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열린 ‘어린이 한가위 차례상 차리기’ 행사 참가자들이 차례상 앞에서 절을 하고 있다.
일도 함께, 놀이도 함께
여성가족부는 올해 ‘추석 먹거리는 온 가족이 함께 준비해요’ 등 가족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추석을 부탁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매년 이 무렵이면 여러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도 평등 명절 실천 방법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거리 캠페인도 한다. 허지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가족사업기획팀 대리는 “10여 년 전부터 전국 각지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다양한 명절문화 캠페인과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명절 전 온 가족이 함께 센터를 방문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평등 명절 실천 방법을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조언도 있다. 이복숙 부산 수영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국장은 “가족 사이에 서로 배려하는 문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이 ‘종일 시집에서 일하고 왔으니 친정에서는 아무 일도 안 하고 쉬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친정에서부터 명절 준비를 함께 시작하는 것도 명절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갈 수 있는 좋은 실천 방법”이라고 밝혔다. 황인숙 경남 김해 건강가정지원센터 국장은 “평소 가사 분담이 불평등한 가정의 경우 명절을 더 힘들 게 보낼 수밖에 없다”며 “화목한 가정문화는 부부, 부모와 자녀 등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정 경남 창원 건강가정센터 건강가정사는 “온 가족이 참여하는 명절 프로젝트를 기획해 함께 장보기, 서로 안마해주기, 청소나 설거지하기, 동생 돌보기 등에 가족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만드는 것도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즐겁게 명절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즘에는 학교 방과 후 활동 등을 통해 요리를 익힌 아이가 많아 재료 다듬기와 씻기 등 위험하지 않은 일을 함께 하면 놀이와 교육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추석 경남 창원에서 진행된 ‘평등명절’ 캠페인.
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놀이’를 준비하는 것도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장상현 ㈜생각투자 팀장은 보드게임 ‘승경도’를 추천했다. 이순신 장군이 부하들과 함께 즐겼던 것으로 전해지는 주사위 게임으로, 놀이 방법이 쉽고 간단한 데다 역사 공부까지 겸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좋다고 했다. 장 팀장은 참여자가 힘을 합쳐 가라앉는 섬에서 탈출해야 하는 협동 게임 ‘포비든 아일랜드’, 간단한 덧셈만 할 줄 알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3D(3차원) 전략 보드게임 ‘버킷킹3D’ 등도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석 놀잇감으로 소개했다.
시작이 반이다. 추석이 시작되기 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머리를 맞대고 올 추석을 즐겁고 화목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의논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구성원 각자 실천할 수 있는 사항을 정리하고, 실천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상자기사 참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놀이도 미리 준비해두자. 할아버지, 할머니를 명절놀이 책임자로 지정해 아이들과 함께 할 놀이를 마련해보도록 부탁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할 일을 드려 가족 모두가 즐거운 명절을 만들 수 있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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