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래컵’은 대학 캠퍼스에서 이용자들이 공유하는 다회용 컵이다. [환경재단]
다회용 컵 확대 가능성 보여준 ‘서울오래컵’
이런 가운데 서울 이화여대와 국민대에서는 환경재단 주도로 2020년 10월 26일부터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실험이 진행했다. 이화여대 캠퍼스 내 카페 2곳(학생문화관 지하 1층 로비카페, 아산공학과 1층 생협매장), 국민대 캠퍼스 내 카페 2곳(공학관 1층 카페 미르, 북악관 1층 카페 미르)에서 캠퍼스 전용 공유컵(다회용 컵)인 ‘서울오래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고, 다 쓴 컵은 카페 아무 곳에나 반납하면 되는 실험이다. 환경재단에서 제작한 서울오래컵은 500ml 크기로 폴리프로필렌(PP)과 우드 재질을 섞어 단단하게 만들어졌다. 수거된 컵은 다회용기 전문 관리업체 트래쉬버스터즈가 세척과 건조, 살균 과정을 거쳐 위생적으로 관리한 뒤 카페에 다시 보냈다.2020년 12월 31일 마무리되는 이 실험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환경재단 글로벌 에코캠퍼스 사무국 정미경 선임PD는 “12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영업을 중단한 카페도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을 위해 준비된 서울오래컵은 2000개. 이 중 1900여 개가 카페 4곳에 전달됐다. 10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용된 횟수는 이화여대가 2024회, 국민대가 1740회에 이른다. 컵을 사용한 뒤 반환한 비율은 87%로, 과거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던 경험에 비춰 이 정도 반환율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용 실적을 놓고 봤을 때 환경재단은 어떻게 자체 평가를 하고 있을까.
“프로젝트 준비 단계에서 두 대학 외에도 여러 대학에 연락을 했는데 모두 거절당했어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이었죠. 그래서 ‘위생과 안전에 예민한 사람은 다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겠구나’ ‘다회용 컵 사용 문화 진입 장벽이 생각보다 높아 이용자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기대보다 많은 사람이 사용했고, 사용 이유도 ‘환경 보호를 위해’가 가장 많아 다회용 컵 사용 문화의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미사용 이유는 ‘번거로움과 위생 문제’
이번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는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오프라인 QR코드를 활용해 진행됐다. 총 402명이 참여했는데 89%가 ‘서울오래컵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사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카페 10번 이상 이용 시 ‘항상 사용한다’(17.3%), ‘대체로 사용한다’(19.1%), ‘종종 사용한다’(19.1%), ‘가끔 사용한다’(34.6%)고 답했고 ‘전혀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9.9%였다.‘사용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일회용품 사용 절감 등 환경보호를 위해’(60.3%)가 가장 높았으며 ‘가격 할인을 받기 위해’(19.9%), ‘관리의 번거로움이 적어서’(11%), ‘사용 접근성이 좋아서’(6.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사용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사용, 반납하는 것이 번거로워서’(31.3%), ‘비위생적일 것 같아서’(25%) 순으로 답했다.
이번 실험에 이어 2021년에도 다회용 컵 사용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020년 6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2022년 6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일회용 컵으로 주문하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보증금 도입 이전에 민간 차원의 다회용 컵 사용 문화가 확산될 전망이다. 정 선임PD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보증금 제도나 QR코드 등을 도입해 컵 사용 및 반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와 보완할 예정”이라면서 “‘반납 수거함이 여러 장소에 배치돼야 한다’ ‘반납 장소 옆에 물과 음료를 버리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어 트래쉬버스터즈와 함께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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