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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관절염’은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 절반이 앓고 있는데, 주로 노화 때문에 나타나기에 ‘퇴행성 관절염’이라고도 부른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도 지속적으로 마모된다. 노화뿐 아니라 비만, 심한 운동, 젊은 시절에 입은 관절상도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명 중 1명은 골관절염에 시달리며, 50세 이상에서는 절반이 골관절염이 있다고 한다. 관절염은 무릎, 손목, 손가락, 척추 등 관절이 있는 곳은 어디든 침범한다. 문제는 완치가 어려워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
관절염에 흔하게 쓰는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진통 효과가 크고 종류가 다양하며,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많은 관절염 환자가 선호한다. 그러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콕스-2(COX-2) 효소뿐 아니라 위장관 보호작용을 하는 콕스-1(COX-1) 효소까지 동시에 억제해 장기간 복용하면 속쓰림, 소화불량, 궤양, 위출혈을 비롯해 심할 경우 위 천공 등의 부작용을 불러온다.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 중 20% 정도는 위장 장애를 호소한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인한 위장관 출혈환자 100명 중 1~2명은 사망한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자각 증상이 없어 병을 방치할 수 있다. 심각한 위장관계 합병증으로 입원한 환자 10명 중 8명은 자각 증상이 없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위장관 부작용은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할 때 더 심각하다. 진통제의 대명사 격인 아스피린은 원래 통증 치료나 초기 감기 치료에 사용하지만, 요즘에는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 목적으로도 쓴다. 그러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아스피린을 함께 복용할 경우 위장관 부작용 위험이 9배까지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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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이동호</B><BR> 분당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 약물은 위장관 보호작용이 있는 콕스-1 효소는 그대로 놔둔 채 염증 및 통증의 원인이 되는 콕스-2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치료제와 치료효과는 동일하면서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해도 속쓰림, 위출혈 등 부작용을 유발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도 떨어뜨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