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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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말 안 통해요” 아이들, 고민상담 외면

의논 상대 8% 불과

  • 입력2005-11-07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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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문호 카프카의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유태상인으로 매우 권위적이고 폭력적이었나 보다. 그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란 책에서, 식탁에서 흘리지 말고 먹으라고 야단을 치는 아버지 자신의 의자 밑이 가장 지저분한 모순을 목격했고, 아버지가 끊임없이 돈 문제로 자식들을 협박하고 언어와 신체적 폭력으로 자신에게 열등감을 준 추억 등 어린 시절의 고통을 낱낱이 고백하고 있다. 가장 가까울 수 있는 부모와 자식 사이도 잘못하면 이처럼 멀어질 수 있다. 오죽하면 프로이트가 오이디프스 콤플렉스라는 살부(殺父) 잠재의식을 말했겠는가.

    1996년에 우리나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부모에게 섭섭하거나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느냐에 대한 답으로 뒷받침부족이 1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부모가 권위적이거나 지나치게 엄격했다가 11%, 무관심했다가 5%였다(49%는 없음). 반대로 자식에게 섭섭하게 느낀 때를 부모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자식이 반항하거나 말대꾸할 때가 14%,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거나 무시할 때가 11%, 성적부진이 9% 순이었다 (48%는 없음).

    이처럼 부모와 자식간에도 섭섭하거나 아쉬운 점이 많다. 부모 중에도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훨씬 낫다. 미혼남녀 340명에게 자신의 고민거리를 누구에게 자주 이야기하는지를 물어보았더니 어머니는 34%나 되지만 아버지는 불과 8%에 지나지 않았다. 왜 아버지는 고민의 의논상대가 되지 못하는가.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한 광고회사에서 1998년 중고생 800명에게 바람직한 아버지상을 물어보았더니 ‘일보다 가정생활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버지’를 바람직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84%이고, ‘가정보다 일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는 겨우 16%에 지나지 않았다. 또 자식에 대해서 ‘친구처럼 지내려는 아버지’가 이상적이라는 응답이 83%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친구처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를 압도적으로 바라고 있다. 그래서 공자도 일찍이 아버지와 자식은 무엇보다 친해야 한다고 강조했나 보다(父子有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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