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미겔은 평소 조용하고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그는 멕시코 정부가 신설한 자동차 등록사업소의 총책임자를 맡은 뒤 유능한 경영인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또 아르헨티나와 엘살바도르의 자동차 등록사업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반면 미겔 앙헬은 아르헨티나 해군 소령 출신으로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정시절 일명 ‘더러운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시민을 고문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문 기술자 이외에도 차량 절도범, 문서 위조범 등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8월24일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지는 이 두 사람이 동일 인물임을 폭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리카르도 미겔 카바요는 1951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으로 ‘더러운 전쟁’ 기간 중 미겔 앙헬 카바요라는 가명으로 해군 정보부에 근무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고문과 학살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1976년 해군에 근무하던 당시 그의 사진을 입수한 뒤 컴퓨터 합성을 통해 24년 후 그의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었다. 컴퓨터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사진은 리카르도 미겔의 현재 모습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나왔으며, 그에게 고문받았던 정치범들도 이 신문을 보고 동일 인물임을 증언하였다(사진 참조). 또한 해군 정보부 인사자료에 기록되어 있는 그의 주민등록번호(6275013)가 99년 멕시코 이민청에서 발급한 취업비자(FM3)에 기재되어 있는 주민등록번호와 동일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카바요는 사건 폭로 직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를 전면 부정했다.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해군에 근무한 적은 있으나 고문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만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국제경찰 인터폴 멕시코지부는 다음날 아르헨티나로 도피하려던 카바요를 멕시코 해안 휴양지 칸쿤에서 체포한 것이다. 인터폴에 의해 곧바로 멕시코로 이송된 그는 체포에 순순히 응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물론 이 사건을 통해 가장 곤경에 처한 쪽은 역시 멕시코 정부다. 야당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에르미니오 블랑코 통상산업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했다. 국민행동당(PAN)과 민주혁명당(PRD)은 엄중한 서류심사 없이 차량 절도범에게 자동차 등록사업을 맡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차량 등록사업에 비판적이던 로사리오 로블레스 멕시코시티 시장은 이번 기회에 차량 등록사업의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멕시코시티와 함께 가장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 주정부도 “차량 등록사업은 차량 소유자의 재량에 맡기며 미등록 차량에 대해 어떠한 행정처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 등록사업을 폐지할 경우 멕시코 정부가 볼 재산 피해는 무려 1000만 달러. 물러서기에는 이미 투자한 돈이 만만치 않다. 다급해진 차량등록사업소는 등록비 할인 및 등록기간 연장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신차 375페소(4만5000원 정도)의 등록비는 유지하되 중고차의 등록비를 기존 100페소(1만2000원)에서 50페소(6000원)로 50% 할인해 준 것이다. 또 올해 말까지로 되어 있던 등록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해 주었다. ‘이명동인’(異名同人)의 한 외국인 때문에 멕시코 정부는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미겔 앙헬은 아르헨티나 해군 소령 출신으로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정시절 일명 ‘더러운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시민을 고문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문 기술자 이외에도 차량 절도범, 문서 위조범 등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8월24일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지는 이 두 사람이 동일 인물임을 폭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리카르도 미겔 카바요는 1951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으로 ‘더러운 전쟁’ 기간 중 미겔 앙헬 카바요라는 가명으로 해군 정보부에 근무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고문과 학살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1976년 해군에 근무하던 당시 그의 사진을 입수한 뒤 컴퓨터 합성을 통해 24년 후 그의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었다. 컴퓨터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사진은 리카르도 미겔의 현재 모습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나왔으며, 그에게 고문받았던 정치범들도 이 신문을 보고 동일 인물임을 증언하였다(사진 참조). 또한 해군 정보부 인사자료에 기록되어 있는 그의 주민등록번호(6275013)가 99년 멕시코 이민청에서 발급한 취업비자(FM3)에 기재되어 있는 주민등록번호와 동일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카바요는 사건 폭로 직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를 전면 부정했다.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해군에 근무한 적은 있으나 고문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만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국제경찰 인터폴 멕시코지부는 다음날 아르헨티나로 도피하려던 카바요를 멕시코 해안 휴양지 칸쿤에서 체포한 것이다. 인터폴에 의해 곧바로 멕시코로 이송된 그는 체포에 순순히 응함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물론 이 사건을 통해 가장 곤경에 처한 쪽은 역시 멕시코 정부다. 야당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에르미니오 블랑코 통상산업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했다. 국민행동당(PAN)과 민주혁명당(PRD)은 엄중한 서류심사 없이 차량 절도범에게 자동차 등록사업을 맡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동안 차량 등록사업에 비판적이던 로사리오 로블레스 멕시코시티 시장은 이번 기회에 차량 등록사업의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멕시코시티와 함께 가장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 주정부도 “차량 등록사업은 차량 소유자의 재량에 맡기며 미등록 차량에 대해 어떠한 행정처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 등록사업을 폐지할 경우 멕시코 정부가 볼 재산 피해는 무려 1000만 달러. 물러서기에는 이미 투자한 돈이 만만치 않다. 다급해진 차량등록사업소는 등록비 할인 및 등록기간 연장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신차 375페소(4만5000원 정도)의 등록비는 유지하되 중고차의 등록비를 기존 100페소(1만2000원)에서 50페소(6000원)로 50% 할인해 준 것이다. 또 올해 말까지로 되어 있던 등록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해 주었다. ‘이명동인’(異名同人)의 한 외국인 때문에 멕시코 정부는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