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 HMR매출, 2배 증가
워커힐의 대표 HMR 제품인 명월관 갈비탕과 온달 육개장. [사진 제공 · 워커힐]
글래드호텔도 프리미엄 HMR로 재미를 보고 있다. 2019년 호텔 내 인기 메뉴를 ‘글래드 셰프’s 에디션’이라는 브랜드로 만들어 마켓컬리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쓱닷컴, NS홈쇼핑, CJ오쇼핑 등으로 유통망을 다양화했다. 이 브랜드는 출시 1년 만에 매출 규모가 3배로 성장했다. 글래드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일과 11일에 글래드 셰프’s 에디션 제품인 ‘미트 더블 스테이크 트러플 와규’ 등을 홈쇼핑에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브랜드에서 나온 ‘글래드 양꽃갈비살’과 ‘글래드 양갈비’는 쓱닷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조선호텔 HMR 판매 불붙자 유통망 확대
조선호텔 유니짜장. [사진 제공 · 신세계조선호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밀키트 전문업체인 프레시지와 손잡고 프리미엄 밀키트인 ‘63 다이닝 키트’를 지난해 11월 6일 내놓았다. 양갈비스테이크, 얼큰소고기전골, 설악황태진국 3종으로 출시된 제품 2만개는 프레시지를 통해 연말까지 모두 팔렸다. 이 호텔 관계자는 “판매를 시작한지 두 달만에 준비된 제품이 모두 팔렸다”며 “앞으로 추가로 3종을 더해 총 6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쉐프가 만드는 63 다이닝 키트(위). 롯데호텔 드라이브스루 서비스. [사진 제공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진 제공 ·롯데호텔]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롯데호텔은 명절 음식과 추석 차례상 차림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추석 식도락 박스인 ‘딜라이트 박스’를 선보였다. 갈비찜. 잡채 등 15가지 명절음식을 담아 한시 판매했는데 모두 팔렸다.
프리미엄 HMR 시장이 크게 성장한 요인은 무엇일까. 호텔업계 종사자들은 수요 증가에서 찾고 있다. 워커힐 관계자는 “매일 집밥만 먹으면 질리니 색다르고 고급진 것에 대한 수요도 커져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HMR시장이 세분됐다고 분석했다. HMR 시장이 커지면서 일반 제품과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나눠졌다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호텔에서 만든 가정간편식이나 밀키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확산과 빠른 배송 서비스의 영향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HMR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욕구가 세분화하고 있고, 브랜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호텔은 최고급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그 이름 자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프리미엄급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HMR 시장의 세분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시대 프리미엄 HMR은 침체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제품이다. 하지만 특급호텔이 아닌 경우는 밀키트나 가정간편식으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하기조차 힘든 처지다. 한 호텔 관계자는 “밀키트나 가정간편식은 대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기업형 호텔이 아니고서는 내놓기가 어렵다”면서 “호텔업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코로나19 사태로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