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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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참모들 시리즈 … NBC 통해 5탄 방송 중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03-19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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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하루 전인 3월11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선관위의 대통령 경고를 보도한 TV 9시뉴스 시간대에 영화채널 캐치온에서 방영된 드라마”라며 언급한 ‘웨스트 윙’(백악관 참모진 사무실)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정치상황과 비교한 장면은 극중 바틀렛 대통령(민주당)이 캘리포니아 선거구에 출마한 백악관 보좌관 샘의 지원유세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는 모습.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소속 정당의 선거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을 문제 삼느냐는 노대통령다운 ‘항변’이었다.

    노대통령이 ‘웨스트 윙’을 녹화해두고 볼 만큼 ‘왕애청자’라는 사실은 지난해 9월 청와대 대변인에 의해 알려진 바 있다.

    미국 워너브라더스사가 제작하는 ‘웨스트 윙’은 방송 1년 만인 2000년 에미상 9개 부문을 휩쓴 이후 4회 연속 수상 기록을 세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대중적 재미까지 갖춘 작품이다. 미국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공적·인간적 면모를 다룬다는 점에서 소재가 특이할 뿐 아니라, 철저한 취재로 만들어진 등장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고 현실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마틴 쉰이 연기하는 바틀렛 대통령은 소탈하면서도 예리한 면이 있는 인물이지만, 대통령직에 대한 열정이 가끔 도를 넘어서고 자유분방한 면모도 갖고 있어서 간혹 노대통령의 스타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한 여론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려는 참모진들의 눈물겨운 노력도 의미심장하다.



    특히 언론담당 보좌관 크렉은 심술궂고 때론 멍청한 기자들의 질문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인물이고, 이번에 대통령이 유세를 지원한 언론담당 보좌관 샘은 정치적으로는 언제나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만 미인에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노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장면은 네 번째 시리즈로, 현재 미국에서는 NBC TV를 통해 다섯 번째 시리즈가 방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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