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7

..

눈길 갇혔던 피해자들 “뭉쳤다!”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4-03-19 13:4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눈길 갇혔던 피해자들  “뭉쳤다!”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이런 소송이 가능했을까. 기록적인 폭설이 중부지방을 강타한 3월5일 고속도로에서 20시간 이상 발이 묶였던 피해자들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에 들어갔다.

    피해자들의 연결고리는 인터넷 카페로, 패기 넘치는 박정일 변호사(34ㆍ왼쪽)가 소송 대리인을 맡았다. 박변호사는 100여명의 피해자들을 결집시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연대해 1인당 100만원의 배상액을 청구할 예정이다.

    “도로공사는 100년 만의 천재지변이라는 불가항력만을 얘기하며 늑장대처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받았던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3·5고속도로대책’(cafe.daum.net/countermove)이란 카페를 처음 만든 사람은 웹 디자이너이자 가정주부인 김현주씨(32ㆍ오른쪽). 김씨는 남편이 폭설로 마비된 경부고속도로에서 연락이 끊기자 불안함에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루 만에 50여명의 피해자가 몰려들었고 어느새 같은 고민을 하는 피해자 1000여명이 카페를 찾았다. 박변호사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던 친구를 걱정하다 우연히 카페 주인인 김씨와 연락이 닿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피해자들을 대리하기로 했다. 약사 자격증을 가진 의료전문 변호사인 박변호사는 “단지 돈을 받아내겠다는 게 목표가 아니다. 국민의 불편을 당연시하는 공무원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1심 판결에서 승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나머지 1만여명의 피해자들 역시 동일한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책임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이 사람

    댓글 0
    닫기