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
8월30일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의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한국일보사 강당에선 격한 시구 한 구절이 메아리쳤다. 200여명의 각계 참석자들이 김지하 시인의 자작시 ‘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 낭송에 맞춰 지리산댐 건설계획 백지화를 위해 한목소리를 낸 것.
‘국민행동’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물론 경실련, 종교계 단체 등 전국 189개 시민-사회-종교-지역 단체를 아우르는 범국민 연대기구로 이날 정식 발족해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파괴 행위”
도법스님(실상사 주지), 서경석 목사 등과 함께 이날 추대된 16명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인 이종훈 대표(경실련 공동대표)는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파괴하고 민족의 젖줄인 낙동강의 수질개선마저 포기하는 지리산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창립 취지를 선언했다.
이들이 이같이 분연히 들고일어선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부가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 자락에 2개의 다목적댐을 만들 계획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정부 합동으로 지난해 12월30일 확정된 ‘낙동강 수계 물관리 종합대책안’에 따른 것. 강우량이 적고 오염도가 심해 3, 4급수로 전락한 낙동강 물로는 부산 및 동부 경남권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리산에 댐을 건설한 뒤 청정 용수를 확보해 용수 부족현상을 해결하고, 이 물의 일부를 낙동강 본류로 흘려보내 낙동강의 오염도도 낮춰보겠다는 ‘고육지책’으로 모색된 것이다(102쪽 상자기사 참조).
댐 건설의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는 이에 따라 지리산 권역인 경남 함양에 문정댐을, 산청에 천평댐을 건설할 것을 적극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 계획은 지난해 3월 건교부가 해당지역에서 댐 건설 타당성 조사를 벌인 사실이 현지 주민들에 의해 확인되면서 즉각 산청 함양 진주 등 서남부 경남권의 환경단체들과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됐다.
산청군 주민들이 지난해 3월, 함양군 주민들이 같은 해 8월 댐백지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올 들어 환경연합 등 각계 단체들이 대거 힘을 보태면서 ‘주민 생존권 수호’ 차원에 머물렀던 지리산 댐 반대운동은 ‘국민행동’이 주도하는 ‘범국민적인 환경운동’으로 급속히 증폭됐다.
‘주간동아’ 취재팀은 ‘국민행동’ 출범에 앞서 8월28, 29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2개의 댐 건설 후보지 현장을 찾았다. 산청군 시천면에 들어설 계획인 천평댐 예정지는 전형적인 농경지.
“댐이 들어서면 시천면의 5개 마을이 물에 잠긴다. 곶감 밤 사과 등 지역 특산물 재배로 1700만∼2000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주민들은 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 이곳에서 만난 천평댐 백지화대책위 서봉석 집행위원장(산청군의회 의원)의 어조에선 생활터전을 한순간에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는 “건교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은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댐 건설을 강행하려 한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댐 건설만은 막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문정댐 후보지인 함양군 휴천면은 천평댐 현장에서 승용차로 40여분 거리. ‘지리산은 숨쉬고 싶다. 댐 계획 즉각 철회하라!’ 문정댐 예정지인 휴천면 용유담 계곡으로 가는 왕복 2차로 국도엔 댐 건설 반대를 부르짖는 플래카드가 수없이 걸려 있었다.
문정댐 백지화대책위 이창구 위원장은 “2개의 댐 건설로 수몰될 지역은 여의도 면적의 120배에 달한다”며 “댐이 들어서면 생태계 파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댐 건설로 주변지역 기온이 연평균 섭씨 2, 3도 가량 낮아지고 일조량도 부족해지는 데다 강우`-`적설량이 늘어나 농작물 피해는 물론 각종 희귀어류와 천연기념물인 수달까지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것.
아담한 간이 현수교가 놓인 용유담계곡은 한눈에도 빼어난 비경이었다. 그러나 2개의 댐이 건설되면 이곳 외에도 중산리계곡과 칠선계곡 등 지리산의 상당수 수려한 계곡들이 물에 잠기게 된다는 것이 이위원장의 지적. 풍부한 수량으로 일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고 원시림이 울창해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의 ‘마지막 은신처’로 부르는 이들 계곡이 황폐화된다는 것이다.
문정댐의 경우 특히 불교계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뱀사골 백무동 칠선계곡이 합류하는 휴천면에 댐을 건설하면 잦은 안개 발생으로 실상사 벽송사 등 인접한 절과 지리산 전체에 산재한 300여곳의 사찰, 불교 문화재가 크게 훼손된다는 것.
댐 반대 여론에는 진주 시민들도 동조하고 있다. 지리산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 남강댐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길을 막아 결국 남강댐의 피폐화를 부르고 남강댐 물을 먹는 진주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행동’과 주민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댐 건설로 인한 더 큰 문제는 ‘댐 건설이 결국 낙동강 수질개선 포기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 예컨대 댐 건설이야말로 낙동강과 지리산을 동시 파괴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마용운 간사의 지적.
“멀쩡한 산을 깎고 콘크리트를 들이부어 댐만 건설하면 부산권 식수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지극히 근시안적이다. 낙동강 본류를 살리는 게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 아닌가. 오염원을 억제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리산 물을 낙동강에 ‘물 타기’ 하겠다는 단견이 보여줄 결과는 뻔하다.”
그는 “서구의 경우 댐이 가장 반환경적인 개발사업이란 인식하에 기존 댐을 대폭 해체하고 있다”며 “1990년대 들어 미국에서만 460여개의 댐이 해체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환경부 주관 아래 이미 지난 2월 24명의 전문가로 ‘낙동강 물이용조사단’(단장 박청길 부경대 환경공학과 교수)을 구성, 3개 반으로 나눠 댐 건설 이외의 수자원 확보방안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기존 댐 활용방안과 수요관리를 통한 유지용수 증대방안을 강구해 갈수기의 유지용수를 늘려보되 불가피할 경우 지리산댐을 건설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오는 12월 말쯤 나올 예정. 댐 건설 여부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최종 결정될 일이지만 어쨌든 “댐 건설 없이 낙동강 수질개선은 어렵다”는 게 건교부의 기본 입장이다. 건교부 수자원개발과 강주엽 사무관은 “댐 건설 여부는 내년에 결정될 것이지만 목표로 한 필요 수량 확보와 수질개선이 댐 건설 없이는 불가능하다면 결국 댐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교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댐 건설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지리산이 지녀온 역사적 ‘상징성’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정부로서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지리산댐 건설은 ‘불가피한 개발’이다. 댐 건설 반대론자들은 목청만 높일 게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행동’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국민행동’은 9월부터 지리산댐 건설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한편, 10월 중 산청군에서 댐 건설 반대를 위한 ‘지리산 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민행동’은 또 지리산 일대의 역사`-`문화`-`생태적 가치 파악을 위해 학계 전문가로 정밀조사단도 구성하기로 했다.
“단순한 댐 반대운동에 그치지 않겠다.”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현응 스님은 “지리산의 환경을 지키고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치중해온 정부로 하여금 친환경적인 수자원정책 수립을 촉구하자는 것이 이번 운동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먹을 물을 구하기 위해 댐으로 흐르는 물을 막겠다’는 정부와 ‘고인 물은 주변까지 썩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국민행동’ 간의 갈등의 골은 꽤 깊이 패어 한동안 이어질 조짐이다. 문제는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만일 그것이 잘못된 결정이라면 그 대가로 잃어야 할 지리산의 소중한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8월30일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의 창립대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한국일보사 강당에선 격한 시구 한 구절이 메아리쳤다. 200여명의 각계 참석자들이 김지하 시인의 자작시 ‘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 낭송에 맞춰 지리산댐 건설계획 백지화를 위해 한목소리를 낸 것.
‘국민행동’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물론 경실련, 종교계 단체 등 전국 189개 시민-사회-종교-지역 단체를 아우르는 범국민 연대기구로 이날 정식 발족해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파괴 행위”
도법스님(실상사 주지), 서경석 목사 등과 함께 이날 추대된 16명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인 이종훈 대표(경실련 공동대표)는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파괴하고 민족의 젖줄인 낙동강의 수질개선마저 포기하는 지리산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창립 취지를 선언했다.
이들이 이같이 분연히 들고일어선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부가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 자락에 2개의 다목적댐을 만들 계획을 세워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정부 합동으로 지난해 12월30일 확정된 ‘낙동강 수계 물관리 종합대책안’에 따른 것. 강우량이 적고 오염도가 심해 3, 4급수로 전락한 낙동강 물로는 부산 및 동부 경남권의 식수난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리산에 댐을 건설한 뒤 청정 용수를 확보해 용수 부족현상을 해결하고, 이 물의 일부를 낙동강 본류로 흘려보내 낙동강의 오염도도 낮춰보겠다는 ‘고육지책’으로 모색된 것이다(102쪽 상자기사 참조).
댐 건설의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는 이에 따라 지리산 권역인 경남 함양에 문정댐을, 산청에 천평댐을 건설할 것을 적극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 계획은 지난해 3월 건교부가 해당지역에서 댐 건설 타당성 조사를 벌인 사실이 현지 주민들에 의해 확인되면서 즉각 산청 함양 진주 등 서남부 경남권의 환경단체들과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됐다.
산청군 주민들이 지난해 3월, 함양군 주민들이 같은 해 8월 댐백지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올 들어 환경연합 등 각계 단체들이 대거 힘을 보태면서 ‘주민 생존권 수호’ 차원에 머물렀던 지리산 댐 반대운동은 ‘국민행동’이 주도하는 ‘범국민적인 환경운동’으로 급속히 증폭됐다.
‘주간동아’ 취재팀은 ‘국민행동’ 출범에 앞서 8월28, 29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2개의 댐 건설 후보지 현장을 찾았다. 산청군 시천면에 들어설 계획인 천평댐 예정지는 전형적인 농경지.
“댐이 들어서면 시천면의 5개 마을이 물에 잠긴다. 곶감 밤 사과 등 지역 특산물 재배로 1700만∼2000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주민들은 대체 어디로 가란 말인가.” 이곳에서 만난 천평댐 백지화대책위 서봉석 집행위원장(산청군의회 의원)의 어조에선 생활터전을 한순간에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는 “건교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은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댐 건설을 강행하려 한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댐 건설만은 막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문정댐 후보지인 함양군 휴천면은 천평댐 현장에서 승용차로 40여분 거리. ‘지리산은 숨쉬고 싶다. 댐 계획 즉각 철회하라!’ 문정댐 예정지인 휴천면 용유담 계곡으로 가는 왕복 2차로 국도엔 댐 건설 반대를 부르짖는 플래카드가 수없이 걸려 있었다.
문정댐 백지화대책위 이창구 위원장은 “2개의 댐 건설로 수몰될 지역은 여의도 면적의 120배에 달한다”며 “댐이 들어서면 생태계 파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댐 건설로 주변지역 기온이 연평균 섭씨 2, 3도 가량 낮아지고 일조량도 부족해지는 데다 강우`-`적설량이 늘어나 농작물 피해는 물론 각종 희귀어류와 천연기념물인 수달까지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것.
아담한 간이 현수교가 놓인 용유담계곡은 한눈에도 빼어난 비경이었다. 그러나 2개의 댐이 건설되면 이곳 외에도 중산리계곡과 칠선계곡 등 지리산의 상당수 수려한 계곡들이 물에 잠기게 된다는 것이 이위원장의 지적. 풍부한 수량으로 일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고 원시림이 울창해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의 ‘마지막 은신처’로 부르는 이들 계곡이 황폐화된다는 것이다.
문정댐의 경우 특히 불교계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뱀사골 백무동 칠선계곡이 합류하는 휴천면에 댐을 건설하면 잦은 안개 발생으로 실상사 벽송사 등 인접한 절과 지리산 전체에 산재한 300여곳의 사찰, 불교 문화재가 크게 훼손된다는 것.
댐 반대 여론에는 진주 시민들도 동조하고 있다. 지리산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 남강댐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길을 막아 결국 남강댐의 피폐화를 부르고 남강댐 물을 먹는 진주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행동’과 주민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댐 건설로 인한 더 큰 문제는 ‘댐 건설이 결국 낙동강 수질개선 포기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 예컨대 댐 건설이야말로 낙동강과 지리산을 동시 파괴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마용운 간사의 지적.
“멀쩡한 산을 깎고 콘크리트를 들이부어 댐만 건설하면 부산권 식수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지극히 근시안적이다. 낙동강 본류를 살리는 게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 아닌가. 오염원을 억제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지리산 물을 낙동강에 ‘물 타기’ 하겠다는 단견이 보여줄 결과는 뻔하다.”
그는 “서구의 경우 댐이 가장 반환경적인 개발사업이란 인식하에 기존 댐을 대폭 해체하고 있다”며 “1990년대 들어 미국에서만 460여개의 댐이 해체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환경부 주관 아래 이미 지난 2월 24명의 전문가로 ‘낙동강 물이용조사단’(단장 박청길 부경대 환경공학과 교수)을 구성, 3개 반으로 나눠 댐 건설 이외의 수자원 확보방안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기존 댐 활용방안과 수요관리를 통한 유지용수 증대방안을 강구해 갈수기의 유지용수를 늘려보되 불가피할 경우 지리산댐을 건설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오는 12월 말쯤 나올 예정. 댐 건설 여부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최종 결정될 일이지만 어쨌든 “댐 건설 없이 낙동강 수질개선은 어렵다”는 게 건교부의 기본 입장이다. 건교부 수자원개발과 강주엽 사무관은 “댐 건설 여부는 내년에 결정될 것이지만 목표로 한 필요 수량 확보와 수질개선이 댐 건설 없이는 불가능하다면 결국 댐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교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댐 건설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지리산이 지녀온 역사적 ‘상징성’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정부로서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지리산댐 건설은 ‘불가피한 개발’이다. 댐 건설 반대론자들은 목청만 높일 게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행동’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국민행동’은 9월부터 지리산댐 건설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한편, 10월 중 산청군에서 댐 건설 반대를 위한 ‘지리산 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민행동’은 또 지리산 일대의 역사`-`문화`-`생태적 가치 파악을 위해 학계 전문가로 정밀조사단도 구성하기로 했다.
“단순한 댐 반대운동에 그치지 않겠다.”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현응 스님은 “지리산의 환경을 지키고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치중해온 정부로 하여금 친환경적인 수자원정책 수립을 촉구하자는 것이 이번 운동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먹을 물을 구하기 위해 댐으로 흐르는 물을 막겠다’는 정부와 ‘고인 물은 주변까지 썩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국민행동’ 간의 갈등의 골은 꽤 깊이 패어 한동안 이어질 조짐이다. 문제는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만일 그것이 잘못된 결정이라면 그 대가로 잃어야 할 지리산의 소중한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