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이나 버스 안. 옆사람에게서, 또는 자신에게서 땀 냄새보다 더 역한 냄새를 맡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겨드랑이에서 코를 찌를 듯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액취증’, ‘겨드랑이 암내’라고 한다. 액취증의 원인은 바로 땀. 땀샘에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땀을 분비하는 에크린 땀샘과 사춘기 무렵부터 땀을 분비하기 시작하는 아포크린선 두 종류가 있다. 이중 액취증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포크린선에서 나오는 땀이다. 피부에 존재하는 세균에 의해 땀이 분해되면서 악취가 풍겨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0명당 1~2명꼴로 액취증 환자가 있다. 유전성이 강해 한 집안에서 액취증 환자가 여러 명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액취증 환자들은 냄새 때문에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지장을 받고, 사회생활을 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냄새가 심하지 않을 때는 약용비누 등을 이용해 몸을 자주 씻거나 발한 억제크림, 로션, 파우더, 에어졸, 향료, 항생제연고 등을 사용함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액취증의 원인인 아포크린선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기존에 행해졌던 겨드랑이 피부 전체 제거술은 효과는 확실하지만 수술 후 흉터가 많이 남는 단점이 있었다. 요즘은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부 밑의 아포크린 땀샘만 제거하는 방법들이 응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외과적인 방법뿐 아니라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법도 시도되고 있다. 이 방법은 수술 후 며칠간 안정을 취해야 하는 수술요법과 달리,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시술 후 흉터도 거의 남지 않으며 수술 공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출혈도 없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상태가 심할 경우 두세 차례 더 시술을 받아야 하는 단점도 있다. 여러 차례 받는 게 번거롭다면 ‘파워땀샘흡입술’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수술방법은 다른 것에 비해 간단하다. 겨드랑이를 0.5㎝ 정도 절개한 뒤 땀샘흡입기를 진동시켜 아포크린선과 피하조직을 깨뜨리고, 그것을 흡입기로 깨끗이 빨아들인다. 이 방법은 피부혈관 손상이 적고 치료기간이 비교적 짧으며(일주일 정도) 이틀 뒤 운동이나 샤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 거기에다 부작용과 재발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1회 시술로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겨드랑이 다한증 환자에 대해서는 파워땀샘흡입술을 실시한 뒤 레이저수술을 한다. 표피층에 넓게 퍼져 있어 파워땀샘흡입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에크린 땀샘을 내시경이 달린 레이저관을 이용, 파괴하는 것. 이 두 가지 치료를 동시에 받음으로써 부작용 없이 땀과 냄새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