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엔트리 구성 작업이 거의 끝난 상황에서 예기치 않게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전체 그림이 다 흐트러진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에서 주축선수 부상으로 큰 손실을 입은 적이 있다. 1998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크게 다쳐 낙마했고, 2006 독일월드컵 전에는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던 이동국(전북 현대)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당시 우리 대표팀 공격에서 이 둘의 비중은 컸다. 한국은 프랑스월드컵과 독일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 미국서 최종 담금질
홍명보호 로드맵은 확정됐다. 대표팀은 5월 28일 튀니지와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5월 29일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한다. 그리고 5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미국 시카고를 경유해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최종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와 동부 마이애미를 놓고 저울질하다 날씨 적응과 시차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동부지역을 낙점했다. 마이애미는 한국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를 아마존 남부 도시 쿠이아바와 시차가 없고 고온다습한 기후도 비슷하다. 결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몸을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다.
한국은 마이애미에서 한 차례 A매치를 가진 뒤 러시아와의 첫 경기 엿새 전인 6월 12일 베이스캠프로 확정한 포스두이구아수에 여장을 푼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각국은 첫 경기 닷새 전까지 베이스캠프에 입성해야 한다.
3월 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한국과 그리스 대표팀의 평가전이 힌트다.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포함해 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그리스전 멤버가 최종 엔트리라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 박주영(왓포드)과 손흥민(레버쿠젠)이 1골씩 넣으며 그리스를 기분 좋게 2대 0으로 제압했다.
그리스전 하이라이트는 박주영의 득점이었다. 2013년 2월 이후 13개월 만에 대표팀에 뽑힌 박주영은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45분만 뛰며 왼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사이로 들어가는 타이밍, 한 번 바운드된 공을 때리는 슛 모두 나무랄 데 없었다. 2011년 11월 이후 28개월 만에 A매치 골맛을 봤다. 홍명보호의 아킬레스건은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박주영이 그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했다.
# ‘캡틴 구’와 ‘손박쌍용’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마친 뒤 “박주영 말고도 많은 선수가 어느 때보다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평했다. 사실이다. 박주영이 드라마틱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주목받았지만 홍 감독에게 더 고무적이었던 것은 출범 후 가장 짜임새 있던 대표팀 공격력이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주장 구자철(마인츠)이었다. 구자철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서 펄펄 날았다. 절묘한 패스로 손흥민이 넣은 두 번째 골도 도왔다. 손흥민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선덜랜드)의 활약도 백미였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때 대표팀 주축은 ‘양박’(박지성·박주영)-‘쌍용’(이청용·기성용)이었다. 이제 박지성은 없다. 얼마 전 홍 감독이 박지성을 만나 대표팀 복귀는 없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쌍용은 박주영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마치 그동안 계속 호흡을 맞춰왔던 것처럼 착착 맞아 들어갔다. 박지성 자리엔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날카로운 슛 감각을 지녔다. 물론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한 번도 뛴 적 없는 초짜다. 하지만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레버쿠젠의 주축 공격수다. 어느 팀을 만나도 겁내지 않는다. 경험 있는 동료들이 옆에서 도와주면 대형 사고를 칠 수 있는 기대주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통해 ‘캡틴 구’+‘손박쌍용’의 가능성을 봤다. 잘만 다듬으면 4년 전 ‘양박쌍용’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합이다.
# 최종 엔트리 80% 사실상 확정
월드컵 최종 엔트리는 23명이다. 골키퍼는 반드시 3명이어야 한다. 결국 필드 플레이어는 20명이므로 산술적으로는 포지션별 2배수를 뽑을 수 있다. 브라질 무대를 밟을 홍명보호 23명 명단은 80% 이상 정해졌다. 홍 감독은 최전방 원톱을 두고 그 아래 섀도 스트라이커를 놓는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최전방 자리는 박주영과 김신욱(울산 현대)이 예약했다. 박주영은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대표팀에 자신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신욱은 지난해부터 물 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195cm 장신이라 효용가치도 크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구자철과 김보경(카디프시티) 몫이다. 좌우 측면 날개는 손흥민과 이청용,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붙박이다. 포백 수비는 왼쪽부터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이용(울산 현대)이다. 이 밖에 왼쪽 풀백에는 박주호(마인츠), 중앙 수비수는 곽태휘(알 힐랄)와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가 대기하고 있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 삼성)과 김승규(울산 현대)가 무난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남은 20%의 주인공은
손흥민과 이청용의 뒤를 받칠 좌우 날개는 안갯속이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이근호(상주 상무), 남태희(레크위야), 이승기(전북 현대)가 경쟁하고 있다. 4명 모두 멀티 플레이어라는 게 특징이다. 지동원은 왼쪽 날개와 최전방 공격수로 뛸 수 있다. 이근호와 남태희, 이승기는 측면과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소화 가능하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과 한국영의 백업 멤버도 오리무중이다. 하대성(베이징 궈안)과 박종우, 장현수(이상 광저우 푸리), 이명주(포항 스필러스)가 두 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오른쪽 풀백은 차두리(FC 서울)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경쟁 구도다. 마지막으로 남은 골키퍼 한 자리는 이범영(부산 아이파크)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가운데 한 명이 차지할 전망이다.
# 부상을 경계하라
마지막 변수가 있다. 바로 부상이다.
축구에서 부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몸과 몸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특성상 부상은 경기의 일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가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홍 감독도 부상을 걱정한다. 홍 감독은 그리스전을 마치고 귀국한 뒤 “현 시점에서 부상은 대표팀에 치명적이다.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한다면 바로 전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선수 스스로 부상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엔트리 구성 작업이 거의 끝난 상황에서 예기치 않게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전체 그림이 다 흐트러진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에서 주축선수 부상으로 큰 손실을 입은 적이 있다. 1998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크게 다쳐 낙마했고, 2006 독일월드컵 전에는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던 이동국(전북 현대)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당시 우리 대표팀 공격에서 이 둘의 비중은 컸다. 한국은 프랑스월드컵과 독일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 미국서 최종 담금질
홍명보호 로드맵은 확정됐다. 대표팀은 5월 28일 튀니지와 출정식을 겸한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5월 29일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한다. 그리고 5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미국 시카고를 경유해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최종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와 동부 마이애미를 놓고 저울질하다 날씨 적응과 시차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동부지역을 낙점했다. 마이애미는 한국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를 아마존 남부 도시 쿠이아바와 시차가 없고 고온다습한 기후도 비슷하다. 결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몸을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다.
한국은 마이애미에서 한 차례 A매치를 가진 뒤 러시아와의 첫 경기 엿새 전인 6월 12일 베이스캠프로 확정한 포스두이구아수에 여장을 푼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각국은 첫 경기 닷새 전까지 베이스캠프에 입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