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모니터링으로 의료진 감염 크게 낮춰”
코로나19 경증환자가 입소한 전국 생활치료센터에 데이터 기반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지원해주고 있는 소프트넷 헬스케어사업본부 개발자들. [홍중식 기자]
경주 생활치료센터에서 이 ‘데이터 기반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모니터링 시스템)의 기능을 직접 확인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국 생활치료센터에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주간동아’ 3월 11일자, ‘코로나 생활치료센터, 증상 점검하는 ‘환자관리 앱’ 도입한다’ 참조). 3월 27일 서울 강남구 소프트넷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시스템을 제공해달라는 중대본의 연락을 받고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환자용 앱과 의료진용 대시보드
각 환자가 체온 등 자신의 정보를 ‘inPHR’ 앱에 입력하면(왼쪽) 의료진 대쉬보드에 전체 환자의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뜬다. [홍중식 기자]
소프트넷이 생활치료센터에 제공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은 inPHR 애플리케이션(앱)에 PC 기반의 의료진용 대시보드를 결합한 것. 환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inPHR 앱을 설치해 체온, 혈압 등을 입력하면 이 정보가 대시보드에 일목요연하게 뜬다. 대시보드는 바둑판처럼 생겼다. 각 칸에 환자의 호실과 체온, 혈압 등이 표기된다. 정상 수치를 벗어나면 빨간색으로 변해 의료진이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환자가 ‘콧물이 나요’ ‘기침이 심해졌어요’ 등 증세를 적어낼 수 있는 기능과 그것에 대해 의료진이 내린 처방을 기록하는 기능도 있다. 생활치료센터 의료진은 24시간 3교대 체제로 근무한다. 앞선 근무자가 내린 처방을 대시보드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소프트넷 헬스케어사업본부는 변지원 이사를 포함해 12명의 IT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첫 지원 대상인 경주 생활치료센터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거의 모든 부원이 주말도 없이 개발에 매달렸다. ‘경주 소문’을 듣고 지원 요청을 해온 경북·대구7 생활치료센터(LG디스플레이 구미기숙사·이하 구미 생활치료센터)에 대한 대응은 노하우가 쌓인 덕에 좀 더 수월했다고 한다. 조만간 경기 안산에 해외에서 입국한 코로나19 경증확진자를 위한 경기국제2센터(안산 생활치료센터)가 오픈한다. 이 대표는 “며칠 여유를 두고 안산 생활치료센터를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미 준비를 마쳤다”며 “환자와 의료진이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고 전했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경증환자로, 20대에서 50대가 대부분이라 각자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고 체온 등을 입력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3월 27일 오전 구미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의 정보 입력률은 90%가 넘었다. 변 이사는 “나머지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입소자”라며 “이 경우 의료진이 전화를 걸어 체크한 뒤 대신 입력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끝나고 푹 쉬자”
이상수 소프트넷 대표. [홍중식 기자]
서울에 있는 소프트넷 개발자들과 경주, 구미, 안산 생활치료센터 의료진은 전화통화 및 카카오톡 ‘단톡방’을 통해 의사소통한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달라거나, 사용법을 문의하거나, 자잘한 오류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이 단톡방에 시시때때로 뜬다. 경증환자라 해도 다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의료진의 요청에는 ‘즉각 대응’한다는 것이 소프트넷의 각오. 이 대표는 “의료진의 호출에는 주말에도 바로 대응하고 있다”며 “기존 업무와 생활치료센터 IT 봉사를 병행하느라 고생 많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푹 쉬자’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원격의료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원격의료는 워낙 이슈가 첨예하기 때문에 그러한 기대를 갖기보다, 지금은 온갖 어려움이 있는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개학 후 코로나19 방역에 힘써야 하는 학교나 자가격리 중인 주민을 관리하는 보건소 등에서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혹은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관련 문의는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